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방언투성이 판소리 쉽게 풀어… 희로애락 오롯이 느꼈죠”
기존 사설집 교정·주석 작업에 매진
심청가·춘향가·흥보가 등 정리 완성
사설 작업하며 감정 하나하나 이해
심청가로 9번 도전 끝에 대통령상도
관객도 쉽게 이해… 호응부터 달라져
“외국인 즐길 수 있게 악보집 펴낼 것”
이 과정에서 마음도 다잡았다. “‘심청가’를 들고 대회를 일곱 번 나가 계속 떨어지니 한 심사위원이 ‘춘향가로 바꿔 보는 게 어떻겠냐’고 한 적 있어요. 고민스러웠지만 결국 ‘이건 심청가가 아니라 내 문제다’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사설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해석해 들려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깨달았죠.”
지난해 10월 서울 돈화문국악당에서 한 두 번째 완창(춘향가) 무대도 2년 전 첫 완창 때와 비교가 안 됐다. 박가빈이 만든 ‘김세종제 춘향가―조상현 창본’ 사설집을 받아 보고 내용을 쉽게 이해한 관객들의 호응부터 남달랐다. 5시간이 넘는 공연 시간 내내 추임새를 넣으며 판소리의 재미에 푹 빠졌고, 박가빈은 공연이 끝나자 벅찬 눈물을 흘렸다. “사설을 공부하고 춘향가를 완창할 때는 진짜 재미있었어요. 판소리 사설만 제대로 이해해도 그 안에 녹아 있는 인간의 (보편적) 감정이나 상황을 내가 충분히 음악적으로 전달할 수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자신이 손을 본 사설집도 완벽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 더 뛰어난 사람들이 보완해 주길 바란다고 한 젊은 소리꾼의 또 다른 목표는 판소리 다섯 바탕을 모두 오선지에 담아 악보집을 펴내는 것이다. “음악에선 악보가 만국 공통 언어잖아요. 판소리를 악보로 옮겨 다양한 문화권 사람들과 교류하며 판소리를 확장하려 합니다. 소리꾼과 고수가 판소리(공연)의 원형이라면, 악보집을 만들어 양악기 등 다른 나라 악기와도 협업하는 게 판소리의 변형이라고 생각해요.” 지난 2월 채보에 들어간 심청가 악보집부터 올 연말쯤 첫선을 보일 계획이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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