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이면 다 통한다? 그랬다간 ‘이 나라’서 사업 다 망합니다”

박준형 기자(pioneer@mk.co.kr) 2024. 3. 26.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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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임금 메리트만 보거나 '한국에서 잘 팔리는 것 팔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들어오면 백전백패 할 겁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영환경이 악화된 중국 시장 대안으로 꼽히는 베트남 시장 진출에 대해 현지에 먼저 자리잡은 한상들은 하나 같이 철저한 준비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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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개척하는 한상 3인방
현지 인건비 가파른 상승에
고급 인재 채용 너무 힘들어
신발·의류 한국기업들 고전
홍석진 어보브앤비욘드랩 대표
“저임금 메리트만 보거나 ‘한국에서 잘 팔리는 것 팔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들어오면 백전백패 할 겁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경영환경이 악화된 중국 시장 대안으로 꼽히는 베트남 시장 진출에 대해 현지에 먼저 자리잡은 한상들은 하나 같이 철저한 준비를 외쳤다.

베트남에서 1999년부터 신발 제조업을 했다는 2세 경영자 A씨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주요 바이어들이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으로 발길을 돌려 매출이 급감해 직원 수를 1만명에서 3000명까지 줄였다. A씨는 “올해는 작년보다 나은 편이지만 싼 인건비를 노리고 지금 베트남에 들어오려는 봉제·신발 제조 기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조언했다.

2019년 베트남에서 광고회사를 창업한 홍석진 어보브앤비욘드랩 대표는 “제품이 좋다고 해서 무조건 팔리는게 아니다”라며 “베트남 소비 수준에 맞는지, 베트남 사람에게 꼭 필요한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트남은 물이 안 좋다고 하니 정수기를 팔면 좋지 않냐”고 기자가 슬쩍 묻자 홍 대표는 “한국 것이면 다 팔릴 것이라는 생각이 문제”라며 “값비싼 정수기가 베트남에서 팔리겠느냐”고 바로 핀잔을 주기도 했다.

성기섭 아스트로파머 부사장
KT&G, 효성,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베트남 진출 한국 기업의 광고 물량을 수주해 연간 수십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는 홍 대표지만 “현지 고객을 확보하는 것은 아직 힘들다”며 “현지인 네트워크를 뚫기가 매우 어렵고, 아이디어를 도용당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어 “일반 제조업이 아닌 광고와 같은 전문 분야는 고급 인재 찾기가 정말 힘들다”며 “발표를 위한 파워포인트(PPT)를 만들 수 있는 인재도 극히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다음 달 호치민 공장을 본격 가동 예정인 농산품 가공업체 아스트로파머의 성기섭 부사장도 인재 채용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성 부사장은 “한국처럼 온라인으로 직원을 채용하는 사이트나 정보가 없다 보니 (사람 뽑기가) 정말 힘들다”며 “현지에서는 현수막을 내걸로 인재를 모집하는 상황인데, 아직까지도 신뢰할만한 사람을 채용하는 노하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장재혁 쌍신전자통신 대표
2016년 베트남에 진출한 장재혁 쌍신전자통신 대표는 “공장을 임대해 조그맣게 시작해 보다가 이후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모 은행 호치민지점 본부장은 “최근 호치민 중심 상가 가격이 평당 8000만~1억원에 달하는 등 투자비가 너무 많이 든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베트남 국민도 소비를 줄이고 있는 추세라 음식점 같은 내수 시장을 겨냥한 사업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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