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반도체 제국' 부활 인텔 크레이그 오르 파운드리 마케팅 총괄 부사장 | “인텔 파운드리, AI 시스템 전반 최적화…전 세계 칩 수요 대응”

이주형 기자 2024. 3. 2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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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컴퓨팅의 세대적 변화를 상징하며 새로운 경제 확장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려면, 기업에 시스템 전반의 모든 것을 최적화해 공급해 줄 수 있는 ‘시스템스 파운드리(위탁 생산)’가 필요하다.”

미국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의 파운드리 마케팅을 총괄하는 크레이그 오르(Craig Orr)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앞서 인텔은 2월 21일(이하 현지시각)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를 열고 AI에 특화된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2021년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했지만, 존재감을 보이지 못한 인텔이 AI 확산을 PC 시대 CPU(중앙처리장치)로 구축했던 ‘반도체 제국’의 부활 계기로 삼겠다는 전략을 선보인 것이다. 인텔은 파운드리 전문 행사로는 처음 연 이번 행사에서 1.8㎚(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공정(18A) 완성 시기를 당초 2025년에서 올해 말로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1.4㎚ 초미세 공정(14A)의 도입 목표 시점은 2027년으로 제시했는데, 이는 현재 대만 TSMC에 이어 2위 파운드리 기업인 삼성전자의 목표 시점과 같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2030년까지 파운드리 2위가 되겠다고 해 삼성전자 추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오르 부사장도 이 같은 목표를 재확인하면서 “인텔 파운드리는 2년마다 새로운 공정을 선보일 계획이며, 2025년에는 인텔 18A를통해 공정 선두를 탈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이 공개한 파운드리 전략 ‘시스템스 파운드리’는 설계부터 테스트까지 반도체 생산과정을 모듈처럼 나누고 서비스별로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기술 경쟁력을 갖추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타깃 고객층을 확대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칩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인텔은 이미 자사에 칩 생산을 위탁할 주요 고객사로 마이크로소프트(MS)를 확보한 상태다. 오르 부사장은 “인텔만의 시스템스 파운드리 접근 방식은 AI의 끝없는 컴퓨팅 요구 사항을 충족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크레이그 오르 인텔 파운드리 마케팅 총괄 부사장미국 미시간대 스티븐 로스 경영대학원, 전 삼성전자 미주 파운드리 사업 마케팅·제품 기획 책임자, 전 제너럴 일렉트릭(GE) 엑사텍 첨단 기술 프로젝트 매니저 사진 인텔

인텔이 최근 파운드리 사업 확대를 결정한 배경은.

“인텔은 겔싱어 CEO의 취임 직후인 2021년 3월 ‘IDM 2.0’ 전략을 발표했다(IDM은 설계, 제조, 후공정, 마케팅을 모두 직접 수행하는 종합 반도체 기업을 말한다). 파운드리 사업 확대는 이 전략의 일환으로 결정된 것이다. 인텔은 첨단 기술을 대규모로, 더 탄력적이고 지속 가능하도록 공급해달라는 전 세계적 요구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AI로 인해 이 필요성은 더 커졌다. 2030년쯤에는 반도체 시장 규모(1조달러) 중 AI 관련 비중이 30~50%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AI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고 AI 칩의성능 효율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려면, 시스템 전반의 모든 것을 최적화해 기업에 공급해 줄 수 있는 ‘시스템스 파운드리’가 필요하다. 인텔 파운드리는 고객이 AI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에 필요한 칩을 설계하고 제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중요한 구성 요소를 통합했다. 파운드리 고객에게 제조망을 개방함으로써 인텔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칩 수요에 대응하면서, 첨단 기술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됐다.”

AI 열풍이 반도체 산업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 듯하다.

