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신문 독자위원회 1차 회의]“ICT 길잡이 역할해야…모바일 개선도 숙제”

박준호 2024. 3. 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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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전자신문 독자위원회 1차 회의가 19일 서울 중구 더존을지타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최희재 전자신문 편집전문의원(간사), 오세천 LG전자 전무,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 권영상 SK텔레콤 부사장, 주은영 베스트핀 대표,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이재현 서울대 교수(위원장), 김경환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 조춘식 한국전자파학회장, 민명기 로앤굿 대표.

'전자신문 독자위원회'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대표하는 매체인 전자신문이 가진 전문성과 차별성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단순 정보 전달에 그치지 않고 심도있는 분석 기사가 뒷받침돼야 ICT 정론지로서 독자 눈높이에 맞출 수 있다는 조언이다. 규제 영역에서는 정보 전달, 분석을 넘어 문제 제기, 대안 제시 등을 통해 전자신문이 가이드라인 역할을 해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

지난 19일 독자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는 전자신문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위원들은 신년기획과 CES, MWC 등 기획보도와 주제 발굴, 분석력을 호평하면서도 전자신문만의 어젠다 발굴을 통해 산업과 정책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화두인 인공지능(AI) 이슈와 관련해 히스토리부터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긍정적, 부정적 영향, 이에 대한 해결책과 대안까지 제시하는 장기적 관점의 기사를 보도해줄 것을 주문했다. 또 일반 독자를 고려해 어려운 개념과 용어는 쉽게 풀어쓰고 콘텐츠 다변화 측면에서 연성 기사 발굴도 숙제로 던졌다.

또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 배치는 지양하고 독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은 모바일 사용성도 빠르게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면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독자와 소통하기 위해 지면에 QR코드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도 아이디어로 제시됐다.

〈독자위원회 참석자〉 (위원장 이하 가나다순)

△이재현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위원장)

△권영상 SK텔레콤 부사장

△김경환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

△문무일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전 검찰총장)

△민명기 로앤굿 대표

△박청원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부회장(서면 참여)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장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오세천 LG전자 전무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임부회장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장

△조춘식 한국전자파학회장

△주은영 베스트핀 대표

△최희재 전자신문 편집전문위원(간사)

권영상 SK텔레콤 부사장

◇권영상=전자신문 기사는 회사 내부 스크랩에서 항상 많은 지분을 차지하는 매체다. 올해도 많은 인사이트를 얻고 있다. 1월 22일자 1면에 게재된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를〉 기사는 직관성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 평소 해당 이슈에 관심이 없던 독자라면 제목만 보고 내용을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소제목으로 찬반 이견 등이 반영됐으면 기사에 더 몰입하기 좋았을 것 같다.

1월 16일자 1면에 실린 〈단통법, 10년 만에 존폐 기로〉 기사는 정부 정책이 발표되기 전에 전자신문이 돌아가는 상황을 빠르게 포착해 일찍 전달해준 기사다. 덕분에 내부에서 의사결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1월 24일자 〈단통법 없어지나...이통사 '우려' 야당 '책임론' 유통점 '환영'〉 기사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자 입장을 정리해서 입체적으로 볼 수 있는 기사였다.

아쉬운 점은 이 분야 최고 전문성을 가진 전자신문 입장이 반영되지 않은 점이다. ICT업계 최고 오피니언 리더 매체라는 상징성을 고려할 때 해당 이슈에 대한 평가나 의견이 기사에 어느 정도 반영되면 좋겠다. 연재칼럼인 〈광고로 보는 통신역사〉는 내부 직원게시판에서 자주 회자되는 기사다. 오는 29일 창사 40주년을 맞아 예전 향수도 돌이켜보고 잊고 있던 DNA를 일깨워주는 연재 준비해준 점 감사드린다.

3월 14일자 〈신고제로 방송규제 풀고 1조원대 K콘텐츠 전략펀드 조성〉 기사 경우 정부 발표 내용과 업계 반응을 입체적으로 정리했다. 한 가지 제안하자면 과거부터 반복적으로 발표된 유사 전략의 성취도와 정책 방향 일관성, 정합성을 조망하는 기사가 나왔으면 한다.

김경환 서울대병원 융합의학기술원장

◇김경환= 1990년대 후반은 의료계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가는 시기였다. 2000년대 초반 서울대병원 중심으로 전산차트가 완성됐고 당시 주도적 역할을 했다. 서울대병원 최고정보책임자(CIO)인 정보화실장을 맡으면서 자비를 들여 전자신문을 구독하고 스크랩해왔다. 전자신문 모기업인 더존과 인연도 깊다. 작년까지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이사장을 역임하면서 더존비즈온 전사자원관리(ERP) 시스템인 '아마란스10'을 의료계에 처음 도입했다.

