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부담 '신세계건설', 신용등급 또 떨어졌다

정영희 기자 2024. 3. 25.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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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용평가,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A-/안정적'으로 하향
미분양 몸살 앓던 '애물단지' 대구 사업장 부진 장기화 여파
신세계건설이 신용등급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사진=신세계건설
신세계건설의 유동성 위기가 쉽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서 신용등급이 또 떨어졌다. 신세계건설의 위기는 저금리 유동성 시대에 무리하게 빚을 내 시행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투자가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다수의 PF 사업장이 약속한 기간 내에 착공을 하지 못하고 보증채무로 돌아오며 계열 차원의 추가적 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25일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으로,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변경했다.

미분양 현장 관련 손실 인식에 따른 거액의 영업적자와 지방 주택사업장의 저조한 분양실적으로 인한 재무부담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2022년 공사원가 부담 확대와 일부 사업장 대손 반영 등으로 영업적자가 발생한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대구 지역 사업장에서 저조한 분양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에 따른 예상 손실을 일시에 반영함에 따라 별도기준 1878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원가율이 높은 민간도급공사 위주의 사업장 구성, 미분양 현장 관련 추가적인 손실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수익성 개선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분양경기가 크게 저하된 대구를 중심으로 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됨에 따라 공사대금 회수 차질과 사업성 저하로 인한 손실 등의 부담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별도기준 매출채권이 4529억원(대손충당금 반영 전 총액)으로 확대됐으며 이 가운데 대구 사업장 관련 채권이 2000억원 이상을 차지한다.

준공 후 미분양 사업장인 대구 수성4가 현장과 공사가 진행 중인 대구 칠성동 현장 등에서는 지난해까지 600억원 이상의 미분양 관련 손실을 반영했다.

PF시장 전반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주택경기와 분양여건이 회복되지 않을 경우 진행 현장에 대한 추가적인 손실 반영과 더불어 공사미수금 부담도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

기존 책임착공 의무를 제공한 구포항역 개발사업은 기한 내 착공되지 못하고 지난달 2000억원 규모의 PF 자금보충 약정으로 전환됐다. 지난 22일 기준 연대보증과 채무인수, 자금보충(이자지급보증은 제외)을 합한 PF 보증금액은 2800억원으로 크게 뛰었다.

구포항역 개발사업은 당초 계획 대비 본PF 전환과 착공이 지연된 브리지론 상태다. 현재 포항 일대 분양경기가 침체된 점을 고려하면 향후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과 관련한 가변성이 예상된다.

300억원의 PF 자금보충 약정을 제공하고 있는 연신내 복합개발사업 현장의 경우 올 상반기 분양개시 이후 현재까지 분양실적이 부진한 상황이다. PF보증 리스크의 현실화 가능성과 더불어 책임준공 약정 제공에 따른 공사비 회수 부담도 내재됐다는 평가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악화된 현금창출력과 공사대금 회수 차질 등으로 인해 순차입금 증가 기조가 지속됐다.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900%를 넘겼다.

이후 올 초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흡수합병을 통해 순현금 약 660억원을 유입했으며 2000억원 규모의 사모사채를 발행, 산업은행과 신세계아이앤씨가 전액 인수했다.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에 1820억원으로 레저부문을 매각하기로 하는 등 계열 차원의 직간접적인 지원이 잇따라 진행되고 있다.

이승민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애널리스트는 "계열 차원의 지원 방안이 구체화됨에 따라 일정 수준의 사업과 재무적 대응력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대부분 진행 사업장의 원가율이 100% 내외에 이르고 있고 PF보증금액이 증가한 상황에서 분양실적, 수익성 개선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PF우발채무 리스크가 점차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신용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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