“씨랜드, 세월호…사회적 참사 유족 뭉클한 연대 담아”

이원 기자 2024. 3. 27.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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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란 말을 한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는 걸까? 아니라면 무엇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걸까?" 대학 시절부터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하며 세월호 참사와 사회적 참사에 관심을 가진 장민경 감독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졌고, 대답을 얻고자 카메라를 들었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하며 세월호 유가족을 기록하던 중 2018년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을 기록하게 됐다. 세월호 희생자인 고 유예은 학생의 아버지 유경근 님이 사회를 맡았고, 다른 사회적 참사 유족이 게스트로 나와 사연을 나누는데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참사가 있었는지 알게 됐다"며 '세월'의 시작점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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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세월’ 장민경 감독

- 유가족 제각각 사연 기록하다 시작
- 비슷한 문제 반복되고 해결 안돼
- 개인안전, 사회전체 안전과 연결

“사람들은 ‘세월이 약’이란 말을 한다. 그런데 정말, 시간이 모든 걸 해결해 줄 수 있는 걸까? 아니라면 무엇으로 다시 살아갈 수 있는 걸까?” 대학 시절부터 4·16연대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하며 세월호 참사와 사회적 참사에 관심을 가진 장민경 감독은 스스로 이런 질문을 던졌고, 대답을 얻고자 카메라를 들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다큐멘터리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이하 ‘세월’, 개봉 27일)을 내놓았다.

다큐멘터리 ‘세월: 라이프 고즈 온’을 연출한 장민경 감독. 씨네소파 제공


부산의 배급사 씨네소파가 배급하는 ‘세월’은 사회적 참사로 가족을 떠나보낸 이들이 서로에게 묻고 답하는 다큐멘터리다. 경남 통영 출신으로 대학 시절 대학교 청소노동자, 장애인 등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던 장 감독의 첫 장편 다큐멘터리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인권영화제 등 다수 영화제에 초청받으면 관객에게 잔잔한 울림을 줬다.

최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장 감독은 “미디어위원회 활동을 하며 세월호 유가족을 기록하던 중 2018년 팟캐스트 ‘세상 끝의 사랑’을 기록하게 됐다. 세월호 희생자인 고 유예은 학생의 아버지 유경근 님이 사회를 맡았고, 다른 사회적 참사 유족이 게스트로 나와 사연을 나누는데 우리나라에 그렇게 많은 참사가 있었는지 알게 됐다”며 ‘세월’의 시작점을 떠올렸다.

당시 ‘세상 끝의 사랑’은 삼풍백화점 붕괴 참사, 용산 참사,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 사건 등 14건의 사회적 참사 유족이 출연해 사연을 나눴다. 장 감독은 그 대화를 기록하던 중 참사가 반복되고, 비슷한 문제가 고쳐지지 않고 이어지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유경근 씨와 대구 지하철 참사 유족 황명애 씨, 씨랜드 수련원 참사 유족 고석 씨, 이한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 여사(배 여사는 2022년 세상을 떠났다)를 만나 더 깊은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았다.

장 감독은 “이 세 분은 참사 당시 겪었던 시신 수습이나 추모 관련 활동을 하셨고, 이후 진상 규명이나 재발 방지 활동을 이어오고 계셨다. 참사로 삶에 큰 변화를 맞이하셨고, 나눠야 할 이야기가 더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은 그 과정에서 큰 감명을 받았다. 자신들이 겪은 아픔을 꺼내는 것도 쉽지 않은데, 아픔을 지닌 다른 이들에게 위안을 주려 하고, 그러면서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는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월’은 유족의 아픈 기억으로 시작하지만 초점은 그날 이후 유가족의 삶에 모인다. 이들은 세월호 추모공원 건립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적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안전재단을 운영하는 등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서로에게 힘과 희망을 주고자 연대한다.

장 감독은 각기 다른 참사의 기억을 갖고 있는 이들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며 “유경근 님이 ‘내 아이가 안전하려면 친구가 안전해야 하고, 동네가 안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가족주의 경향이 강해지는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안전하려면 사회 전체가 안전해야 한다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참사는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며 ‘세월’이 참사를 돌아보고,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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