헬스케어도 IT가 중요한 시대다. 미국 드론배송 기업인 지플라인은 소형 드론을 통해 약품까지 배송한다. 아프리카 진료봉사할 때 드론을 통해 집까지 약품을 실어나르고 회수하는 모습을 직접 봤다. 이런 기술이 헬스케어 산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전자신문도 모든 독자들의 관심사인 디지털 헬스케어와 건강정보 관련해 심층적 접근을 통해 보다 심도있는 기사를 다룰 필요가 있다.

오세천 LG전자 전무

◇오세천=전문지만이 할 수 있는 어려운 개념에 대한 히스토리 정리를 해주면 좋겠다. 일례로 AI라고 하면 모든 매체가 기술 수준은 어떤지, 미래 어떻게 될 것인지 등 비슷한 내용을 다룬다. 1990년대 나온 AI 세탁기와 지금의 AI 스마트가전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왜 2020년대 들어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했는지 등 이슈에 따라 히스토리를 정리한 스토리텔링 방식으로 접근하면 독자 이해도 빠르고 재미가 증폭될 것 같다. 시장에서 핫한 기술은 시리즈로, 그보다 덜한 기술은 단편 기사로라도 매주 또는 격주 연재한다면 관심을 지속적으로 붐업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지면의 한계가 있다면 기사 말미에 QR코드를 삽입하는 것도 검토해 봄직하다. QR코드를 통해 기사의 배경이나 취재 비하인드 스토리 등을 볼 수 있다면 지면과 온라인을 넘나들며 독자와 호흡하는 새로운 접근방식이 될 것 같다.

총선 앞두고 정책 중심의 인터뷰가 필요해보인다. 〈4·10 출사표〉 코너 경우 후보자와 지역구를 소개하는 것보다 기술 관련 정책 비전 중심으로 실어주면 좋겠다.

아무래도 매체 특성상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기사가 많다보니 인물 사진이 너무 많다. 각 회사 대표를 소개해주는 것도 좋지만 비중을 줄이고 기술을 보여주는 사진이나 이미지가 들어간다면 독자 입장에서 지면이 더 풍부해보일 수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

◇이승규=바이오는 성장 산업이고 규제 관련 이슈가 많다보니 산업을 좋은 방향으로 끌고 가기 위한 전자신문의 역할이 중요하다. 과거 전자신문이 마이크로바이옴 포럼을 통해 생태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는 것을 보고 언론의 힘을 느꼈다.

바이오산업도 AI 등 혁신적 기술과 이를 활용한 다양한 분야에서 성장이 기대된다. 전자신문이 이머징 마켓에서 바이오의약품, 유전자치료, 기술이전, AI기반 진단기기, 디지털 헬스케어 상용화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혁신기업의 역할을 조망해줬으면 한다. 기술을 통한 에너지 분야 혁신, 글로벌 시장 확대, 투자 및 인프라 개선 등 다양한 측면에서 후속 취재도 필요하다. 기술이 산업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규제에 부닥친다. IT가 접목된 바이오 인더스트리 자체를 다루는 것도 좋지만 산업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있어 겪게되는 규제 이슈나 정책 등을 선제적으로 다뤄주는 가이드 역할을 전자신문이 해주면 좋겠다.

특히 AI 기사 연재 섹션을 통해 미래 산업을 선도할 차세대 기술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이 돋보였다. 급변하는 기술 시장 분야를 시의적절하게 다뤄 독자가 쉽게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줬다. AI를 포함해 새로운 기술분야 주요 쟁점에 대해 전자신문의 특성을 살려 기획기사나 특집 형태로 내용을 많이 다뤄줬으면 한다.

안완기 한국생산성본부 회장

◇안완기=한국생산성본부(KPC)는 ICT 분야 직장인 교육 기획을 위한 수요 조사 및 트렌드 파악을 위해 전자신문 기사를 활용하고 있다. CEO 대상 챗GPT 교육 등을 진행해보니 AI에 대한 실무적 지식을 익히고 싶어하는 수요가 많다. AI 발전에 따른 산업 구조와 일자리 변화 속에 전자신문이 인적 자원 영역에서 변화와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를 선제적으로 이끌어주면 좋겠다. 특히 대기업 중심 AI 환경에서 국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중견·중소기업 AI 도입 어젠다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1월 4일자 〈융합인재 양성 시급 한국만의 전략 찾자〉 기획기사와 3월 24일자 〈국내 기업 생성형AI 도입, 글로벌 기업과 격차 커〉 기사는 시의적절했다.

