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강정' 안재홍은 늘 진심이었다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4. 3. 25.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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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강정 안재홍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배우 안재홍은 늘 진심이었다. 탈모에 배불뚝이 오타쿠, 남의 불륜을 약점 잡아 협박하면서 뒤로는 자기도 불륜하는 택시 기사, 50년 동안 한 여자만을 바라보는 옐로팬츠일 때에도 안재홍은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었다. 어떤 캐릭터라도 진심을 담는 안재홍을 믿고 보는 이유다.

지난 15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닭강정’(연출 이병헌)은 의문의 기계에 들어갔다가 닭강정으로 변한 딸 민아(김유정)를 되돌리기 위한 아빠 선만(류승룡)과 그녀를 짝사랑하는 백중(안재홍)의 신계(鷄)념 코믹 미스터리 추적극으로,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안재홍은 극 중 선만의 딸 민아를 짝사랑하는 고백중을 연기했다.

신선하다 못해 파격적인 설정이다. 사람이 닭강정이 된다는 게 말이 되나. 그런 말도 안 되는 설정에 매료된 사람이 있다. 바로 안재홍이다. 안재홍은 “대본을 읽었을 때 이전에 한 번도 본 적 없었고, 새로운 무언가라는 생각을 했다. 뭔가 신나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무엇보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로 한 번 호흡을 맞췄던 이병헌 감독이 메가폰을 잡는다니, 더욱더 안 할 이유가 없었단다. 안재홍은 “이병헌 감독님과는 말을 하지 않아도 잘 통하고 크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그 순간에 편안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그런 분과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배우로서 행복한 일이다. 감독님이 만드는 독창적이고 독보적인 작품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더군다나 원작까지 읽으니 반드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고. 그도 그럴 것이 원작 웹툰 속 고백중이 자신과 흡사해 ‘닭강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안재홍은 “웹툰을 원작으로 한 작품을 할 때 개인적으로 싱크로율을 중요시하는 편은 아닌데 ‘닭강정’의 고백중만큼은 정말 (웹툰에서) 튀어나온 듯한 느낌을 가져가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이렇게까지 닮았는데 (싱크로율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남색 조끼에 노란색 바지, 거기에 운동한답시고 무릎팍을 확 들고 걷는 자세까지. 고백중이 된 안재홍은 그야말로 날아다닌다. 등장하는 장면마다 지뢰급으로 웃음이 터지고, 결말에서는 깊은 여운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무엇보다 안재홍의 코미디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시청자들의 취향을 저격한 이유에는 그가 웃음을 노리고 연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민아가 닭강정이 됐다고 진심으로 믿고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몰입도를 더하고 웃음으로 이어졌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웃음을 우선순위에 두고 연기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가 진실되고 절박할수록 한 발짝 떨어져서 보는 사람들에게 웃음이 유발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기 위해서 이 상황과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굳게 믿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닭강정 모형을 진짜 민아라고 생각하고 매 장면마다 진심을 담았단다. 안재홍은 “그런 마음으로 연기를 한 순간 옆을 보면 승룡 선배님의 눈에 눈물이 고여있다. 저보다 더 굳게 믿고 계시더다. 그걸 보니 저도 더 몰입이 되더라”고 말했다.

진심으로 연기하는 안재홍이 가장 빛났던 장면은 고백중이 민아를 되돌리기 위해 전 여자친구 홍차(정호연)와 만나는 장면이다. 진심으로 고백중이 세상에서 가장 잘난 외모의 소유자라고 믿는 홍차와 민초에 진심인 고백중, 두 사람의 상황이 끝나길 진심으로 바라는 최선만의 진심이 한데 어우러져 웃음 폭탄을 만들었다. 안재홍은 이에 대해 “그 장면을 찍을 때 기억에 남는 게 지뢰밭이라는 비유가 있지 않나. 어디를 봐도 웃음이 터질 것 같은 일촉즉발이 있었다. 호연 씨를 보다가도 뭔가 웃음이 터질 것 같아서 승룡 선배님을 보면 더 못 보겠더다. 그 순간을 온전히 받아드리기로 하고 찍었다”고 말해 웃음을 더했다.

작품 전반에 흐르는 고백중의 노래도 시청자들을 ‘킹 받게’하는 요소 중 하나다. 유치한 듯하면서도 중독성 있는 가사가 안재홍의 ‘킹 받는’ 가창과 어우러지면서 독특함을 자아낸다. 이에 대해 안재홍은 “노래를 통해 오묘하면서도 ‘킹 받는’ 무언가의 감정을 드리는 게 이 작품의 미덕이지 않을까 생각해서 진심 반 ‘킹’ 반 넣어서 불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안재홍은 ‘닭강정’의 매 장면마다 자신의 진심을 갈아 넣었다. 호불호에 대한 부담보다는 새롭고 독창적인 것을 만들어냈다는 기분에 들뜨기까지 했단다. 안재홍은 “시청자들에게도 넷플릭스에서 어떤 걸 볼지 선택할 때 좋은 친구같이 다가가는 작품이었으면 한다”는 마음을 전했다.

드라마 ‘마스크걸’ ‘LTNS’ ‘닭강정’까지 매 작품마다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은퇴밈’까지 만들어낸 안재홍이다. 은퇴가 염려될 정도로 자신의 이미지보다는 안재홍은 늘 연기에 진심이었다. 그렇기에 이미지가 굳어지는 것에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고. 안재홍은 “앞으로 어떤 연기를 할지 모르지만 온 마음을 다해서 캐릭터를 구현해내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이 더 커지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독특하거나 새로운 캐릭터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고. 안재홍은 “일상적인 인물도 너무 공감가게 그려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떤 작품과 캐릭터를 만나게 될지는 배우 입장에서는 운명적인 순간이지 않나 싶다”라고 설레는 마음을 전했다.

또 어떤 운명적인 순간을 만나 어떤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올지, 안재홍의 나날이 계속해서 기대되는 이유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닭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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