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부터 페라리까지...한국 기업·도시에 전방위 러브콜 보낸 이탈리아 도시는?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3. 2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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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서 10번째로 부유한 이탈리아 핵심 산업지역
에밀리아로마냐주의 스테파노 보나치니 주지사
50명 사절단과 29일까지 삼성전자·현대차 등 방문
“첨단 산업 양국 협력 희망...韓기업 유치도 원해”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의 주도인 볼로냐시 전경. [사진=픽사베이]
“삼성전자, 네이버 등 한국 기업들이 우리 주(州)에 진출하기를 기대합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슈퍼컴퓨터가 있고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맛있는 와인과 치즈도 있으니까요.”

스테파노 보나치니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주지사는 26일(현지시간) 우리 기업들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이같이 말했다.

스테파노 보나치니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나주 주지사 2024.03.26[이충우기자]
서울 용산구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본지와 만난 그는 이날 수원에 있는 삼성전자 본사에 방문해 AI(인공지능), 반도체 부문 협업 방안을 논의했고 곧 네이버와도 만나 정보통신(IT), AI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유럽에서 10번째로 부유한 주이자 이탈리아의 핵심 산업지역인 에밀리아로마냐주의 50명 사절단과 25일 한국을 찾았다. 오는 29일까지 서울과 대전 등에서 기업과 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을 두루 만난다.

그는 “첨단 산업분야에서 양국 기업 사이 협업이 가속화되길 바란다”며 “이번 방문을 계기로 몇 개월 안에 협업이 구체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AI 협력을 강조했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우리 주에는 세계 4대 슈퍼컴퓨터인 ‘레오나르도’가 있다. 이미 다양한 글로벌 AI 프로젝트에 활용되고 있고 한국 기업들과도 협업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슈퍼컴퓨터의 존재만으로도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AI 기관들이 몰려든다. 유럽기상예보센터가 인근에 들어섰고, 조만간 AI를 연구하는 유엔대학의 분교도 설립된다.

에밀리아로마냐주는 파격 인센티브로 전 세계 기업 유치에 나섰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주에 처음으로 진출하는 기업에게는 투자 규모에 비례해 주정부가 현금을 지원한다”며 “국가 차원에서 제공하는 세제 혜택에 더해 별도로 받는 지원”이라고 했다.

그는 “하이테크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가장 경쟁력이 있는 한국의 기업들도 우리 주에 진출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고급 스포츠카 제조사 페라리의 ‘라 페라리’. [사진=페라리 TV광고 갈무리]
특히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전 세계 럭셔리카의 성지’다. 이번 방문에서 현대차와 만나는 사절단이 양국간 연구개발(R&D) 협력을 기대하는 이유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우리 주에는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의 본사가 있다. 이탈리아 슈퍼카 제조기업들은 시대적 과제인 전기차 전환을 두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지키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현대차는 우리 브랜드들과 경쟁 관계에 있지만 전기차 기술 관련 R&D 협업에서는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산학 협력을 넘어 도시 협력까지 이끌어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이를 발판으로 한국과 이탈리아가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한다는 것이 그의 바람이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오는 7월 에밀리아로마냐주에서 G7(전 세계 주요 7개국) 과학기술 장관 회의가 열리는데, 한국도 초대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며 “이탈리아 과학기술부 장관에게 건의하는 등 우리 주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이탈리아 제1야당인 민주당(PD) 사무총장으로, 이탈리아에서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 모데나에 있는 모데나 대성당의 모습. [사진=유네스코 세계유산]
“볼거리, 먹을거리 넘치는 에밀리아로마냐주로 오세요”
보나치니 주지사는 본지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에밀리아로마냐주로 한국 국민을 초대했다.

그는 “지난해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720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며 “우리 주는 로마나 피렌체, 나폴리를 갖고 있지는 않지만 다른 이탈리아의 도시들과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는 문화유산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에밀리아로마냐주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대학인 볼로냐 대학이 있고, 5세기~6세기 비잔틴 양식으로 지어진 여러 교회들, 중세에 세워진 모데나 대성당, 르네상스 시기에 건축된 페라라 성곽 도시 등이 있다.

음식도 유명하다. 에밀리아로마냐주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치즈, 람브루스코 와인, 모데나 전통 발사믹 식초, 파르마 햄을 이탈리아에서 가장 많이 수출하고 있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에밀리아로마냐주의 관광은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돼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우리 주에 오면 식품 생산 공장, 와이너리를 둘러보고 먹어볼 수 있다”며 “세계 유수의 자동차기업들에도 방문해 제조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보나치니 주지사는 “자동차기업 방문, 자동차 박물관 탐방 등 관광상품에 매년 수백만명의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운데)와 빈첸초 콜라 이탈리아 에밀리아로마냐주정부 경제개발부 장관(왼쪽), 보나치니 에밀리아로마냐주 주지사가 26일 서울 용산구 이탈리아 대사관저에서 열린 에밀리아로마냐주 소개 기자간담회 직후 한국과 이탈리아 양국 사이 협력이 다방면에서 확대되길 바라는 의미를 담아 축배를 올리고 있다. [사진=김상준 기자]
“한국과 이탈리아, 도시·지역 차원에서 서로 연결”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빈첸초 콜라 주정부 경제개발부 장관과 에밀리아 가토 주한 이탈리아 대사가 참석했다.

가토 대사는 “올해는 한국과 이탈리아가 수교한 지 140주년이 되는 해로 아주 특별하다“며 ”이번 에밀리아로마냐주 주지사와 사절단의 방문은 양국이 도시와 지역 차원에서 서로 연결된다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밀리아로마냐주는 지난해 수출액이 850억유로(약 123조6000억원)에 달하는 주”라며 “패션, 식품, 자동차 부문, 그리고 AI, 우주항공 분야 등 사실상 모든 산업 분야에서 역량이 있는 이탈리아의 핵심 산업지역”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세르지오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의 국빈 방한을 언급하고 “양국은 우주항공 분야, 반도체 분야 등에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양한 부문에서 협업이 더욱 늘어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콜라 장관은 “한국은 그 자체로도 이탈리아에 중요하지만, 아시아와 연결되는 플랫폼으로서도 매우 중요하다”며 “데이터 혁신, 환경과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술, 데이터 분석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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