1월과 2월에는 CES와 MWC 등 전자신문이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이벤트가 많았다. KPC는 주요 해외 전시회 참관단 연수를 기획할 때 전자신문이 제공하는 정보를 참조한다. 참관단을 이끄는 현지 컨설턴트가 활용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기사가 많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연수를 기획, 주관하는 기관에 유용한 기사가 될 수 있다.

또 전자신문 자체가 교육의 소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일반독자뿐 아니라 관련 분야 교육에 활용된다는 점을 고려해 콘텐츠를 활용한 트렌드 자료 등이 보완되면 좋겠다.

주은영 베스트핀 대표

◇주은영=담보대출 비교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핀테크 회사를 운영하는 독자 입장에서 전자신문에서 전통 금융사와 중소 핀테크 기업을 균형있는 시각에서 다뤄줬으면 한다. 기사를 읽다보면 ICT 분야서 모르는 용어가 많이 나온다. 검색해볼 수는 있지만 막상 본인 분야가 아니면 일일이 하게 되지 않더라. 어려운 용어는 추가적 설명 등을 통해 조금 더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고민해주면 좋겠다.

전자신문이 ICT 전문지지만 콘텐츠 측면에서 ICT 외에도 사람의 감성을 터치할 수 있는 문화 관련 콘텐츠도 담기면 좋을 것 같다. 그런 관점에서 3월 4일자 사이언스 인 미디어 세션에 〈땅·공간 해석하며 인간 길흉화복 연결〉 기사는 흥미로웠다. 최근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화 '파묘'를 소재로 삼아 기사를 작성한 아이디어가 좋았고 풍수에 대한 여러가지 정보들을 접할 수 있었다.

1월 24일자 〈韓 오는 오픈AI CEO …AI칩 얼라이언스 논의〉 기사는 고무적 소식을 1면에 적시 소개해줘서 좋았지만 추가적으로 대만 TSMC나 일본 기업들과 오픈 AI와의 협력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줬다면 더 알찬 보도가 됐을 것 같다. 1월 30일자 〈플랫폼법, 결국 '네카오 규제법' 되나〉 기사는 조금 더 자세하게 해외기업과 국내기업, 중소기업별로 규제법 적용시 장단점과 소비자 측면의 입장을 담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기사 내용과 관련 없는 기후동행카드 사용자 사진이 바로 옆에 배치된 점도 아쉽다.

전윤종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 원장

◇전윤종=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산기평)은 연간 3조원 규모의 정부 연구개발(R&D) 사업을 관리하고 있다. 수많은 기업이 우리 고객이다. 고객과 산기평을 연결하는 중요한 매체가 전자신문이다. 전자신문 지면을 통해 산업기술정책 주요 내용을 고객에게 전달한다.

지면을 살펴보니 우수한 기사도 있고 아쉬운 것도 있었다. 3월 6일자 〈원자재 가격 폭등에 '무늬만 중견'…중소기업 새 기준 마련 시급〉 기사는 기업애로를 짚어준 기사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정책 개정의 필요성을 제시했다. 중소기업 해외진출과 관련한 법령 개정 등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전반적 논의가 필요한 점을 상기시켜 좋았다. 반면 1월 30일자 〈KAIST, 고온 초전도체 물질 파악 기반 마련〉 기사는 보완이 필요한 기사다. 전문 용어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일반 독자가 이해가 어려웠다. 원자와 홀의 분포 결과 그림과 더불어 기술의 원리를 간단하게 설명해주는 삽화가 있었으면 이해하기 좋았을 것 같다.

그래픽이 불친절한 기사도 있었다. 1월 29일자 〈대우루컴즈 공공조달PC 왕좌 탈환〉 기사 경우 중앙에 배치한 막대그래프가 연도별로 분리돼있어 증감 여부를 직관적으로 비교하기가 어려웠다. 차트를 업체별로 분리해 2022년, 2023년 수치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게 했다면 한 눈에 비교하기 용이했을거다. 또 통신ICT 섹션면에 서울시 저출생 위기 극복을 위한 지원 프로젝트 기사가 들어 있어 지면배치가 다소 부적합해 보인다.

모바일 역량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 원이 대구에 있다보니 오가면서 주로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보게 된다. 레거시 언론 중심으로 종이신문을 보는데 젊은 사람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많이 넘어갔고 뉴스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포털을 통해 접한다. 더존과 관계를 맺은 만큼 디지털, 온라인 측면에서 각별한 대책이 필요하고, 독자위에서도 이같은 주제를 많이 다뤘으면 한다.

