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강북을 한민수에 “엄청나게 빚지고 가슴 아픈 게 있다”

심진용 기자 2024. 3. 26.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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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 과정에 “기대 이상의 변화, 혁명”
우여곡절 겪은 강북을 공천 과정 놓고
“한민수, 친명 배제 논란에 너무 미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대문갑 김동아 후보와 함께 서울 아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총선을 전망하며 “지금도 여전히 매우 위험한 상황”이라며 “(윤석열 정권을) 국회에서 저지 못 하면 나락으로 떨어진다. 1석, 1표가 아쉬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26일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1표에 내 운명, 내 자녀 운명과 미래가 통째로 달렸다고 생각해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아르헨티나를 거론하며 “잘 살던 나라가 정치 후퇴하면서 나라가 망했다”고 했고, 브라질을 언급하며 “7대 경제강국이라 하다가 갑자기 추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은 (대한민국이) 더 퇴행하지 않게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번 총선을 “생존투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총선 이후 정국 구상을 묻는 말에 “지금은 생존투쟁, 살아남기 투쟁을 하고 있다”면서 “(총선 이후) 뭘 할 지는 살아남고 나서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친명(친이재명)’ 밀어주기 논란이 이어졌지만, 이 대표는 “권리당원, 국민 여러분께서 상상하지 못했을 만큼 기대 이상의 변화를 만들었다”며 “혁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는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현역 의원 중 교체된 분이 69분, 그중에 41명이 경선으로 교체됐다”며 “인위로 잘라낸 게 엄청 많을 것 같지만 7명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오히려 ‘친명’으로 분류돼 손해를 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공천배제(컷오프) 처분을 받은 변재일(충북 청주 청원), 안민석(경기 오산) 의원을 거론하며 “사실 저 때문에 역차별을 당해 억울한 사람이 많다. 잘못한 게 특별히 없는데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 여망에 맞추다 보니, 저와 가깝다는 게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아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 대표는 우여곡절 끝에 서울 강북을 후보로 공천받은 한민수 대변인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빚지고 가슴 아픈 게 있었다”면서 “공천 평가가 왜곡될까 봐 불이익을 받았던 거다. 너무 미안했다”고 말했다. 강북을 경선에서는 2차례나 승자가 낙마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정봉주 전 의원이 막말 논란, 조수진 변호사가 과거 변호 이력으로 경선에서 승리하고도 자진사퇴했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찍어내기 위해 급조한 후보를 내세웠다가 사달이 났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 변호사 사퇴 직후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22일 민주당은 한 대변인을 부랴부랴 전략공천했다.

이 대표는 한 대변인 전략공천에 대해 “정봉주 후보가 탈락했을 때 순리대로라면 한민수 후보를 경선 후보로 하는 게 맞다”면서 “한 후보를 최소한 경선 대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친명 또 꽂는다’ 할까 봐 배제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공천 배제 등에 반발해 탈당한 인사들이 여론조사에서 고전하는 것에 대해 “예측됐던 일”이라면서, “(정치인이) 주권의지에 벗어나면 국민은 버린다. 그걸 몰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최근 13조원을 들여 전 국민 대상 1인당 25만 원씩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자고 했다. 여권에선 즉각 ‘물가 잡겠다면서 오히려 돈을 풀겠다는 거냐’는 비판이 나왔다. 이 대표는 이에 “소양호에 돌 던지면 수위 올라서 댐 넘칠지 모른다고 얘기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 등 민생회복지원금의 순기능을 생각하면 다른 부작용은 미세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를 두고 “사실상 사전선거운동, 불법관권선거운동”이라고 비판했다. 전국 각지를 돌며 대규모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5일 경기 용인 민생토론회에서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500조원이 투자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총선 공식선거운동 시작인 28일부터 민생토론회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정부와 의료계 사이 갈등 중재자로 나선 것에 대해 “장·차관, 총리는 어디 가고 여당 비대위원장한테 그 일을 맡기느냐”며 “뜬금 없지 않다. (여권이) 이렇게 투명하다”고 말했다. 짜놓은 시나리오대로 선거 막판 한 위원장이 의정갈등 ‘해결사’처럼 나섰다는 비판이다. 이 대표는 ‘여당에서 선거 판세를 어렵다고 보는 게 아니겠느냐’는 말에 “그럴수록 더 진지해져야 한다. 국민생명·안전이라는 게 그렇게 가벼운 의제가 아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서대문갑 거리 인사 후 ‘대장동 재판’을 받기 위해 서초동 법원으로 향한다. 이 대표는 “제가 없다고 (재판이) 지연되는 것도 아니다”면서 “제 손발을 묶겠다는 게 검찰의 의도 같다”고 비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대문갑 김동아(왼쪽), 마포갑(오른쪽) 이지은 후보와 함께 아현역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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