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BJ에 5000만원 쏘던 회사원 숨져…죽음 부른 ‘엑셀방송’ 뭐길래

후원 금액에 따라 BJ들의 직급과 퇴출 여부가 결정되는 이른바 ‘엑셀방송’의 모습. [사진 출처 = JTBC 보도화면 캡처]

인터넷방송 BJ들에게 하루 5000만원까지 후원하는 등 무리한 빚을 내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30대 남성의 유족이 해당 BJ와 방송 관계자들을 사기죄로 고소했다.

24일 JTBC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자신의 차에서 숨진 채 발견된 30대 남성 A씨 유족은 일부 BJ가 시청자를 속여 이득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BJ와 방송 관계자를 사기죄로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하루 5000만원까지 후원을 하면서 인터넷 방송 BJ들 사이에서 씀씀이가 ‘큰손’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실상은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그가 참여해왔던 건 후원 금액에 따라 BJ들의 직급과 퇴출 여부가 결정되는 방식의 ‘엑셀방송’이다. 엑셀 방송은 방송에 출연한 게스트 BJ들이 실시간으로 받는 후원금을 공개해 경쟁을 부추겨 더 많은 후원금을 받아내도록 한다. BJ들의 이름을 엑셀에 정리하듯이 나열한다는 뜻에서 나온 이름이다.

A씨는 자신이 후원하는 BJ가 퇴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빚을 내왔으며 당시 빚은 1억5000만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A씨에게 후원을 받았던 한 BJ는 자신도 안타깝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으로 후원을 한 것으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부 BJ들은 가짜 계정을 만들어서 더 많은 후원을 유도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BJ는 방송에서 퇴출되지 않기 위해 ‘셀프 후원’을 한 뒤 돌려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기망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BJ 측은 “당시 후원금에 대해 공지한 약속을 모두 지켰고 조작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극적인 경쟁으로 후원금을 유도하는 방송은 인터넷방송의 병폐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아프리카TV 측은 후원금 한도를 정해놨지만, 아이디를 여러 개 쓰거나 대리결제 업체를 이용하면 소용이 없다. A씨 역시 대리결제 업체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