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영어유치원비 ‘월 148만 원’…세종시가 ‘전국 최고’

박연선 2024. 3.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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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박연선입니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흔히 '영유'라고 불리는 '영어유치원'.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날이 갈수록 줄어드는데, 이 '영어유치원'만큼은 그야말로 문전성시입니다.

사실 '영어 유치원'이 맞는 표현은 아니죠.

유치원이라는 명칭은 유아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기관만 붙일 수 있기 때문에, 영어 유치원은 학원으로 분류되고, 정확히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으로 표현하는 것이 맞습니다.

흔히 보이는 ~아카데미(Academy), ~(스쿨)School, ~잉글리쉬 파크 (English park) 이런 이름들이 모두 유아 대상 영어학원입니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원어민 강사와 함께 아침부터 오후까지 오직 영어로만 말하는 이 학원들, 인기는 통계로도 드러나는데요,

전국 유아 영어학원 수는 학령인구 감소에도 꾸준히 늘어 2019년 615곳에서 지난해 842곳으로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비용은 어떨까.

유아 영어학원의 월평균 교습비, 기타경비는 지난해 12월 기준 121만 원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는데요,

여기서 기타 경비는 급식비, 피복비, 차량비, 모의고사비 등 추가로 부담해야 하는 경비를 의미합니다.

지역별로 살펴봤더니, 세종이 148만 6천 원으로 가장 높았고, 충남 역시 137만 4천 원으로 서울의 뒤를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비쌌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연간 679만 5,200원.

유아 영어학원의 연간 학부모 부담 비용을 계산하면 1,452만 원으로, 대학 등록금의 2배가 넘습니다.

[양신영/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책임연구원 : "조기 영어 교육의 열풍을 대표하는 것이 영어 유치원이라고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이라고 볼 수 있고, 보통 유아 대상 영어학원을 짧게는 2년, 길게는 3년을 다닌 다음에 사립 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상당히 많거든요. 경제력을 갖춘 고소득 계층의 접근성이 높기 때문에 교육 불평등 그리고 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단합해서 살기 힘든 나라를 만들어가는 것 같다", "한국인이 무언가를 하는 이유는 누가 하라고 해서, 또 남들이 하니까" 유아 영어학원 성행에 이런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가 하면, "아이 둘 보내고 있는데, 돈이 아깝지 않다", "주변에 안 보내는 사람이 없다"며 긍정적으로 또는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존재하는데요,

전문가들은 정부가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사교육 의존 원인을 진단하고, 근본적으로 입시제도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이병민/서울대 영어교육과 교수 : "어떤 과정보다는 결과 중심으로 학생을 평가하고 줄 세우고 이런 경쟁 구조이다 보니까 또래 집단에 비해서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학부모님들이 유아 단계에서부터 선택을 하는 게 아닌가…. 궁극적으로 우리 교육이 바꿔나가야 할 것이고…."]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는 여전히 회원국 중 최하위로, '학부모의 학업 압박'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상황.

'4세 고시', '7세 고시'라고 불리는 유명 영어학원 사전 레벨 테스트를 위해 개인과외, 족보까지 있는 현실에서 과연 아이들은 언제쯤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행복을 느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뉴스더하기' 였습니다.

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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