조춘식 한국전자파학회장

◇조춘식=신년기획으로 진행한 AI 특집 기사 인상깊었다. 국내 AI 관련 산업부터 글로벌 AI 동향까지 다양한 관점의 심도있는 내용이 다뤄졌다. 1월 3일자 〈AI 산업 발전 이루려면 인재·생태계 육성 시급…R&D 필수 세부기술은 'AI 반도체'〉 기사와 1월 4일자 〈AI 주도권, 인재·기업에 달렸다〉 등 기획기사가 돋보였다. 다만 앞으로 AI가 지배하는 사회에 대한 부작용을 과학적으로 심층 분석하는 후속 보도도 필요해보인다. 3월 6일자 〈이동통신 40년, ICT 강국 토대됐다〉 기사도 통신 40년 역사에 대한 고찰이 돋보였다.

아쉬운 점은 우주 관련 기사다. 우주는 우리나라가 앞으로 선진국 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다. 우주로 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첨단 기술이 융합돼야 한다. 전자신문은 이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매체지만 우주 관련 기사가 별로 없는 것 같다. 또 양자 시대가 이제 도래하고 있는데 양자 관련 기사 경우 너무 어려운 용어를 그대로 썼다. 독자 눈높이에 맞춘 설명이 없으니까 보는 사람이 힘들다. 양자를 재미있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많은데 그걸 좀 놓친 것 같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 중 하나가 비트코인이다. 학회 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분야다. 여기에 대해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에 대해 전자신문이 쉽고 정확하게 분석해 심층 기사를 내준다면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R&D 예산 삭감 기사에서도 전문가 집단의 심층적 분석이 들어갔으면 좋았을 것 같다. 부당성이 높다면 전자신문 차원에서 이에 대한 문제점과 대책을 적극 피력했어야 한다. 앞으로 그런 부분에 적극 나서줬으면 좋겠다.

민명기 로앤굿 대표

◇민명기= 4년간 변호사 생활하다 리걸테크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로톡 사태 등을 겪으면서 규제 산업에서 언론의 힘이 무엇인지 많이 깨달았다. 독자위원회 막내로서 젊은층 관점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하겠다.

1월 26일자 〈2023년 하반기 공공기관 ESG 평가〉 기사는 복잡할 수 있는 내용을 체계적인 시각화 구성을 활용해 충실하게 전달했다. 기업 입장에서도 ESG 방면의 개선을 이루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실천적 모범사례를 제시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2월 1일자 〈커지는 플랫폼법 반대…소비자·스타트업·학계 우려〉 기사와 〈플랫폼법 입법땐 부작용 초래…공정위 서두르면 안돼〉 기사는 대립각에 있는 플랫폼법 제정과 관련해 시의성있게 1면과 9면에서 상세하게 다뤄 좋았다. 다만 기사 내용이 병렬식 정보 전달에 그쳤고, 우려의 내용도 일반적이고 추상적이었다. 실제로 법 규정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지 구체적 법규정과 이에 대한 해석이 기재됐으면 더 효과적으로 플랫폼법 우려사항에 대해 독자들을 설득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

모바일 사용성은 개선이 필요하다. 전자신문은 IT라는 젊은 독자층을 흡수할 수 있는 좋은 콘텐츠를 갖고 있다. 독자를 얼마나 많이 유입시키고 또 얼마나 충성도 있게 유지시킬 수 있을지 온라인 전달 채널과 방식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재 전자신문 모바일 UI·UX는 타사에 비해 친절하다고 보기 어렵다. 모바일 화면을 보면 수평이동하는 캐러셀 구조가 하나도 없다. 전부 스크롤로 내리는 수직이동이다. 모바일적으로 전혀 최적화되지 않았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 많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되는 UI 구조가 캐러셀 구조다. 캐러셀 구조가 있어야 수평이동을 통해 다양한 카테고리 정보를 최소한의 스크롤을 통해 접할 수 있다.

또 뉴스는 카테고리마다 다른 관심사의 독자를 유인하기 때문에 카테고리 분류가 직관적으로 표시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신문은 IT 분야의 전문지로 특정 도메인에 대한 심층, 집중, 연계 기사들이 많다. 그럼에도 현재 전자신문 기사는 같은 카테고리나 연관 기사를 보여주지 않고 일반적 주요 분야 기사를 보여주는데 그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손승현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회장

◇손승현=전자신문을 통해 최신 ICT 정보와 현재 업무에 대한 새로운 영감을 얻는다. 올해부터 구성된 3면 AI 전문 섹션은 디지털 전환(DX)시대에서 AI전환(AX) 시대로의 급격한 변화를 수용한 시의적절한 구성이라고 본다. 특히 스캐터랩, 라이너, 셀렉트스타 등 AI스타트업 소개가 있었는데 앞으로도 국내 스타트업의 우수성과 잠재력을 알리는 기사가 확대될 필요가 있다. 다른 기업도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보고 영감을 얻을 수 있고 같이 협업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독자 입장에서 좋은 툴을 가진 기업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정보통신분야 대표 신문인 전자신문이 언급하면 굉장히 의미있다.

