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위’ 인도마저...출산율 저하 ‘빨간불’

정미하 기자 2024. 3. 2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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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 제치고 인구 1위
유엔 “인도 인구 2050년에 16억명”
평균 연령은 28세, 25세 미만이 40%...고령화 사회와 거리 멀어
하지만 합계출산율은 급감 중

‘인구 1위=중국’이라는 공식을 깨고 세계 1위 인구 대국으로 부상한 인도 역시 출산율이 감소하고 있어 인구 감소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25일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는 의학저널 ‘더 란셋(The Lancet)’에 실린 내용을 인용해 1950년에 약 6.2명이었던 인도의 합계출산율이 2022년 2.01명으로 급감했으며, 2050년에는 1.29명, 2100년에는 1.04명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당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의 평균으로, 합계 출산율이 2.1명이 돼야 인구가 유지된다.

인도 뭄바이의 차트라파티 시바지 마하라즈 종착역 플랫폼. / AP 연합뉴스

인도는 지난해 4월 기준 약 14억2757만명의 인구를 보유한 것으로 집계되면서 중국(14억 1175만명)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가 됐다. 이로써 중국은 1950년 유엔(UN)이 인구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차지하고 있었던 ‘최다 인구국’ 지위를 놓쳤다. 인도의 인구는 1951년 3억6100만명 수준이었으나 2011년에 들어서 12억명 이상으로 늘었다. 20세기 후반에 출생률이 높게 유지되는 동시에 사망률이 감소하고 기대 수명과 소득도 증가하면서 인도 인구가 연 평균 2% 성장한 효과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출산율이 점차 떨어지고 있어 인구 증가 추세는 점차 완만해질 것으로 보인다. 인도 출산율은 중국(1.2명)이나 미국(1.6명)보다는 높지만, 과거에 비하면 상당히 감소했다.

인도의 출산율 저하는 비만, 스트레스, 흡연, 오염은 물론 교육 수준 증가,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등의 영향을 받았다. 한 의료 전문 회사의 연구에 따르면 인도 출산율은 10년 동안 20% 감소했다. 이는 약 3000만명이 불임의 영향을 받는 탓이다. 의료 업계에선 인도의 체외수정 관련 수요가 2020년 7억9300만달러에서 2040년 37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가 출산율 감소와 기대 수명 증가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인도 인구 재단의 푸남 무트레자 대표는 성명을 통해 “인도가 직면한 이러한 과제는 아직 수십 년 남았지만 미래를 위한 포괄적인 접근 방식으로 지금 행동을 시작해야 한다”며 “사회 보장 및 연금 개혁과 함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는 경제 정책도 출산율 감소의 영향에 적응하고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출산율 추세에 따르면 빈곤할수록 자녀를 더 많이 낳는 경향이 있기에 인도의 부유한 주에서는 출산율 감소가 더 만연하고, 덜 부유한 주에서는 계속해서 더 많은 자녀를 낳는 경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이에 따라 인도의 빈부격차가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지난해 2월, 유엔과 주요 국제기구의 자료를 바탕으로 재산이 많고 도시에 살며 많이 배운 여성일수록 출산 시기가 늦었다는 자료를 발표했다. 도시 지역 여성의 첫 출산 연령 중간값은 22.3세로 시골 지역 여성(20.8세)보다 첫아이를 늦게 낳는 것으로 나타났다. 12년 이상 교육을 받은 여성의 첫 출산 연령은 24.9세로, 교육을 받지 않은 여성(19.9세)보다 5년 늦었다.

이 같은 비대칭성은 지역과 인구의 심각한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 닛케이는 “부자보다 자녀가 더 많은 소외 계층에게서 양질의 교육 부족과 높은 실업률이 결합될 수 있어 청년 인구가 경제적 이득을 가져가지 못하는 인구통계학적 재앙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인도의 출산율 감소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인도 인구가 2050년까지 16억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인도는 아직 고령화와 거리가 멀다. 지난해 기준 인도인의 평균 연령은 28세다. 25세 미만인 인구도 전체 인구의 약 40%를 차지한다. 전 세계로 넓혀보면 25세 미만 인구 5명 중 1명은 인도에 산다. 반면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7%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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