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병 라벨 재활용 가능한 필름 개발

한국화학연구원

화학연 연구팀이 개발한 점착 소재를 이용하면 페트병에 붙은 점착 라벨도 비닐로 분리수거 해 재활용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국내 연구진이 재가공을 통해 자원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점착 필름을 개발했다. 점착이란 저압 조건에서 접촉하면 결합하는 성질로 스카치테이프, 라벨테이프, 스마트폰 액정보호 필름 등이 점착용 소재다.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은 유영창·안도원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선임연구원, 이원주 정밀·바이오화학연구본부 책임연구원 연구팀이 백현종 부산대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고분자 사슬의 길이를 극대화해 화학적 가교구조 없이도 우수한 점착특성을 갖는 투명 점착 필름소재를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점착 소재는 화학적 가교구조를 갖고 있어 재활용이 어렵다. 화학적 가교구조는 화학적 결합을 통해 3차원 네트워크 형상을 갖는 그물구조다. 문제는 점착 소재의 끈끈한 부분인 화학적 가교구조가 유기용매에 잘 녹지 않아 재활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라벨이 달라붙은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없었던 이유다. 라벨을 떼면 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지만 라벨은 비닐로 재활용할 수 없었다. 

연구팀은 가시광선을 이용해 재활용이 가능한 점착 소재를 만들었다. 소재를 이루고 있는 고분자 사슬의 분자량을 극대화해 잘 엉키게 함으로써 화학적 가교구조 없이도 기존 점착 필름에 비해 접착력이 130% 더 좋은 소재를 개발했다. 화학적 가교구조가 없어 솔벤트 같은 유기용매에 잘 녹는다.

연구팀이 개발한 소재로 만든 점착 라벨은 제품에서 떼어내 비닐로 분리수거 하면 쉽게 재활용된다. 스마트폰 액정보호 필름, 생활용 라벨테이프, 저자극성 의료용 점착 테이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기존 상용 제품 대비 200% 이상 접착력이 높고 내구성이 좋은 비가교형 점착 소재 개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또한 유기용매가 아닌 물에 녹여 재활용하는 친환경 점착 필름 소재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영국 화학연 원장은 "이번 연구는 기존에 상용화된 점착 필름과 달리 사용 후에도 재활용·재사용이 가능해 향후 탄소 및 폐기물 저감 등과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원순환형 정밀화학소재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