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휴일·휴업일, 다른 말이라고?”…공무원 시험문제 놓고 와글와글

9급 교정직 17번 이의제기 빗발

2024년 국가직 9급 공개경쟁채용 교정직 시험 응시자 다수가 이의제기 신청한 교정학개론 시험 17번 문제. [사진=독자제공]

지난주 치러진 9급 공무원 교정직 시험 문제 일부에 대해 출제 오류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응시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매일경제 취재에 따르면 지난 23일 실시된 2024년 국가직 9급 공개경쟁채용 교정직 시험 과목 중 교정학개론 17번 문제에 대해 다수의 응시자가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날 정오 기준 인사혁신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로 접수된 모든 과목에 대한 공식 이의제기 신청 75건 가운데 31건이 교정학개론 17번 문항에 대한 이의제기다. 교정학개론 7번 문항에 대한 신청건수도 9건으로 한 과목에서만 총 40건이 접수됐다.

해당 17번 문항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시행령상 수용자의 독거수용에 대한 설명으로 옳지 않은 선지를 고르는 문제다. 문제의 답은 1번 선지 ‘처우상 독거수용이란 (중략) 휴일과 야간에만 독거수용하는 것을 말한다’이다. 해당법 시행령 제5조(독거수용의 구분)에 ‘휴일’이 아닌 ‘휴업일’로 규정돼 있기 때문에 옳지 않아 1번 선지가 답이다.

그러나 같은 법 시행령 제96조(휴업일)에는 휴업일에 대해 ‘법 제71조에서 “그 밖의 휴일”이란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른 교정의 날 및 소장이 특히 지정하는 날을 말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시행령에서 조차 휴업일과 휴일을 혼용해서 사용하고 있어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응시자는 “같은 시행령 안에 (휴업일은) 그밖의 ‘휴일’이라고 명시돼있는데 휴업일을 휴일이 아니라고 하는 건 출제자의 자의적인 해석오류가 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교정학개론 강사로 추정되는 글 작성자는 “25년 동안 강의를 했지만 시험 수준이 가장 형편 없었다”며 “이런식으로 문제가 나오면 열심히 공부한 학생과 찍은 학생과 차이가 없다”고 주장했다. 모 학원에서 해당 과목을 응시한 학생들의 가채점 데이터를 활용한 오답률 추정에 따르면 17번 문항의 오답률은 87.5%에 달한다.

같은 과목 7번 문항도 일부 응시자들이 문제를 제기했다. 선지 중 옳은 것을 골라야 하는 문항인데 “2024년 1월 31일 현재 유효한 법령을 기준으로 정답을 구해야한다”는 공지로 인해 지난 2월 8일에 법령이 새로 개정돼 시행됐음에도 개정 전 내용이 정답인 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이 문제의 오답률은 93.1%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이의 제기가 접수된 모든 문항에 대해서 정답 확정 회의를 한다”며 “해당 문항의 오류 여부는 회의에서 결정된 이후 최종 정답이 발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