“겔싱어 CEO는 ‘AI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에 대한 관점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칩 설계자들에게 전례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AI 시대에 필요한 규모와 효율성을 얻기 위해서는 시스템 구축 방식을 재고하고 공급망을 재설계해야 한다. 현재 시스템은 AI 모델을 학습시킬 때 컴퓨팅 역량의 약 30%만을 사용한다. 이러한 시스템에 탑재되는 칩들은 소규모 국가 하나가 소비하는 만큼의 전력을 소비하고 있고, 칩에 대한 수요는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AI를 모든 곳에 도입하려면 시스템의 와트(W)당 성능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 ‘실리콘 최적화’에서 ‘시스템 최적화’로 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다. 인텔은 고객이 시스템 기술 공동 최적화(STCO·System-Technology Co-Optimiza-tion)를 달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개념의 파운드리를 만들고 있다. 컴퓨팅, 메모리, 네트워킹, 냉각,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하면 와트당 시스템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이것이 AI 시대에 시스템스 파운드리가 고객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가 2월 21일 열린 ‘IFS(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에서 파운드리 계획을 밝히고 있다. 사진 인텔

인텔의 중장기적 목표는 무엇인가.

“인텔은 2030년까지 파운드리 업계 2위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 인텔 파운드리는 2년마다 새로운 공정을 선보일 계획이며, 공정 진화를 통해 인텔의 선도적인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이 제품을 발전시킬 수 있게 지원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4년 내 5개 첨단 공정을 완성한다는 ‘5N4Y(5 Nodes in 4 Years)’ 로드맵을 올해 말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2025년에는 인텔 18A를 통해 다시 공정 선두를 탈환하고자 한다. 또한 인텔은 업계에서 가장 지속 가능한 파운드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생산망의 99%를 ‘재생 가능한 전력’으로 운용하며 지속 가능성의 표준을 설정했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생산망 100%를 재생 가능 전력으로 운용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한 상태이기도 하다.”

인텔 파운드리는 다른 경쟁사와 어떤 점에서 차별화되나.

“시스템스 파운드리로서 고객이 워크로드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지원하겠다는 점이 주요한 차별점이다. 글로벌 생산망이 지리적으로 다양하게 분포해 있는 점, 생산망의 99%가 재생 가능한 전력으로 운용된 점도 차별점이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인텔은 지리적으로 균형 잡힌 제조망에 투자하고, 공공 부문과의 파트너십도 주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십억달러를 투자해 수천 개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 세계적으로 칩 제조 생태계를 강화하며 차세대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인텔은 미국과 독일에는 그린필드 웨이퍼 제조 시설 신설을, 폴란드에는 그린필드 조립·테스트 시설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2025년 선보일 예정인 인텔 18A 공정은 세계 최초로 후면 전력 전달 기술 파워비아(PowerVia)와 새로운 트랜지스터 리본펫(RibbonFET)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인텔은 업계에서 가장 앞선 패키징, 조립, 테스트 역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여기에 레퍼런스 디자인, 냉각, 네트워크 기술, 아키텍처 서비스, 메모리·네트워킹 표준화 추진 능력 등을 더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고객 기업이 미래를주도할 시스템을 창조할 수 있도록 지원할 인텔의 총체적 역량이다.”

파운드리는 기술력 못지않게 고객 확보도 중요하지 않나.

“인텔은 공개적으로 대부분의 반도체 업계 고객과 협력 중임을 밝힌 바 있다. 이 중에는 팹리스 반도체 업체들은 물론, 새롭게 떠오르는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실리콘을 개발하고 있는 새로운 파운드리 고객도 있다. 인텔은 시스템스 파운드리로서 고객사들이 각각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어떤 고객은 완전한 파운드리 서비스를 원하고, 어떤 고객은 인텔의 패키징 기술이나 공정 기술만을 원한다. 인텔은 이런 다양한 요구에 대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미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이 이슈다. 인텔도 지원 대상인가.

“인텔은 50년 이상 미국에서 투자와 혁신에 앞장서 왔다. 오리건주, 애리조나주, 뉴멕시코주에 제조 시설을 운영하며 지속적으로 투자해 왔고, 오하이오주에는 새로운 친환경 제조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인텔의 투자는 미국 칩스법(반도체 칩과 과학법)의 취지와 목적에 부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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