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간 수익률 5.9%… 국민연금 고갈 2070년 이후 연장 가능” [국회 연금특위 공론화위 좌담회]
수급·가입 연령 간극 클수록 노후빈곤
가입기간 늘어도 소득자만 적용 계획
21대 국회 임기 내 연금법 개정 목표
김연명 공론화위원
소득대체율 40% 최저 생계 못 누려
수익률·수급연령 올리면 2070년 고갈
정부에 재정 추계 재검토 요청할 것
김용하 공론화위원
의제숙의단서 재정 안정 여론 형성
경제불황 감안 보험료율 12% 합의
2023년 말 수익률 땐 2075년까지 연장
이희진 공론화위원
대표성·숙의성, 공론화의 중요 척도
인구·성별·연령 등 고려 대표단 구성
4월 13일부터 총 4회 생중계 토론
전 국민의 노후보장 수단인 국민연금의 개혁 논의가 21대 국회의 마지막 문턱에 와 있다. 저출생·고령화가 심화하는 가운데 연금 고갈은 31년 앞으로 다가온 확정적 미래다.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연금개혁공론화위원회는 오는 28일 제7차 전체회의를 열고 시민대표단 500명과 함께 연금개혁에 대한 마지막 논의를 본격화해 4월 말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김상균) 21대 국회 임기 절반을 넘긴 2022년 7월 국회 연금개혁특위가 구성돼 연금 개혁 논의가 본격화됐다.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을 설치해 연금개혁의 청사진을 제시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 여야 합의가 쉽지 않았고, 전문가들도 어느 한쪽으로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다. 한 번 더 민의를 살펴보고자 지난해 11월 공론화위를 설치하기로 여야가 합의했다. 정식 출범은 지난 1월31일이다.”
—그동안 공론화위는 어떤 과정을 거쳤나.
“(김연명) 공론화위원회 자문단에는 소득보장론 3명, 재정안정론 3명, 국책연구기관 4명, 변호사 1명 등 11명이 있다. 이들이 질문지 초안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공론화위가 1, 2안을 결정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오해다. 자문단은 양측을 대표하는 설문지를 만들었다.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은 대립하는 입장이 있어 그걸 이해하기 쉬운 문구의 설문 문항으로 만들었다. 이를 숙의단에 보냈다. 거기서 1, 2안이 나왔다.”
—기금고갈 시점과 기금 수익률이 쟁점이다.
—재정안정론에서 보험료율 인상 폭을 양보한 이유는.
“(김용하) 보험료율은 현행 9%에서 향후 10년에 걸쳐 15%까지는 올려야 미래세대에 부담을 최대한 낮출 수 있겠다는 입장이었다. 의제숙의단 논의 과정에서 재정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그룹이 형성됐다. 경제가 불황이고, 보험료율 1%포인트 인상도 근로자와 기업주, 자영업자 입장에선 부담이 된다. 치열한 논의 끝에 12%로 합의가 이뤄졌다. 재정 계산은 5년마다 이뤄지니 기금운용 수익률에 따라 더 올리거나 덜 올리는 건 유동적으로 할 수 있다. 어떻게 한입에 배부를 수 있겠는가.”
—1안(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의 보험료율 인상 폭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김연명) 재정 안정화론 자도 보험료율은 그대로 두고 소득대체율만 올리자는 사람은 없다. 국민을 설득할 때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을 합쳐 최소한의 최저생계비 정도는 보장해 드리는데 보험료는 이걸로 충당이 안 된다. 국민 수용성을 높이려면 공적 연금이 해야 할 최소한의 수준을 만들고 보험료를 올리자고 하는 게 설득력이 있다. 소득대체율을 40%에 고정하면 최소한의 문명화된 삶의 수준이라는 게 있는 데 그게 유지 안 된다.”
—2안(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도 기금고갈 시기가 크게 늘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김상균) 현행 국민연금법에 의하면 수급 개시 연령은 60세에서 2033년까지 65세로 늘리는 쪽으로 간다. 개시 연령은 올라갔는데 가입 연령은 그대로이다 보니 차이가 생겼다. 수급 연령과 가입 연령의 간극이 벌어질수록 노후빈곤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선진국처럼 일치시켜 같이 올라가도록 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다. 다만 가입기간이 연장되더라도 소득이 있는 사람만 해당한다.”
“(김연명) 보험료를 59세까지 내고 연금은 한참 기다렸다가 받는 건 대한민국밖에 없다.”
—정년연장도 같이 논의되는 것인가.
“(김상균) 근본적으로 국민연금법 개정을 통해 수급 개시 연령은 조정할 수 있겠지만 정년연장은 할 수 없다. 그건 근로기준법으로 해야 한다. 다만 의제숙의단에서도 어려움이 있다. 가입 연령을 늘리는 사용자와 자영업자 등의 부담이 커진다. 이 때문에 의제숙의단 내에서도 반발이 컸다.”
“(이희진) 공론화의 중요한 지점이 대표성과 숙의성이다. 전 국민을 대표할 수 있게 선정하는 것, 인구와 성별, 연령, 지역 변수를 고려했다. 의제에 따라 국민의 생각을 묻는다. 앞서 1만명 전화 조사를 통해 결과를 도출했다. 대표성 있게 시민대표단을 구성했다. 22일 시민대표단이 선정되고, 설문조사를 추가로 진행한다. 4월13∼14일, 20∼21일 총 4차례 실시되며 KBS를 통해 생중계될 예정이다. 국민이 전문가의 이야기를 듣고 이해당사자들 의견도 참고하고 깊이 있게 숙의하고 나면 의견의 변화가 나온다. 통상 공론화에 참여한 시민대표단은 40% 내외로 의견 변화가 있다.”
—타 직역연금이나 퇴직연금과의 통합 등 구조개혁 논의도 진행되나.
“(김용하) 숙의단에서 치열하게 논의했다. KDI에서 말하는 신연금을 분석해 보니 확정기여형을 도입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그런데 이것은 국민을 혼선에 빠뜨린 게 아닌가 걱정스럽다. 미적립 충당금 609조원을 재정으로 투입하면 현행 제도도 2100년까지 그대로 간다. 문제는 국가가 그렇게 낼 돈이 없다. 이번 숙의단 논의에서도 빠져 있다.”
“(김상균) 부정적 시각이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국회가 주도하는 연금개혁의 기초작업이 지금만큼 충실하게 이뤄진 적이 없었다. 이제 마지막 단계에서 공론화 절차까지 보강했다. 성공적으로 보고서를 만들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특위에 올리겠다. 이번에 꼭 국회에서 국민연금법 개정이 통과되길 희망한다. 이번 통과하지 못하면 22대 국회에선 원점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연금개혁이 1년 늦어질 때마다 보험료율은 더 올라가야 한다. 이제 마지막 점만 찍으면 되는 단계까진 다 왔다.”
조병욱·배민영 기자·사진〓서상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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