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전지 후보 24시] `경륜` 김영주 vs `정권심판` 채현일 각축… 허은아 `분전` 변수

김미경 2024. 3. 24.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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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포갑
더불어민주당 채현일
안양천 일대 돌며 밀착 소통
주민 "구청장때처럼만 해달라"
 
국민의힘 김영주
아침부터 산악회·교회 강행군
주민 "민주당이 베테랑 버려"
 
개혁신당 허은아
등산객 만나고 성당 등 찾아
주민 "청년 이해하는 정치인"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구갑 후보가 24일 오후 안양천에서 현장유세를 하고 있다. 한 시민과 소통 중인 채 후보의 모습. <채현일 후보 캠프 제공>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구갑 후보가 24일 오후 안양천에서 현장유세를 하고 있다. 한 시민과 소통 중인 채 후보의 모습. <채현일 후보 캠프 제공>
국민의힘 제22대 총선 서울 영등포갑 후보인 김영주 국회부의장이 24일 오전 영등포구 영등포교회(왼쪽), 영은교회(가운데와 오른쪽) 인근을 순회하며 거리인사를 했다. 당색(빨강) 혹은 하얀색 선거운동용 상의와 청바지 차림으로 몸을 가벼이 한 김영주 후보는 예배를 위해 각 교회를 찾았거나 지나가던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가 24일 문래동 일대에서 응원과 격려를 해준 지지자에게 화이팅을 외치며 호응하고 있다. 캠프 제공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가 24일 문래동 일대에서 지지자와 만나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캠프 제공
허은아 개혁신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가 24일 문래동 일대에서 지지자와 만나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캠프 제공

22대 총선 후보자 등록 후 첫 주말을 맞아 서울의 격전지로 꼽히는 영등포갑의 후보 3인방이 숨 돌릴 틈 없이 빡빡한 표심잡기에 올인했다.

서울 영등포갑은 2012년에 치른 19대 총선부터 21대 총선까지 내리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총선에서 승리한 지역이라 민주당 우세 성향이 두드러진 곳이자만 이번엔 3파전 구도가 형성돼 예측불허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

◇제41대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채현일(53) 민주당 서울 영등포갑 후보는 이날 안양천 일대를 돌며 현장유세를 진행했다. 김지연 영등포구의원 등 캠프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채 후보는 안양천에서 운동 중인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시민들은 채 후보가 지난 2018년부터 4년간 영등포구청장을 지낸 사실을 언급하며, 재직 당시 일을 잘해줘서 고맙다는 취지의 덕담을 건넸다. '영등포구 토박이'라고 밝힌 한 시민은 채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구청장 때처럼 일을 잘할 것이라고 응원했다.

반려동물과 산책을 나온 한 시민과 만난 채 후보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여러 정책들을 내놓은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반려가족들을 위해서 세심한 정책을 내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 후보는 안양천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구청장 재직 당시 갈대밭에 불과했던 안양천을 시민들이 운동할 수 있는 '테마파크'로 재탄생시킨 것에 대한 자부심을 보였다. 채 후보는 "안양천이 예전에 갈대밭이 많았고 관리가 잘 되지 않았다. 제가 구청장 때 산책로, 자전거 라이딩로, 테니스장, 야구장 등 '안양천 종합체육 벨트'와 장미공원을 만들었다. 주민들이 언제든지 와서 쉴 수 있고 운동도 하면서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유세 후 본보와 인터뷰에서 채 후보는 '윤석열 정권 심판론'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4·10 총선은 정권 심판의 성격이 강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냉철한 '정권 심판'이라는 민심이 드러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김영주 국민의힘 후보를 겨냥해선 "이 지역에서 민주당 이름을 걸고 국회의원에 국회부의장, 고용노동부 장관까지 하신 분이 어느 날 갑자기 상대 당으로 가버렸다"면서 "지역 주민들의 민심이 들끓고 있고, 이에 대한 심판도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교통의 요충지'를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채 후보는 "영등포역을 중심으로 경부선과 경인선을 비롯한 6개 국철(71.6㎞) 지하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그리고 당산역 2호선 철도 지하화, 도림고가, 영등포로타리 고가 등을 재정비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영등포역 KTX 호남선 신설 및 경부선 증편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24일 김영주(68·여) 국민의힘 영등포갑 후보는 조용하게 밑바닥을 ?었다. 오전부터 산악회 동호회를 만나고, 교회를 찾은 시민들과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두루 얼굴을 비쳤다. 네번째로 훑는 영등포갑 바닥민심은 변치 않았단 자신감이 엿보였다.

