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 그림동화 읽어주다 어른도 빠져요"

김유태 기자(ink@mk.co.kr) 2024. 3. 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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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흔히 안데르센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세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유럽, 영미권이 독식 중인 세계 아동문학 시장에서 2년 전 한국인 이수지 작가가 안데르센상 수상자로 호명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 작가는 "어느 포털에서 저를 '만화작가'로 설명하기에 '그림책 작가'로 수정을 요청했는데 '그림책 작가는 직업란에 등재돼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안데르센상을 받고 그림책 작가로 수정됐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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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계 노벨상' 안데르센상
이수지 작가 에세이 출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 흔히 안데르센상으로 불리는 이 상은 '세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린다. 유럽, 영미권이 독식 중인 세계 아동문학 시장에서 2년 전 한국인 이수지 작가가 안데르센상 수상자로 호명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계 아동문학계의 '스타'인 이 작가가 신간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을 출간했다. 2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이 작가를 만났다.

"이탈리아에 가면 제 책에 나오는 아이가 이탈리아 아이라고 하고, 일본에 가면 일본 아이라고 생각하세요. '어쩜 그렇게 내 아이와 똑같이 그리셨냐'고 하시거든요(웃음). 그림책은 사람의 공통적인 부분을 건드리지 못하면 사랑받을 수 없는 책이에요. 이것이 세계 보편성이란 생각이 들어요."

그림책은 문자 텍스트가 아닌, 그림으로 아이의 마음에 가닿아야 하는 장르다. "직관적이고 명징한 언어로 표현해야 한다"고 이 작가는 말한다.

"그림책이 기본적으로 어린이 책이라고만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아이들 그림책을 읽어주다가 그림책 세계에 빠져드는 분들이 많아요. 그림책 읽기란 표지를 열기 전, 책을 만지는 순간부터 시작되는 일이에요. 표지를 보고 만지다 페이지를 넘기며 시작되는 책읽기는 하나의 여행 같아요."

'파도야 놀자' 등이 이 작가의 대표작이다. 사실 그의 그림책은 반어적 의미에서 '불친절'하다. 책에 글이 거의 없이 그림뿐인 경우가 다수여서다. 펼쳐보면 아이도 어른도 '아!'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단 한 줄의 글도 없는 그림책은 다음 장면을 상상하게 해주죠. 페이지를 넘기며 작가가 심어둔 규칙을 이해하게 되고 눈을 움직이면서 그림의 의미를 파악하게 됩니다."

에세이 '만질 수 있는 생각'은 구성부터 아름답다. 실로 꿰맨 책등을 그대로 노출시킨 '누드 제본'이고, 열어보면 책 안에 그림책이 입체적으로 숨겨져 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 경계에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만 전자책의 아쉬움은 책이 줄어드는 속도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이에요. 종이책은 '끝'을 감각하게 됩니다. 결말의 서스펜스랄까요."

안데르센상 수상 후 삶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 작가는 "어느 포털에서 저를 '만화작가'로 설명하기에 '그림책 작가'로 수정을 요청했는데 '그림책 작가는 직업란에 등재돼 있지 않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하지만 안데르센상을 받고 그림책 작가로 수정됐다"며 활짝 웃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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