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속타니, 마침내 입 열었다
통역이자 절친이었던 미즈하라 잇페이의 불법 도박·절도 논란에 자신까지 불법 도박 연루 의혹에 휩싸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오타니는 26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 앞에 섰다. 이번 일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확고하게 밝히기 위함이었다.
일본프로야구 닛폰햄에서 뛰던 시절부터 7년 이상 오타니의 친구이자 통역으로 지내온 미즈하라가 불법 도박에 돈을 탕진하고 오타니의 돈에 손을 대 도박 빚을 청산한 혐의로 MLB 서울시리즈 기간인 지난 21일 다저스 구단에서 해고됐다.
미즈하라는 불법 도박을 인정하면서도 애초에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빚 450만달러를 갚아주려고 도박업자에게 직접 송금했다고 언론에 진술했다. 그러나 오타니 측이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절도 피해자라고 강력하게 반발하자 미즈하라 역시 말을 바꿔 사건의 의혹을 키웠다.
야구 종목에는 불법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미즈하라의 주장과 달리 야구에도 베팅하고, 오타니가 이를 알았다면 합법·불법 도박과 관계 없이 오타니는 1년간 경기에 출전할 수 없는 중대 사안이다. 미국 언론은 진상을 투명하게 밝히려면 오타니가 입장을 발표해야 한다고 압박해왔고, 오타니는 마침내 이날 마이크 앞에 서기로 결정했다.
오타니는 “힘든 한 주였다”고 운을 뗀 뒤 “내가 믿었던 누군가가 이런 일을 했다는 것이 매우 슬프다.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번 일에 대해 자신은 전혀 몰랐다고 강조했다. 오타니는 “며칠 전만 하더라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몰랐다. 결론적으로, 잇페이는 내 계좌에서 돈을 훔쳤고 거짓말까지 했다”며 전적으로 잘못이 미즈하라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오타니에 따르면,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서울 시리즈 1차전이 끝난 뒤였다. 오타니는 “(미즈하라의) 도박 사실을 처음 알게된 것은 (한국에서) 1차전이 끝난 뒤 클럽하우스에서 팀 미팅을 했을 때”라며 “난 그 빚을 (내가) 갚아주는 것에 동의한 적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변호사들은 이것이 사기이기 때문에 당국에서 이 문제를 처리하도록 했다고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오타니는 미즈하라가 팀 미팅 때 자신의 범죄 사실을 말하기 전까지는 미즈하라의 도박 정도가 어느 정도인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 미팅에서 미즈하라는 영어로 오타니가 기꺼이 빚을 갚았다고 주장했고, 오타니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있었다. 뭔가 잘못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일련의 과정들을 자세하게 밝힌 오타니는 앞으로 시즌에만 집중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타니는 “시즌에 집중할 수 있길 기대한다. 우리가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기뻤다. 앞으로도 계속 조사가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고 끝을 맺었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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