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최초 日 글로벌 럭셔리 호텔 사령탑 올랐다 앤디 노 총지배인 [호텔 체크인]

2024. 3. 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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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과 자신감은 필수"
오사카 엑스포 내년 개최
럭셔리 호텔 각축전 치열
대대적 개보수 진행 박차
서비스 질적 향상 목표
앤디 노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총지배인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호텔

"자기 한계를 두고 정말 그 자리로 갈 수 있을까 걱정이 들 때가 많았다. 창립 멤버로 함께했는데 총지배인으로 돌아와 감회가 새롭다."

일본 글로벌 체인 럭셔리 호텔에서 첫 한국인 총지배인이 나왔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사령탑에 오른 앤디 노 총지배인(한국명 노정길·49)이 그 주인공이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는 일본 최초이자 유일한 세인트 레지스 호텔로 오사카의 샹젤리제로 불리는 미도스지 중심부에 있다. 세인트 레지스는 미국 세계 최대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내 최상위 럭셔리 브랜드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가 처음 문을 연 시기는 2010년. 당시만 해도 글로벌 체인 럭셔리 브랜드에서 임원은 물론 총지배인까지 한국인은 전무했다.

한국 서울에서 태어난 노 총지배인은 W 서울 워커힐(현 비스타 워커힐 서울),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스위스호텔 난카이 오사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이후 리츠칼튼 교토를 거치며 20년 넘게 업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9월 총지배인에 정식 취임한 노 총지배인을 여행플러스가 단독으로 만났다.

노 총지배인은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 창립 멤버이자 재무이사로 근무했다. 합류 배경에 대해 그는 "마케팅·인사·재무 등 호텔 정보를 많이 알고 있던 게 도움이 됐다"며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는 한국을 떠나 일본에서 일을 시작한 장소라 체육관처럼 나를 단련시켜주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노 총지배인은 2010년 6월부터 쭉 간사이 지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일본에 온 지 13년이 넘었다. 2010년 서울에서 일할 당시 스타우드(현 메리어트그룹) 측에서 일본 근무를 제안했다. 그는 "일본어를 못 해서 일본어를 조금 섞어가며 영어로 인터뷰했는데 면접관이 그런 노력을 좋게 봤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타지에서 일하며 어려움도 많았을 터. 그는 "지나고 보니 고생보다는 좋은 경험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처음 일본에 왔을 때 그룹 내 한국인 간부는 혼자였다"며 "항상 문제엔 근본 원인이 있기 나름이고, 이를 알아내면 포기하지 않고 왜 고쳐야 하는지 팀원에게 전달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일본 친구들이 많아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게 설득해 쭉 있게 된 점도 있다"며 웃음을 보였다.

호텔업계에서 오사카는 간사이 지역 관문으로 교토·고베·나라의 허브 역할을 하는 도시다. 내년엔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열린다. 오사카 내 럭셔리 호텔은 2010년에 리츠칼튼과 세인트 레지스 두 곳뿐이었으나 지금은 콘래드, 그랜드 인터콘티넨탈, W가 있다. 올해는 포시즌스, 내년은 월도프 아스토리아와 카펠라그룹의 파티나가 들어선다.

일본 호텔은 주로 스몰 럭셔리로 객실 수가 적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처럼 100~160실 정도인 호텔이 주류를 이룬다. 객실 수가 단순히 적다고 직원 수까지 적은 건 아니다. 여러 역할에 맞게 유기적으로 돌아간다.

그는 럭셔리에서 중요한 건 '경험을 큐레이팅하는 것'이라고 했다. "호텔 각각의 공간은 스토리텔링으로 연결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공간은 세인트 레지스 바의 벽화가 있는 바 카운터인데 오사카 역사와 위치에 대한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한국인의 발길을 잡기 위한 전략으로 '버틀러 서비스'를 어필했다. 버틀러 서비스로 유명 레스토랑이나 숨은 맛집을 예약할 수 있다. 세인트 레지스 오사카에는 한국인 직원이 10명 정도 근무해 보다 편한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올해 목표로 '서비스 질적 향상'을 언급했다. 그는 "좋은 인재를 등용해 재방문율을 높일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에 걸쳐 객실·레스토랑 등 대규모 개보수도 진행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젊은 시절의 노력과 총지배인이 된 50대를 바라보는 지금은 어떻게 다를까. 그는 "20·30대는 호텔이 글로벌 체인이고 불확실했기에 외국어를 공부했다"며 "총지배인이 된 지금 우선순위는 고객 경험 관리"라고 부연했다. 그는 쉬는 날엔 직접 사비로 여러 럭셔리 호텔을 예약해 묵는다. 요즘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로 전 세계 호텔 리뷰를 찾아본단다.

일본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다양한 포지션으로 활약하고 있는 호텔리어가 많다. 매일 발전하는 자세로 영감을 주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그는 "나는 토종 국내파로 영어나 일본어 발음과 정확도가 조금 떨어질 수 있으나 일에 대한 열정과 자신감은 남다르다. 젊을수록 패기와 자신감을 갖고 해외에 진출해보길 권한다"고 후배 호텔리어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일본 권효정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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