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을 마주하는 예술가...연극 ‘사회적 청소년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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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닮은 인형은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오브제로 기능해왔다.
인형 작업자 이지형이 연출한 연극 '사회적 청소년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과정이 인형작업자의 창작과정에 미치는 영향: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타자'를 중심으로'는 인형을 활용한 3막극으로 불안정한 현실을 사는 예술인의 고뇌를 그린다.
인간 중심의 공연을 지양하는 이지형의 연극에서 인형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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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활용한 3막극으로
예술가의 불안정한 자아 그려
인형 작업자 이지형이 연출한 연극 ‘사회적 청소년기를 바탕으로 한 창작과정이 인형작업자의 창작과정에 미치는 영향: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의 ‘타자’를 중심으로’는 인형을 활용한 3막극으로 불안정한 현실을 사는 예술인의 고뇌를 그린다.
인간 중심의 공연을 지양하는 이지형의 연극에서 인형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닌 배우다. 인형이 연기하는 노인 보르헤스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하지만 그를 비추는 카메라의 움직임과 줌 인, 줌 아웃으로 무대 뒤 스크린에서 생동한다. 젊은 보르헤스에게 건네는 말 역시 음성이 아닌 스크린의 자막이다.
이지형은 공연이 끝난 뒤 진행된 관객과의 대화에서 “인형은 움직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배우나 퍼포먼스의 도움이 없으면 움직일 수 없다”며 “예술가로서 뒤쳐지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이 막막한 나 자신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생각해 공연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글로스터를 연기하는 것은 배우 홍승균이지만 그는 사람 크기의 인형처럼 전신에 관절 장치를 부착했다. 움직임 또한 외부의 지배를 받아 떨꺽거리는 인형의 모습이다. 홍승균은 “어린 시절 봤던 영화들에서서 인형과 로봇 등 인간을 닮은 존재들은 늘 비극적 결말을 맞았다”며 “인형을 사람처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내가 인형처럼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밝혔다.
에필로그에서 이지형이 팝콘 기계로 천천히 작은 인형을 빚어내는 장면은 관객에게 무대 뒤 스크린으로 그 과정을 확대해 보여주며 집중을 유도한다. 마침내 완성된 ‘팝콘맨’은 1~3막 내내 음울했던 연극에 희망적 분위기를 선사한다.
이지형이 연극의 제목에서 언급한 ‘사회적 청소년기’는 나이가 들었어도 여전히 불완전한 상태에서 흔들리는 시간을 의미한다. 이런 시기를 겪는 사람은 예술가들만은 아닐 것이다. 불안한 현실과 막막한 미래에 사로잡힌 관객에게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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