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수 보여준 '전주을' 정운천·강성희 양자 토론 … 이성윤 공격엔 '한 목소리'

박기홍 기자(=전주) 2024. 3. 27.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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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밤 10시 KBS전주총국 '심층토론' 공격에 역습·재역공 '후끈'

말 그대로 '불꽃 튀는 토론'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후보가 빠진 방송토론에서 국민의힘 정운천 후보와 진보당 강성희 후보간 팽팽한 긴장은 동빙한설처럼 차가웠지만 허를 찌르는 공방은 활화산의 마그마처럼 뜨거웠다.

26일 밤 10시에 방송된 KBS 전주방송총국의 생방송 '심층토론-총선격전지 전주을 후보자 토론회'는 당초 이성윤 더불어민주당 후보 등 3인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KBS 제작진의 자막 변경 논의에 반발한 이 후보가 불참을 선언해 양자 대결로 진행됐다.

하지만 새만금 등 현안과 관련한 단 1초의 여유도 허용하지 않는 공격과 역습, 재역공이 양자간 토론의 진수를 보여줬다.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해 정부의 새만금 주요 SOC 예산 삭감과 관련해 "싸움판이 벌어져 예산이 깎였다"고 우회해 말하자 강성희 진보당 후보는 곧바로 "정확히 말하자. 예산이 깎여서 싸움판이 벌어진 것"이라고 치고 나갔다.

▲새만금 등 현안과 관련한 단 1초의 여유도 허용하지 않는 공격과 역습, 재역공이 양자간 토론의 진수를 보여줬다. ⓒKBS 전주방송총국 심층토론 캡처
정운천 후보가 정부와 전북 정치권과의 대립각 속에 예산삭감을 언급한 것에 대해 강성희 후보는 예산이 삭감돼 갈등이 심화한 것이라며 원인 제공자를 정부로 돌려 되받아 친 것이다.

그러자 정운천 후보가 "강 후보는 지난해 재선거에서 당선된 이후 여러 공약을 내놓았는데 '한 발짝'이라도 들어가 보았느냐"고 강하게 공격했고, 강 후보는 곧바로 "여러 발짝 들어갔다"며 공약 관련 입법 등을 언급하는 등 물러서지 않았다.

초선인 강 후보를 '한 발짝'으로 제압하려 했던 정 후보의 공격이나 '여러 발짝'으로 맞대응한 강 후보의 순발력이 절묘했다는 평이다.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과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 등과 관련한 공수(攻守)는 한 편의 예술이었다.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가 강 후보를 향해 "새만금국제공항의 총사업비가 얼마인지 아느냐"고 느닷없이 질문을 던지자 강성희 후보는 "지난해 확정된 예산이 327억원"이라고 노련하게 답변했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싸움이었지만 두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후보의 토론회 불참에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KBS전주방송총국 심층토론 캡처
정운천 후보가 틈을 놓치지 않고 허점을 파고들었다. 정 후보는 "아니, 새만금 국제공항 전체 예산이 얼마 들어가는지 아느냐"고 재차 되묻자 강 후보는 다소 당황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확한 숫자에 약할 수 있는 초선의 한계를 공격하자 가만히 있을 강성희 후보가 아니었다.

강 후보는 곧바로 "전북 제3의 금융중심지 지정은 대통령 공약인데 파기했다"며 "정운천 후보는 쌍발통만 주장하며 도민 입장보다 대통령 편을 드는데,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허를 찌르고 나왔다.

서울과 부산에 이어 전북을 제3의 금융중심지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거세지만 힘 있는 집권여당의 현역인 정 후보가 제대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언을 하지 못한 것이라는 공격이었다.

정운천 후보의 방어 또한 노련하고 절묘했다. 정 후보는 "이번 22대 총선에서 당선이 된다면 3선이 된다. 대통령에게 직언하겠다. 할 수 있는 것부터 해나가겠다"고 되레 3선의 당위성을 강조하며 받아쳤다.

그러자 강성희 후보는 "제 말이 그 말"이라며 "대통령에게 공약을 지키라고 하는 것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 곧바로 되돌려줬다.

전북 정치력 약화와 관련한 공통 질문에 대해서도 두 자루의 검이 맞부딪치는 살기를 풍겼다.

강성희 진보당 후보는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끝내는 것이 전북홀대를 끝내는 확실한 방법"이라며 "윤석열 정부 들어 쌍발통은 없었다. 국민의힘의 '협치 사기극', '쌍발통 사기극'은 끝났다"고 살수의 검을 겨냥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는 새만금 예산 3000억원 복원,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2개의 국가산단 유치 등 지난해 전북의 성과를 나열한 후 "협치를 통해 많은 성과를 거뒀는데 왜 '사기극'으로 몰아가느냐"며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고 되레 일침을 놓았다.

정운천 후보는 "쌍발통시대에 위기가 찾아오고 있다. 국회의원 10명 중 9명은 정권심판하라고 하되 1명은 여당의원을 만들어 협치해야 한다"며 "10년 동안 계속해온 협치를 계속해야 낙후 전북을 살릴 수 있다”고 협치로 맞짱을 떴다.

▲26일 밤 10시에 방송된 KBS 전주방송총국의 생방송 '심층토론-총선격전지 전주을 후보자 토론회' 모습 ⓒKBS전주방송총국 심층토론 캡처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싸움이었지만 두 사람은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후보의 토론회 불참에 대해서는 같은 목소리를 냈다.

강성희 진보당 후보는 "전주을이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지만 민주당 이성윤 후보는 토론회에 불참해 '셀프 입틀막'을 했다. 전주시민을 모욕한 것"이라며 "토론에도 못 나올 수준이라면 윤석열 (대통령) 앞에서는 고양이 앞에 쥐 신세가 될 것"이라고 거세게 공격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후보도 "이성윤 민주당 후보의 불참이 안타깝고 답답하다"며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이성윤 후보가 검찰독제주의자에 못지않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이성윤 후보는 이날 "KBS 방송토론회를 앞두고 제작진으로부터 저의 첫 번째 공약인 '김건희 종합특검'이 아닌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으로 자막을 변경해 방송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진상조사와 대국민 사과가 선행되기 전까지 KBS 방송토론회를 전면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KBS 전주총국 심층토론 제작진 일동은 '전주을 이성윤 후보의 입틀막 주장에 대해'라는 입장을 내고 "제작진은 '여사'가 들어간 자막을 내겠다는 통보를 하지 않았다"며 "이성윤 후보의 기자회견과 관련해 KBS는 선거 방해 행위를 하지 않았고 더욱이 선거개입이 의심될만한 그 어느 행위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박기홍 기자(=전주)(arty135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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