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지붕 설치’가 성평등?…‘성인지 예산’ 끼워 맞추기 논란

김현주 2024. 3. 2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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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성인지 예산'이란,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혜택을 받도록 편성하는 예산을 말합니다.

그런데 전북특별자치도의 성인지 예산서를 살펴봤더니, 전통시장 지붕 설치 등 성평등과 무관한 사업이 다수 포함돼 '끼워 맞추기'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전주의 한 전통시장.

양쪽으로 상점이 늘어선 통로 위로 아케이드 지붕이 설치돼 있습니다.

궂은 날씨에도 비나 눈을 막을 수 있는 시설입니다.

이렇게 전통시장의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에 전북특별자치도는 올해 22억 원의 예산을 배정했습니다.

그런데 이 예산, 성인지 예산으로 분류됐습니다.

전북도의 성인지 사업 관련 예산서를 직접 들여다 봤습니다.

그런데 전통시장 예산 가운데, 성평등과 직접 연관된 여성 화장실 개선 사업은 1억 6천만 원, 7퍼센트에 불과합니다.

전북도는, 전통시장의 특성상 여성 고객이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모두 성 평등과 관련 있다고 설명합니다.

전북도는 올해 전체 성인지 예산으로 모두 8천9백억 원을 책정했지만, 엉뚱한 사업은 한둘이 아닙니다.

공무원 포상이나 생계 급여 관련 사업 등도 성 인지 예산으로 분류한 겁니다.

특히 지방세 징수액 목표 달성을 위한 사업 예산 181억 원도 성인지 예산이지만, 성평등 관련 홍보물 제작에는 고작 천만 원이 쓰였습니다.

[방상윤/전북특별자치도 예산과장 : "저희 시스템상에 세부 사업 단위로 관리가 되고 있어서 그게 전체적으로 성인지 예산으로 잡혀있다고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해마다 보여주기식 편성을 되풀이하는 성인지 예산 제도, 성평등 실현이라는 취지를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현주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김현주 기자 (thiswee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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