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던언니 2’ 이영현의 예능 적응기 “‘기싸움하고 올게!’하고 출발했지만…”[스경X현장]

하경헌 기자 2024. 3. 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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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영현이 26일 서울 중구 흥국생명 빌딩에서 진행된 E채널·채널S 예능 ‘놀던언니2’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채널·채널S



2020년 E채널에서 방송한 예능 ‘노는언니’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어려움을 딛고 인기를 얻었던 것은 ‘논다’는 명제에 대한 출연자들의 진심 때문이었다. 비록 이후에 궂은일이 있었지만, 남현희가 있던 시즌 1은 박세리, 한유미, 곽민정, 정유인이 활약했고, 2021년 두 번째 시즌은 이상화가 합류했다.

그 프로그램을 연출했던 방현영PD가 ‘놀던언니’ 시리즈로 세계관을 확장했다. 역시 ‘논다’는 일에 진심인 사람들을 골랐다. 대상은 스포츠스타가 아닌 ‘디바’ 바로 여자가수들이었다. 지난해 첫 시즌에는 채리나, 이지혜, 나르샤, 아이비, 초아가 모였고, 두 번째 시즌 이영현이 합류했다.

방PD가 스포츠선수든, 가수든 모든 이들에게서 본 지점은 바로 그것이었다. ‘정말 편하게 놀아본 적이 있는가’ ‘노는 시대와 정서를 서로 교감하고 있는가’. 아마 ‘놀던언니’ 시리즈의 첫 시즌이 끝나고 각종 커뮤니티와 게시판을 통해 아쉬움을 토로하는 댓글을 많았던 것은 그 정서의 종료를 아쉬워하는 분위기였을 것이다.

방현영PD가 26일 서울 중구 흥국생명 빌딩에서 진행된 E채널·채널S 예능 ‘놀던언니2’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채널·채널S



‘놀던언니’는 지난 12일 두 번째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잘 노는’ 언니들의 예전 가요계 이야기로 시작했던 프로그램은 시즌 2가 되자 조금 더 구체적인 상황을 주입해 조금 더 끈끈한 조직력을 자아내고 있다. 기존 멤버에 빅마마의 메인 보컬로 활약했던 이영현이 가세해 좀 더 다채로운 색깔을 냈다.

첫 시즌이 호평을 받자 방현영PD와 박지은PD는 새 멤버를 생각했다. 여기서 이영현의 존재는 굉장히 이례적이었다. 이영현 본인조차도 의아할 정도였다. 일단 기존 ‘언니들’과 이영현은 장르가 달랐고, 이영현이 가요계를 오래 떠나있었다. 나르샤, 아이비 정도가 동시대였고 채리나, 이지혜와는 프로그램으로 연을 맺었다.

이영현은 처음 섭외 당시에 대해 “보통 OST를 부르시는 분들만 OST를 부르기 때문에 왜 나일까 궁금했던 적이 있었다”며 “감독님들께서 ‘이쪽에서 보이지 않았던 날 것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고 말해주셨다. 놀던 언니와 다르게 노래만 하는 언니로 반전을 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은PD가 26일 서울 중구 흥국생명 빌딩에서 진행된 E채널·채널S 예능 ‘놀던언니2’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채널·채널S



‘놀던언니’였던 다른 언니들이 놀고 놀아도 양이 차지 않는 타입이라면, 이영현은 놀아보지 못한 언니에 가까웠다. 20대 초반 빅마마로 데뷔해 노래만 불렀다. 그 흔한 나이트클럽 등에서의 회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2013년 결혼을 한 이후에는 두 자녀를 낳고 육아를 하는데에만 정성을 쏟았다.

방현영PD는 “분명 반짝 화제성을 끌 수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많이 나오지 않으시는 것이 약점일 수 있지만, 강점이기도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영현씨에 대한 호감도도 높기에 오래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하는 분이었다. 평생 노래만 하는 분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놀지 궁금한 마음이 섭외로 이어졌다고 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영현 역시 ‘2막’에 대한 강렬한 열망이 있었다. 그는 “첫째를 낳고 다이어트를 하고 활동하는데, 홍보와 마케팅 수단이 다양화됐다. 꼭 노래만 아니라 토크가 곁들여지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면서 재미를 알아갔다”면서 “대중이 나의 이야기를 궁금해한다는 생각에 기대하던 찰나 섭외가 왔다. 사실 처음에는 고사했지만 공연일정 등을 다 기다려주셨다. 지나면 이게 기회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지은PD(왼쪽부터), 가수 이영현, 방현영PD가 26일 서울 중구 흥국생명 빌딩에서 진행된 E채널·채널S 예능 ‘놀던언니2’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E채널·채널S



당연히 아티스트이므로 아티스트들의 모임, 특히 기가 세다는 사람들의 모임에 섞이기는 예상부터가 쉽지 않았을 터다. 이영현은 “모두가 다 내려놓고 나를 맞아줬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영현은 “회사에도 ‘기 싸움 잘하고 올게!’하고 말하고 왔다. 나름 각오를 했는데 친구인 나르샤나 아이비, 동생인 초아 뿐 아니라 언니들도 내려놔 주셨다”며 “오히려 긴장하고 다른 사람을 탓했던 것은 내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채리나는 정말 털털한 언니였으며, 이지혜와는 육아의 공통분모가 있었다. 진지하게만 하면 되는지 갈피를 못 잡던 그에게 친구와 동생 초아의 도움은 컸다.

이영현은 “여러분의 삶과 우리의 삶이 다를 것이 없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다. 하나에 목메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어떠한지, 무대를 매개로 할 뿐이지 열심히 살았다는 부분은 같다는 걸 봐주시면 좋겠다”고 바람을 남겼다.

E채널·채널S 예능 ‘놀던언니 2’ 포스터. 사진 E채널·채널S



아무도 생각 못 했을 것 같은 ‘빅마마’ 이영현의 예능 도전기. 특히 ‘놀던언니’들 사이에서의 예능 도전기는 어느새 프로그램 ‘비장의 무기’로 거듭나고 있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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