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사는 참새·박새도 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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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 새들에게 작은 둥지를 빌려줄 '임대인'을 모집합니다."
경기 수원시의 '탐조책방'이 도심 아파트 단지를 찾는 새들이 머물며 번식할 수 있는 인공 새집 달아주기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탐조책방은 '임대인'이 인공 새집을 제대로 이해하고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새집을 나눠주기에 앞서 새집 관리하기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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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책방, ‘인공 새집 달아주기’ 참가자 모집
“올 한 해 새들에게 작은 둥지를 빌려줄 ‘임대인’을 모집합니다.”
경기 수원시의 ‘탐조책방’이 도심 아파트 단지를 찾는 새들이 머물며 번식할 수 있는 인공 새집 달아주기 프로젝트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다.
탐조책방은 지난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번 프로젝트를 알리며 “우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자연의 공간 한쪽을 밀고 지어진 공간”이라며 “(이번 프로젝트는) 이곳의 선주민이었던 새들을 우리 이웃으로 인식하고 참새와 박새 같은 작은 새들이 아파트 정원에서 인간과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무료로 새집을 달고 관리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새 도감과 그림책, 여행기, 생태 관련 서적을 소개·판매하는 탐조책방은 조류관찰 프로그램, 탐조 도구 대여 등도 진행해왔다. 2020년부터 도심 아파트를 찾는 새들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아파트 탐조단’을 운영하고 있는데 인공 새집 달아주기 프로젝트 또한 이때부터 이어지고 있다.
인공 새집은 가로 10~12㎝, 세로 14㎝ 크기의 나무 상자로 제작된다. 아파트 단지 안 나무나 저층(1~2층)에 주로 설치되는데, 자택 베란다가 아닌 곳에 설치할 경우에는 아파트 관리사무소나 대표자회의 등과 상의를 거쳐야 할 수도 있다. 다만, 지난 3년 동안 별다른 민원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다.
인공 새집을 주로 이용하는 새는 텃새인 박새, 쇠박새, 곤줄박이, 참새 그리고 여름 철새인 흰눈썹황금새 등이다. 새집의 입구 지름은 3㎝ 이하로 비둘기 등 다른 조류는 이용이 불가능하다. 인공 새집을 이용하는 소형 조류는 오래된 나무의 구멍(수공)에 둥지를 틀고 번식을 하곤 했는데 아파트 단지가 대거 조성되는 과정에서 오래된 나무들이 베어지자 이들의 번식 공간도 줄었다. 이런 이유로 인공 새집은 이들에게 중요한 번식처가 될 수 있다는 게 탐조책방의 설명이다.
박임자 탐조책방 대표는 25일 한겨레에 “잘 관리한 새집의 경우 1년에 2번까지도 번식에 활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새들은 곤충의 애벌레를 잡아먹어 기후위기로 늘어난 곤충 개체 수를 적절히 유지해 주기도 한다”고 밝혔다.
인공 새집을 달아주면서 참가자들은 자연스럽게 탐조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박 대표는 “1년 동안 새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어린이들의 경우 새집을 치우고 수리하며 생태 감수성을 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공 새집 ‘임대인’은 4월 초까지 모집할 예정이며 활동 기간은 11월30일까지다. 단 ‘임대인’이 되려면 먼저 자연관찰 그룹에 참여해야 한다. 시민 참여형 자연관찰 플랫폼 ‘네이처링’이나 페이스북 그룹 ‘아파트 탐조단’에 가입하면 된다. 가입 뒤에는 인공 새집을 설치·관리하면서 관찰한 내용을 상반기(3~7월) 주 1회, 하반기(8~9월) 2주 1회 이상 기록으로 남기면 된다. 탐조책방은 ‘임대인’이 인공 새집을 제대로 이해하고 철저히 관리할 수 있도록 새집을 나눠주기에 앞서 새집 관리하기에 관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탐조책방 사회관계망서비스(@_bird_books)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지숙 기자 suoo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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