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지 줄고 알 훔쳐간다…'멸종위기' 저어새 잇단 수난

송인호 기자 2024. 3. 24.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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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6천 마리밖에 남지 않은 귀한 새, 저어새가 서해안 일대에서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2년 전과 달리 저어새의 번식지 윗부분을 검은색 새떼가 점령했습니다.

[양민승/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 : 전 세계 번식 집단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번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위치한 저어새의 번식지나 번식 집단에 문제가 생긴다면 전 세계 저어새 개체 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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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 6천 마리밖에 남지 않은 귀한 새, 저어새가 서해안 일대에서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송인호 기자가 그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의 번식지로 알려진 인천 송도 인근의 한 유수지입니다.

올봄에도 어김없이 일본과 타이완 등지에서 겨울을 난 저어새가 짝짓기를 위해 속속 날아들고 있습니다.

도심 속 척박한 유수지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저어새가 10년 넘게 집단번식을 이어가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입니다.

[권인기/저어새 생태학습관 관장 : 유수지 한가운데 저 섬이 있기 때문에 방해가 굉장히 적고요. 바로 앞에 고잔 갯벌이 있습니다. 먹이터까지 갈 수 있는 거리가 굉장히 짧은 거죠.]


그런데 2년 전과 달리 저어새의 번식지 윗부분을 검은색 새떼가 점령했습니다.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된 민물가마우지가 먼저 번식해 자리를 차지한 것입니다.

[권인기/저어새 생태학습관 관장 : 민물가마우지 번식 시기가 저어새보다 좀 빠르거든요. 가마우지가 거길 점령해서 저어새가 약간 아래쪽으로 밀려난 상황입니다.]


야심한 시간, 저어새 둥지에 너구리 한 마리가 나타나더니 알을 닥치는 대로 먹어치웁니다.

인근 하천에서 흘러든 퇴적물로 유수지 수심이 얕아지자 육상 포식자가 침입한 것입니다.

주변에 울타리를 쳐놔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

[양민승/국립생태원 전임연구원 : 전 세계 번식 집단의 90% 이상이 국내에서 번식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위치한 저어새의 번식지나 번식 집단에 문제가 생긴다면 전 세계 저어새 개체 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지난해 이곳에서 짝짓기에 성공한 저어새는 270쌍, 전 세계 개체 수의 10%에 육박합니다.

멸종위기종 저어새 보호를 위해 유수지 준설과 유해 야생동물 관리 같은 적극적인 번식지 보호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정용화, 디자인 : 서승현, 화면제공 : 국립생태원·저어새 생태학습관)

송인호 기자 songs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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