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속 K패션이 현실로…파리서 첨단기술 접목 ‘K패션쇼’
메타버스(가상세계) 속의 옷과 아바타가 진짜 의상과 모델로 구현돼 런웨이를 누비는 신개념 패션쇼가 22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렸다. 대형 스크린에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ZEPETO) 속 아바타 모델이 등장하면, 똑같은 차림의 모델이 런웨이를 걸으며 의상을 선보였다. 메타버스 속 아바타와 인간 모델이 일종의 ‘디지털 트윈’을 이룬 셈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이 네이버와 손잡고 마련한 ‘모드 앳 파리 2024(Mode at Paris 2024)’ 행사다. 파리 중심가의 웨스틴 방돔 호텔에서 열린 이 패션쇼를 통해 한국 디자이너들의 10개 브랜드, 총 20벌의 의상이 현지 패션 업계 관계자와 인플루언서들에게 소개됐다. 모두 제페토 내 패션 월드(메타버스내 게임)인 ‘런웨이 제트(Z)’에서 아바타를 위한 2024년 봄·여름 신상품 패션 아이템으로 제공되는 것들이기도 하다.
콘진원은 “패션 업계에선 처음 선보인 방식”이라며 “지난해 10월 제페토 내에서 열린 ‘모드 앳 제페토’ 가상 패션쇼, 또 12월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벌였던 오프라인 팝업스토어 ‘모드 앳 서울’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모드 앳 제페토에는 6주간 총 329만명의 제페토 이용자가 방문했고, 이들 통해 소개된 아바타용 의상과 아이템들이 모드 앳 서울 행사를 통해 실제 상품으로 나와 팔렸다.
행사에 직접 참석한 조현래 콘진원장은 “세계 패션의 중심지이자, 유럽 최대 제페토 이용국인 프랑스에 한국 패션을 소개하고, 한국 디자이너들의 진출도 꾀하려 마련한 행사”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 패션을 좀 더 차별화시켜 소개하기 위해 한국이 자랑하는 메타버스 기술과 접목했다”고 덧붙였다. 콘진원은 지난 19일 프랑스 릴에서 열린 방송·영상 마켓 ‘시리즈 마니아’를 통해 CJ ENM과 에이스토리,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을 이끌고 참가하는 등 다양한 한국 콘텐츠를 프랑스에 소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현지 패션 업계 관계자들은 큰 관심을 보였다. 크리스텔 니콜로 프랑스 의상조합 신진 디자이너 육성팀장은 “메타버스 서비스 제페토와 패션을 접목한 점이 아주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또 이탈리아 피티 이매진의 프란체스카 타코니 코디네이터는 “한국 패션뿐 아니라 문화 자체가 상당히 영감을 주고 재미있다”고 언급했다.
이날 나온 브랜드는 본봄(BONBOM), 줄라이칼럼(JULYCOLUMN), 두칸(DOUCAN), 한나신(HANNAH SHIN), 메종니카(Maison Nica), 비건타이거(VEgAN TIgER), 므아므(MMAM), 분더캄머(WNDERKAMMER), 아이아이(EYEYE), 비뮈에트(BMUET(TE)) 등이다. 이중 일부 브랜드는 지난해 모드 앳 서울 행사에도 나왔다.
양윤아 비건타이거 디자이너는 “이번 패션쇼는 패션 업계 종사자들에게만 어필하는 게 아니라 대중들과 가까워질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가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최충훈 두칸 디자이너는 “아바타를 현실 세계에 꺼내 보여준다는 방식이 흥미로웠다”며 “앞으로 이런 방식의 패션쇼가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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