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쉘튼마저 OUT" 남자단식 미국 선수 전멸 [마이애미마스터스]

벤 쉘튼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최후의 보루라 여겨졌던 벤 쉘튼(미국, 17위)마저 2024 마이애미마스터스(ATP 마스터스 1000) 남자단식 3회전에서 탈락했다. 남자단식 16강이 결정된 가운데 미국 국적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마이애미마스터스 남자단식에서 미국 선수가 16강에 오르지 못한 적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25일(현지시간) 열린 마이애미마스터스 남자단식에는 3명의 미국 선수들이 출전했다. 그리고 크리스토퍼 유뱅크스(32위)와 세바스티안 코르다(29위)는 각각 상위 시드자들인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5위),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 9위)에 막혀 탈락했다. 세계 톱 10에 진입해 있는 선수들을 하위 시드자들인 유뱅크스와 코르다가 넘어서기에는 약간의 힘이 부쳤다.

그런데 최후의 보루로 여겨졌던 벤 쉘튼마저 탈락했다. 16번으로 비교적 상위 시드를 받았던 쉘튼은 23번 시드자인 로렌조 무세티(이탈리아, 24위)에 4-6 6-7(5)로 패했다. 폭발적인 서브가 강점인 쉘튼이지만 첫 서브 득점율이 67%에 그쳤다. 무엇보다도 실수가 많았다. 안정적이었던 무세티에 비해 쉘튼의 스트로크는 네트를 넘기지 못하는 경우가 잦았다.

2세트 4-1까지 앞서 나갔던 쉘튼은 리드를 지키지 못하며 동점을 허용했다. 타이브레이크까지 이어진 2세트에서 쉘튼의 마지막 스트로크 또한 네트로 향했다. 쉘튼의 언포스드에러는 13개였는데, 네트 포인트 정확도가 51%(21/41)에 그칠 정도로 전위 플레이에서 결정짓지 못한 것이 패인이었다. 무세티의 언포스드에러는 단 1개로, 경기 내내 엄청난 집중력을 자랑했다.

세계 최정상권까지는 아닐지라도 미국 선수들은 항상 세계 30위 안에 다수 포진하고 있었다. 미국 선수들의 올해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미국 선수들이 모두 하나같이 힘을 쓰지 못했다. 시즌 내내 꾸준했던 테일러 프리츠(13위)는 첫 경기에서 탈락했고, 최근 미국 선수 중 컨디션이 가장 좋았던 토미 폴은 지난 인디언웰스에서 당한 발목 부상을 이겨내지 못하며 기권했다.

이번 시즌 ATP 전체 선수를 통틀어서도 가장 부진한 축인 프란시스 티아포는 이번 대회에서는 본인의 첫 경기 만에 탈락했다. 티아포의 시즌 승률은 정확히 50%(7승 7패) 밖에 되지 않는다.

그리고 3회전 마지막날, 유뱅크스, 코르다, 쉘튼이 줄줄이 탈락했다. 미국 선수들이 마이애미오픈 남자단식 16강에 아무도 오르지 못한 것은 2016년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는 존 이스너, 잭 속, 샘 퀘리, 스티브 존슨 등 4명이 시드를 받았으나 2~3회전에서 모두 탈락했었다.

2016년 마이애미마스터스 미국 선수들 [시드]
[13] 존 이스너 / 64강
[22] 잭 속 / 32강
[29] 샘 퀘리 / 64강
[31] 스티브 존슨 / 32강

2024년 마이애미마스터스 미국 선수들 [시드]
[12] 테일러 프리츠 / 64강
[13] 토미 폴 / 64강 (경기 중 부상 기권)
[16] 벤 쉘튼 / 32강
[21] 프란시스 티아포 / 64강
[28] 세바스티안 코르다 / 32강
[31] 크리스토퍼 유뱅크스 / 32강

2024 마이애미마스터스 남자단식 16강의 대진표도 정해졌다. 쉘튼을 꺾은 무세티는 1번 시드,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2위)와 경기한다. 디펜딩챔피언인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4위)는 도미니크 쾨퍼(독일, 50위)를 상대한다. 16강 진출 선수 중 랭킹이 가장 낮은 선수는 크리스토퍼 오코넬(호주, 66위)이다. 남자단식 16강은 27일(한국시간) 모든 경기가 열린다.

2024 마이애미마스터스 남자단식 16강 [시드]
[1] 카를로스 알카라스 vs [23] 로렌조 무세티
[11] 그리고르 디미트로프 vs [8] 후베르트 후르카츠
[4] 알렉산더 즈베레프 vs [15] 카렌 하차노프
[9] 알렉스 드 미노 vs 파비안 마로산
[7] 캐스퍼 루드 vs [22] 니콜라스 제리
도미니크 쾨퍼 vs [3] 다닐 메드베데프
토마스 마하치 vs 마테오 아르날디
크리스토퍼 오코넬 vs [2] 야닉 시너

글= 박성진 기자(alfonso@mediaw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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