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배신한 통역사에 끝까지 존칭… 日네티즌 "얼마나 신뢰했는지 느껴진다"

심규현 기자 2024. 3. 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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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자신의 계좌에서 돈을 훔친 후 이를 갖고 불법 도박을 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를 향해 마지막 순간까지 존칭을 썼다.

하지만 오타니는 "잇페이가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현재) 거짓말을 하고 있다. 스포츠에 베팅한 적도 없고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도 없다"고 해당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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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오타니 쇼헤이(29·LA 다저스)가 자신의 계좌에서 돈을 훔친 후 이를 갖고 불법 도박을 한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를 향해 마지막 순간까지 존칭을 썼다. 일본 네티즌들은 그가 얼마나 자신의 통역사를 믿었는지를 볼 수 있었다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오타니 쇼헤이. ⓒAFPBBNews = News1

오타니는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오타니는 이 자리에서 최근 붉어진 불법도박 연루설에 대해 부인했다. 지난 21일, 미국 LA 타임스 등 다수의 현지 매체는 "잇페이가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하기 위해 오타니의 자금을 대규모 절도한 혐의로 오타니 측 변호인에게 고발당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오타니의 불법 스포츠 도박 연루설도 제기됐다. 오타니의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간 만큼 오타니도 가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하지만 오타니는 "잇페이가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현재) 거짓말을 하고 있다. 스포츠에 베팅한 적도 없고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도 없다"고 해당 사실을 강하게 부인했다.

구체적으로 "야구나 다른 어떤 스포츠에 돈을 걸지 않았다. 또한 누군가에게 나를 대신해 그런 일을 부탁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의 베팅 지불을 도와달라는 요청도 받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잇페이는 앞서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자신의 빚을 갚아주기 위해 도박업자에게 돈을 보냈다고 주장했고 이후 이를 번복했다.

오타니는 통역의 배신에 큰 충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그는 "21일 회의 전 잇페이가 '회의가 끝난 뒤 호텔에서 따로 얘기하자'고 말했다. 그때까지 잇페이가 도박 중독이고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 이후 호텔에 들어간 순간 이를 인지했고 잇페이는 그 회의에서 내 계좌를 이용해 도박업자에게 송금한 사실을 인정했다. 그 순간 대표님께 연락했다. 지금 기분은 요약하자면 충격을 넘어선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고 설명했다. 

미즈하라 잇페이(왼쪽), 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오타니는 끝으로 "시즌이 시작될 예정이므로 앞으로는 변호사가 해당 문제를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 또한 오타니의 이날 기자회견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일부 매체는 오타니가 이날 잇페이를 호명한 방법에 대해 조명했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오타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잇페이를 향해 존칭을 썼다. 팬들은 이를 본 후 안타까움을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일본어 역시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존칭이 있다. 오타니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잇페이를 종종 "잇페이상"이라고 불렀다. '상'은 대표적인 일본식 존칭이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마지막까지 '잇페이상'이라고 부르는 것이 슬프다", "저렇게 호칭하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 "진심으로 신뢰하고 있었다는 것이 느껴진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외에도 "팬들도 이렇게 괴로운데 오타니는 얼마나 힘들까", "오랜 기간 함께했으니 상당한 충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타니의 존칭 발언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는 일본 네티즌들. ⓒ야후 재팬

한편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와 관련해 별도 조사에 착수했다. 만약 오타니가 야구 종목에 베팅했을 경우 1년간 경기 출전이 금지된다. 다른 스포츠 종목일 경우 커미셔너 재량에 의해 결정된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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