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화가 감성에 10대도 ‘좋아요’ ‘오사카 파노라마전’

박동미 기자 2024. 3. 2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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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대들이 올해 100세를 맞은 일본의 회화 거장의 아날로그 감성에 푹 빠졌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 중인 카게에(그림자 회화)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의 탄생 100주년 전시 '오사카 파노라마'에 중·고등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후지시로 작가는 일본에서만 100회 이상의 대형 순회 전시를 개최했으며, 그림자극을 2000회 이상 상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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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회화 거장 세이지, 오사카 파노라마展
100세 작가 아날로그 감성 10대들이 더 열광
입시지옥·디지털 세상 벗어나 얻은 작은 위로
컬러로 제작된 첫 카게에. 앤드루 랭의 동화집에 실린 ‘세 개의 오렌지’(1974)를 모티프로 한 시리즈 중 하나.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제공

한국 10대들이 올해 100세를 맞은 일본의 회화 거장의 아날로그 감성에 푹 빠졌다.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 중인 카게에(그림자 회화) 거장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의 탄생 100주년 전시 ‘오사카 파노라마’에 중·고등학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 후지시로 작가의 80여 년 작품 활동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주는 특별전으로 오사카의 풍경을 담은 스케치 작품 ‘오사카 파노라마’를 비롯해, 6m가 넘는 대형 타워작품 등 대표작 200여 점을 선보인다.

후지시로의 작품을 꼼꼼히 살피고 있는 청소년 단체 관람객들.

일본의 독립미술협회전, 국화회전, 춘양회전, 신제작파전 등 일찌감치 미술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후지시로 작가는 카게에에 전념하며 독보적인 존재로 거듭났다. 특히, 그의 작업을 시대별로 따라가다 보면 일본이란 나라를 오롯이 들여다 볼 수 있다. 그가 작품에 인문학적 주제는 물론, 일본의 사회적 변화, 자연 풍경과 재해 등 다양한 변화상을 투영해 온 까닭이다. 작품 자체가 20세기~21세기 일본 문화와 역사의 기록인 셈이다. 예컨대, NHK 일본 공영방송국 개국 방송에 그의 극단 ‘모쿠바자’가 전속으로 채택됐고, 1960년대 비틀즈가 최초로 아시아 공연을 개최한 부도칸에서는 그의 분신과도 같은 캐릭터 케로용이 등장하는 ‘케로용 쇼’가 열렸다. 또, 소니의 전신인 도쿄통신공업의 광고를 비롯해 날씨 예보와 같은 공익광고에도 그의 작품이 다수 사용되었다. 여기에,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를 대표하는 예술가로서의 위상도 빼놓을 수 있다.

전시장을 찾은 10대들.

후지시로 작가는 일본에서만 100회 이상의 대형 순회 전시를 개최했으며, 그림자극을 2000회 이상 상연했다. 이는 수공적 아날로그 미학의 극치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는다. 디지털 홍수 속에 휘둘려 살아가고 있는 현대인에게 그의 작품이 더 각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따라서, 이번 한국 전시에 청소년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낸 것도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실제로 신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 등 단체로 전시를 관람하는 청소년들이 부쩍 늘었다. 한 10대 관람객은 “카게에의 섬세한 기법과 색채의 찬란함이 놀라웠고, 새로운 장르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단체를 인솔한 학교 관계자 역시 “동화 속 세계처럼 따뜻하면서도 깊이 있는 주제 의식과 장인정신에 감동을 받았다”면서 “청소년들이 100세 작가의 창의적 작품을 통해 감수성을 배양하고 예술가라는 직업에 대해 경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1958년 한국 설화 ‘선녀와 나무꾼’을 카게에로 완성한 작품. 케이아트커뮤니케이션 제공

전시는 미야자와 겐지의 동화를 소재로 한 ‘첼로 켜는 고슈’ ‘은하철도의 밤’ ‘달밤의 전봇대’와, 세계의 민담을 다룬 ‘세 개의 오렌지’ ‘주머니쥐의 꼬리털’ ‘난쟁이의 이사’ 연작 등을 소개한다. 또,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일본 오사카, 교토, 나가사키 등의 풍경을 담은 작품도 선보인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4월 7일까지 이어진다. 전체관람가.

박동미 기자

후지시로 세이지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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