김 후보는 이른 아침 영등포교회 예배객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함께 예배에 참여했다. 날이 따뜻해지자 흰색 바람막이와 청바지 가벼운 차림으로 양평동 영은교회 인근을 지나는 시민들에게 다가섰다. 눈인사 또는 고갯짓으로만 응대하는 이가 다수였지만, 반응이 일 땐 뜨거웠다.

40대로 보이는 남성은 김 후보와 선거운동원에게까지 양손을 부여잡고 응원했고, 김 후보와 어깨동무한 채 담소를 나눈 중년 여성, 김 후보와의 '셀카'를 남긴 10대 딸과 어머니도 있었다. 예정보다 늦게 현장을 떠나면서는 교통안전 요원들에게 90도로 숙여 감사를 표했다.

짬을 낸 김 후보는 SNS에 "중단없는 영등포발전, '이번'에도 여러분과 함께"라고 썼다. 제1야당의 4선 현역이었지만, 국민의힘(정당기호 2번) 후보로 탈바꿈한 각오를 드러낸 셈이다. 캠프 관계자는 "17대 국회 때처럼, 국민의힘에서 시작한 초선같은 마음가짐"이라고 전했다.

김 후보는 △경부선 영등포 구간 지하화 △당산·양평 한강변 명품단지 조성 △문래동 등 준공업지역 대개조 △정체된 주거정비사업 활성화 △경전철 목동선의 '선유고역' 신설 △복합문화체육시설 추가 건립과 안양천 반려견 놀이터 설치 등 지역맞춤 공약에 힘을 주고 있다. 문래공원에서 김 후보를 만난 한 시민은 "민주당이 일 잘하던 베테랑을 버렸다"며 지지를 표명했다. 김 후보 캠프에 이날 노조 활동가들의 지지방문도 있었다. 한국노총 금융노련 상임부위원장, 노동부 장관을 지낸 그는 탈당 당시 택시노조, 공공노련의 지지선언을 받았다.

◇허은아(51·여) 후보는 정식 후보 등록을 마친 뒤 첫 일요일인 24일 새벽 6시20분 집을 나서 일정을 시작했다. 개혁신당의 색인 오렌지색 점퍼와 모자 달린 티셔츠, 청바지 등 생생한 에너지를 뿜어내는 차림의 허 후보는 눈이 마주치는 모든 이들에게 "건강한 하루 보내십시오"라며 미소 가득한 인사를 건넸다.

만연한 봄날씨를 즐기러 등산을 떠나는 산악회원들을 만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 허 후보는 영등포 지역 영은교회와 당산동성당, 영등포교회 등을 찾아 예배를 드리러 하루를 일찍 시작한 구민들과 만남을 이어갔다.

인지도 차가 크다는 점 때문에 걱정을 안고 시작한 선거운동이지만 다행스럽게도 정답게 인사를 받아주는 시민들과 응원의 말을 아끼지 않는 구민들이 있어 힘을 내고 있다. 허 후보가 오후 2시쯤 문래동 우리벤처타운 사거리에서 거리 인사를 하던 중 택시 한 대가 허 후보 앞에 멈춰섰다.

조수석 쪽 창문을 내린 택시기사는 허 후보에게 "응원한다"면서 "길게 보고 정치를 했으면 한다"고 격려했다. 허 후보는 '화이팅'을 외치는 것으로 호응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던 한 남성은 허 후보에게 함께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허 후보의 곁에는 자원봉사를 자처한 20대 청년이 함께 했다. 영상 촬영·디자인 능력자인 류승호씨(27)는 "허 후보의 정책과 발의한 법안 등을 보면서 청년들의 생각을 이해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정치인이라 느꼈다"고 했다. 승호씨는 허 후보의 선거운동 모습을 꼼꼼히 촬영해 SNS용 영상에 담았다.

허 후보는 "따뜻한 응원의 말을 들을 때마다 울컥하게 된다"면서 "원칙없는 승리는 의미없다. 원칙있는 패배를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인이 되겠다"고 했다. 허 후보는 20도를 웃도는 이른 더위에도 문래동을 지나 선유도까지 강행군을 했다. 아이와 함께 나온 젊은 부부를 만나면 아이에게 칭찬이나 덕담 한마디를 건네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김미경·한기호·권준영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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