AI 안전성, 신뢰성에 대한 우려와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대안이라던가 심층적 분석 기사가 있으면 좋겠다. 딥페이크, 할루시네이션 등 부작용만 이야기하면 AI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 수 있다. 산업 발전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업계 자율로 할 수 있는 대응방안 제시할 필요가 있다. ICT 시사용어 섹션 경우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전문기관 자문을 통해 보다 쉽고 정확하게 전달하면 좋겠다는 의견이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

◇문무일=앞으로 독자위원으로서 기사에 대한 비평과 칭찬, 방향성을 제시하려 한다. 전자신문을 상당히 오랫동안 구독하고 신문을 보면서 다소 결이 맞지 않다고 생각한 기사 사진을 계속 찍어왔었는데 앞으로 회의를 통해 공유하겠다. 보다 건설적 피드백을 위해 독자위원회 회의 방식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

◇박청원(서면)=1월 2일자 1면부터 5면까지 할애한 신년 기획기사는 올해 화두인 AI에 대한 발전현황과 실제 적용 분야의 세부적 사례와 함께 신뢰성 확보 등 시사점까지 제시해 일반 독자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줬다. 1월 8일자 〈소재·부품으로 본 갤럭시S24〉 기사는 스마트폰 신제품 공개 전 적절한 시기에 주요 소재·부품별 특징과 공급사를 소개해주는 기사로 글로벌 공급망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 유익했다. 2월 26일자 〈TSMC 구마모토 1공장 개소…日, 반도체 부활 신호탄〉 기사는 일본 반도체 부활에 대한 의미 설명이 부족해 보인다. 일본 반도체 시장점유율이나 주요기업의 흥망성쇠 등 반도체 산업의 과거와 현재를 알 수 있는 추가설명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사진 배치가 어색한 기사도 있었다. 같은날 2면 상단에 게재된 〈대형병원 43곳, 바이오 스타트업 7곳에 의료데이터 푼다〉 기사는 연관성 없는 내용의 꿈찾기 캠프 사진이 혼재돼 있어 가독성이 떨어졌다. 이러한 부분들은 보완하면 좋겠다.

이재현 서울대 교수

◇이재현(독자위원장)= 2월26일자 〈21세기 오디세우스 뉴스페이스 시대를 열다〉 기사는 시의성과 사회적 관심이 높은 토픽을 전 지면에 할애했다. 편집 측면에서도 컴퓨터 그래픽과 사진을 적극 활용하고 핵심적 내용을 요약 설명해줬다. 다른 지면 경성 기사들과 달리 소프트 기사로서 차별성을 보여줬다. 마찬가지로 3월5일자 〈빌런엔 사이다·사랑엔 돌직구 톡 쏘는 MZ캐릭터 인기 체감〉 기사도 경성 기사 중심의 다른 지면과 달리 문화, 연예, 미디어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어 지면의 소프트화에 기여했다.

3월 4일자 1면 톱기사로 다룬 〈中 BYD, 충북 전기차 공장 추진〉 기사는 자체적으로 취재, 작성한 기사로 한국의 자동차 산업, 중국 전기차 동향 및 해외 진출, 한국 지자체의 투자 유치 등과 관련해 시사하는 바가 많은 기사였다. 향후 이런 기획 및 자체 취재기사의 확대가 요구된다. 다만 외부 기고에서 기고자가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소속된 기관이나 회사의 홍보성 의견이나 진술을 그 내용에 포함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원고를 받은 후 편집국 데스크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전자신문은 특수한 매체다. 전문지, 산업지다. 그러다보니 기업, 기관과 접점이 많고 일반 매체보다 비판적 기사를 써내기가 쉽지 않다. 그런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독자층도 조금은 다르다. 일반인보다는 특정 분야에 있는 종사자들이 주로 보고 기사도 그것을 감안해 쓰는 경향이 있을것 같다. 그러나보니 일반 독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심층적 내용이 담기거나 홍보성 기사가 많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특수성을 고려해 독자위원회가 편집 방향성에 대한 제언와 비평의 소임을 다하겠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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