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가려면 '영어근육' 단련하세요

이상덕 기자(asiris27@mk.co.kr) 2024. 3. 2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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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번에는…' 책 펴낸
로이스 김 前 구글 디렉터

"혹시 나이 마흔에도 손 놨던 영어를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 "물론이죠. 영어도 평생 공부할 생각으로 해야 합니다."

로이스 김(정김경숙) 전 구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디렉터는 '영어 근육론자'다. 오늘날 영어는 글로벌 공용어다. 해외 고객을 만나거나, 외국에서 고객사가 방문하거나, 해외 빅테크 기업에서 일한다면 영어는 필수다. 로이스 김은 영어를 단순히 한번 익히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매일같이 근력운동하듯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근육을 안 쓰면 퇴보하듯, 영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한다.

그가 신간 '영어, 이번에는 끝까지 가봅시다'(웅진지식하우스 펴냄)를 출간했다. 앞서 낸 '계속 가봅시다 남는게 체력인데: 50대 구글 디렉터의 지치지 않고 인생을 키우는 기술'에 이은 자서전적 노하우 모음집이다.

그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영어 학습에 대해 "조급할 필요가 전혀 없다"면서 "오히려 초보인 상태를 즐기라"고 말했다. 영어에 대한 욕심이 생기면, 주변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이 나이에 시작하면 되겠어?'라는 생각보다 무조건 시작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그가 추천한 팁은 모든 일상에서 영어를 사용하고, 한번 배운 단어나 숙어는 반드시 활용하는 습관이다. 교재는 많이 필요 없다. 그는 "영어는 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 일상에서 배운 표현을 나만의 노트에 메모해서 쓰면 그만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우리가 영어를 배우는 목적이 단순한 학습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전에서 사용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이다. 이 때문에 거창한 목표도 중요하지 않다. 로이스 김은 "늘 목표보다 중요한 건 지향점"이라면서 "오래가는 힘은 단기적 목표가 아니라 지향점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물론 그도 목표가 없지는 않았다. "미국인과 같이 TV를 볼 때 미국인이 유머를 듣고 웃을 때 함께 웃는 것이 꿈이었다"고 말했다. 영어를 사용하다 실수도 많았다. "나는 예전에 굉장히 소극적이어서 남들 앞에 드러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는 문장을 영어로 하면 무엇일까. 그는 한번은 이렇게 표현했다. "I did not like to expose myself…." 하지만 주변에 침묵이 흘렀다. 알고 보니 능동태와 수동태가 표현의 큰 차이를 불렀다. to expose는 성기를 노출하다는 뜻이고, 이런 때는 to be exposed로 써야 했다. 실수한 만큼 실력이 붙는다. 근육과 같다.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근무를 하려면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이 필요할까. 그는 "한국인치고는 영어를 잘한다 갖고는 어림없다"면서 "구글 PR의 경우 탁월한 말하기·글쓰기 실력을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책은 교과서 밖 영어를 다룬다. 미국인은 수평적 관계인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또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다. 하지만 누구한테 부탁할 때 수평적 관계가 아니라면, Can you 대신 Would you로 부탁을 해야 한다. 또 더 높은 직분이라면 오해를 피하고자 Would you be able to…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어휘 사용법, 듣기 말하기 방법, 발음 방법, 실전 비즈니스 영어, 뉘앙스 차이, 오늘날 표현법 등 현재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 사용하는 표현 등이 생생하게 담겨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는 다양성을 강조한 지역이다. 로이스 김은 "블라인드 테스트는 마켓 테스트, 체어맨은 체어퍼슨으로 순화해 쓰고 있다"면서 "오늘날 영어 역시 포용적 언어(Inclusive language)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스 김은 구글 코리아 커뮤니케이션 전무로 활동하다 지천명에 구글 본사에 도전해 본사 누글러(구글 신입사원)가 된 인물이다. 디렉터로 50대 나이에 20대 원어민과 부딪치며 일했다. 그 영어 노하우를 녹여낸 것이 책이다. 현재 그는 다양한 직업을 함께 하는 N잡러로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분주히 살고 있다. 트레이더조에서 매니저로, 스타벅스에서 바리스타로, 승차 공유서비스 리프트에서 드라이버로, 고양이를 돌보는 캣시터로 살고 있다. 여기에 더해 창업까지 준비하고 있다. 열정 그 자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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