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흰색 판때기를 5억에 샀다고?”…절친 갈라놓은 ‘이것’ 도대체 뭐길래
그림 둘러싼 친구들 갈등 통해
우정과 질투, 경쟁의식 드러내
엄기준·이필모·박호산 캐스팅
예술을 소재로 한 연극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다.
지난 2월 공연을 시작한 연극 ‘아트’는 오랜 기간 우정을 쌓아온 세 남자가 현대미술에 대한 담론을 나누며 일어나는 갈등을 그리는 블랙코미디다.
미술 애호가인 피부과 의사 세르주는 가로 150cm, 세로 120cm의 하얀 캔버스에 대각선으로 흰색 줄이 하나 그어진 현대미술 작품을 5억원을 주고 산다. 유명 작가 앙뜨로와의 그림이고, 예술성이 뛰어난 가치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해서다.
“퐁피두(파리 3대 미술관)에 앙뜨로와 작품이 몇 점 있는 줄 알아? 세 점이야! 앙뜨로와가 무려 세 점! 퐁피두에!”
“설마 이딴 판때기를 5억이나 주고 산 거 아니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딴 판때기라고 하는지 알고 싶네.”
배려심 깊은 또 다른 친구 이반이 두 사람을 중재하려 하지만 갈등은 점점 고조된다. 말리던 이반까지 다툼에 휩싸이고, 과거의 이야기까지 끄집어내지고, 오랜 기간 세 사람 사이에 쌓여있던 감정들이 터지며 상황이 극단적으로 전개된다.
“도대체 왜 그래? 둘 다 하는 짓이 이상해!”
그림을 두고 언쟁을 하는 와중에도 세르주가 자신의 교양을 뽐내듯 친구들에게 스토아 철학자 세네카의 책 ‘행복한 삶에 관하여’를 읽으라고 반복해 권하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내면서도 의미심장하다. 관객은 하고많은 책 중 왜 세네카의 책이 등장하는지, 그것이 인물들이 처한 상황에서 어떤 의미를 드러내는지 곱씹을 수 있다.
세 남자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 남자들의 우정은 손쉽게 무너질 수 있지만 질투와 깔봄, 경쟁의식이 반드시 우정을 저해하는 것은 아니다. 만지기 전에 늘 흰 장갑을 꺼내 끼며 그림을 애지중지하던 세르주가 연극의 말미에 그림에 다가가 취하는 행동은 우정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 거리를 던진다.
‘하늘을 걷는 선인장’는 배우가 관객에게 말을 거는 소통형 연극이다. 허복례 역을 맡은 김현희 배우(씨아뜨컴퍼니 대표)가 딸과 손녀, 연기 강사 등 다수의 인물을 모두 연기하며 작품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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