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 맨 워킹’ ‘디 아워스’도 오페라로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4. 3. 26. 03:0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욕 메트 오페라의 새로운 실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가 오는 9월 새롭게 선보이는 현대 오페라 'GROUNDED'. /메트 홈페이지

‘미국 공군의 F-16 전투기 조종사 제스는 예상치 못한 임신을 하면서 조종석에서 내려오게 된다. 몇 년의 시간이 흐른 뒤 복직하려 할 때 그는 전투기 대신 드론 조종 임무를 맡게 되는데….’ 액션 영화의 줄거리 도입부가 아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가 9월 무대에 올릴 현대 오페라 ‘그라운디드(Grounded·땅에서)’의 내용이다. 메트는 드론이 상공에서 땅을 내려다보는 장면 등 다양한 시점을 선보이기 위해 초대형 고화질 LED 스크린을 이용할 예정이다.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유명한 지닌 테소리가 작곡을 맡았다.

‘오페라’라고 하면 흔히 푸치니의 ‘토스카’, 모차르트의 ‘마술피리’같이 1700~1800년대 만들어진 고전 오페라를 떠올린다. 메트는 2006년 피터 겔브가 총감독을 맡은 뒤 대중적이고 살아 숨 쉬는 오페라를 추구한다고 선언했다. 이후 현존 작가의 희곡·소설·영화 등을 오페라로 바꾸거나 새로 창작하는 ‘현대 오페라’를 전면에 내세웠다. 실재 인물 헬렌 프리진 수녀의 수기이자 숀 펜이 출연하는 영화로도 유명한 ‘데드 맨 워킹’,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세 여인의 하루 동안 삶을 그린 영화 ‘디 아워스’ 등이 메트를 통해 오페라로 관객과 만났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의 현대 오페라 ‘데드 맨 워킹’의 한 장면. 헬렌 프리진 수녀의 수기에 기반해 200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초연된 작품을 메트가 완전히 새롭게 선보였다. /메트

흥행이 어느 정도 보장되는 고전 오페라와 비교하면 현대 오페라는 모험에 가깝다. 연출뿐 아니라 신작 자체에 대한 평가까지 받아야 한다. 창작 비용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하니 돈도 많이 든다. 그럼에도 메트는 이번 시즌(2023년 9월~2024년 5월) 무대에 올리는 작품 18개 중 6개를 현대 오페라로 채웠다. 겔브 단장은 현대 오페라에 도전하는 이유에 대해 단호히 말했다. “메트 개관(1883년) 무렵 푸치니·베르디·바그너 모두 메트에서 세계 혹은 미국 초연을 했습니다. 그런데 20세기 중·후반쯤에 들어 혁신을 멈추고 (새 작품 없이) 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속 가능한 방식이 아닙니다. 오페라라는 장르는 새 가수가 아닌, 새 오페라를 통해서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일본 가부키(전통 공연)가 더 현대적인 연출을 하고 더 현대적인 이야기를 만들려 애쓰는 것과 같습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메트는 이번 시즌부터 5년에 걸쳐 현대 오페라 총 17개를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이 중 7개는 메트가 직접 제작하는 창작 오페라다. 겔브는 “영화·그림·연극 등 모든 예술은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진보한다. 오페라 또한 변화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

🌎조선일보 국제부가 픽한 글로벌 이슈! 뉴스레터 구독하기https://page.stibee.com/subscriptions/275739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