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울산대 교수 등 줄줄이 사직서… 대화파는 아직 소수

노지운 기자 2024. 3. 2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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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울산대 의대 교수들을 비롯해 전국 의대 교수들이 25일 사전 예고한 대로 사직서를 줄줄이 제출하고 주 52시간 근무 준수로 진료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 관계자는 "전공의 면허정지 철회보다는 2000명 증원 철회가 먼저이기 때문에 사직서 제출은 그대로 간다"며 "교수들의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근무시간 축소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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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비방·위협 멈춰라”
예고대로 주 52시간 강행

고려대·울산대 의대 교수들을 비롯해 전국 의대 교수들이 25일 사전 예고한 대로 사직서를 줄줄이 제출하고 주 52시간 근무 준수로 진료를 축소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전날 집단 이탈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행정처분에 ‘유연한 처리’와 ‘의료계와 대화 협의체 구성’ 등을 밝혔지만, 교수들 내부에서는 ‘2000명 증원 백지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우는 강경파가 대세를 이루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고대의료원 산하 3개 병원(안암·구로·안산)의 전임·임상교수들은 이날 오전 각 병원별로 모여 온라인 총회를 열었다. 참석자들은 ‘집단 제출’을 위해 미리 작성했거나 현장에 마련된 양식에 서명한 사직서를 수거함에 넣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 “전공의와 의대생에 대한 비방과 위협을 즉시 멈출 것”과 “잘못된 의료 정책과 정원 확대 추진을 철회하고 협의체를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다른 의대들도 사직서를 일괄 제출할 계획이다. 이날 오전까지 울산대 의대 전체 교수 767명 중 약 60%인 400∼500명의 교수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울산대 의대 교수협 비대위 관계자는 “전공의 면허정지 철회보다는 2000명 증원 철회가 먼저이기 때문에 사직서 제출은 그대로 간다”며 “교수들의 체력적인 한계 때문에 근무시간 축소도 그대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 비대위도 일선 교수들을 대상으로 사직서 양식을 배포하고 사직서를 취합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25일 사직서 제출 및 근무시간 축소는 변경 없이 그대로 간다”며 “교수의 절반 정도가 사직서를 제출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밖에 의대 교수 비대위와 뜻을 함께한 19개 의대 교수들도 순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원 규모와 별개로 정부와 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있지만 소수 의견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빅5 병원’ 교수는 “교수 단체든 전공의 단체든 정원 조정 논의 없이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고 하면 불신임을 받게 될 것”이라며 “온건한 의견도 있지만 3분의 1 정도이고, 이들도 2000명 증원에 찬성하는 게 아니라 환자들을 치료해야 하니 상황을 봉합하자는 차원”이라고 전했다. 현재까지 교수단체 중에서는 서울대 의대 비대위 정도만이 전날 정부 대화에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전공의에 대한 압박 중 일부 중단한 것과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부분은 긍정적 신호로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요구해온 전공의들도 싸늘한 반응을 보였다. 류옥하다 대전성모병원 사직 전공의는 전날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대화 언급은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며 “면허 정지 처분에 대한 유예는 어떠한 전공의도 설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한 의대 교수는 “전공의들은 면허정지를 감수할 생각이기 때문에 증원 철회 입장이 나오지 않는 이상 돌아올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노지운·조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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