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차도 달린 ‘타돌이’ 한 달 전 짝꿍 떠나보냈네

고경주 기자 2024. 3. 26. 15:3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의 한 생태체험장을 탈출해 도심 도로를 1시간가량 뛰어다닌 타조의 이름은 '타돌이'였다.

수컷인 타돌이는 체험장에서 함께 지내던 암컷 타조 '타순이'를 한 달 전 하늘로 떠나보내고 홀로 생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체험장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오늘 비가 와서 출근이 평소보다 조금 늦었는데, 출근 전 소방서에서 전화가 와 타돌이가 탈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 중원구 대원터널 사거리 인근 도로를 생태체험장에서 탈출한 타조 타돌이가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겨레 뉴스레터 H:730 구독하기. 검색창에 ‘h:730’을 쳐보세요.

26일 오전 경기 성남시의 한 생태체험장을 탈출해 도심 도로를 1시간가량 뛰어다닌 타조의 이름은 ‘타돌이’였다. 수컷인 타돌이는 체험장에서 함께 지내던 암컷 타조 ‘타순이’를 한 달 전 하늘로 떠나보내고 홀로 생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경기 성남시 한 생태체험장에서 탈출한 타조 타돌이가 성남시 중원구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엑스 갈무리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이날 오전 9시28분부터 경찰과 소방당국에 ‘성남시 중원구 도로 위에 타조가 뛰어다니고 있다’는 신고가 여럿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소방당국이 주변을 수색해 오전 10시24분께 상대원동의 한 공장 건물 앞터에서 타돌이를 발견해 포획했다. 타돌이는 포획 즉시 체험장 관계자에게 인계돼 체험장으로 돌아갔다. 타돌이의 탈출 소동으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26일 경기 성남시 한 생태체험장에서 탈출한 타조 타돌이가 성남시 중원구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엑스 갈무리

체험장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오늘 비가 와서 출근이 평소보다 조금 늦었는데, 출근 전 소방서에서 전화가 와 타돌이가 탈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타돌이가 우리의 철제 울타리 틈새를 밀고 나와 탈출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탈출 시간은 아직 확인하진 못했지만 밤에는 잘 활동하지 않는 타조의 특성상 아마도 아침에 탈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관계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타돌이는 태어난 지 1년이 채 되지 않은 2020년 7월께 또래 암컷인 타순이와 함께 해당 체험관에 분양됐다. 그동안 타돌이와 타순이는 같은 우리 안에서 생활해왔는데 한 달 전 타순이가 갑작스레 숨지면서 홀로 우리를 지켜야 했다.

앞서 지난해 3월23일 서울 어린이대공원을 탈출했던 수컷 얼룩말 세로의 경우에는 2021년에는 엄마를, 2022년에는 아빠를 연이어 잃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어린이대공원은 세로에게 여자친구 '코코'를 소개해 줬으나, 코코 역시 같은 해 10월 돌연 숨졌다.

26일 경기 성남시 한 생태체험장에서 탈출한 타조 타돌이가 성남시 중원구의 도로를 달리고 있다. 엑스 갈무리

이날 도로 위에서 타돌이를 발견한 시민들은 신기한 듯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사진과 동영상 등을 올리며 목격 후기를 공유했다. 에스엔에스에 올라온 사진과 영상을 보면 타돌이는 비를 맞으며 자동차 사이를 뚫고 도로 위를 뛰어다녔고, 터널을 지나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타조가 원래 이렇게 빠른가? 차보다 차선을 더 잘 지킨다”는 감상을 남기기도 했다.

이에 대해 최재천 이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는 이날 한겨레에 “타조가 걷거나 뛰는 모습이 ‘겅중겅중’ 하니 언뜻 즐기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탈출 뒤 낯선 환경에 처한 만큼 신났다기보다는 당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고경주 기자 go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