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필 무렵엔 서산 천수만 따라 자전거 타고 달려볼까

송인걸 기자 2024. 3. 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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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끝을 맴도는 짭조름한 바다 냄새와 양 볼을 스쳐 가는 봄바람에서 자유를 느낍니다."

24일 충남 서산시 천수만 자전거길 중간에 있는 간월도(서해랑길 64코스)에선 밀려난 바닷물 앞에 속살을 드러낸 갯벌을 배경으로 색색의 저지와 재킷을 차려입은 라이더들이 힘찬 페달링으로 봄 공기를 갈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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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l 동호인 북적 ‘천수만 자전거길
천수만 자전거길을 찾은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24일 오전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항을 달리고 있다. 송인걸 기자

“코끝을 맴도는 짭조름한 바다 냄새와 양 볼을 스쳐 가는 봄바람에서 자유를 느낍니다.”

24일 충남 서산시 천수만 자전거길 중간에 있는 간월도(서해랑길 64코스)에선 밀려난 바닷물 앞에 속살을 드러낸 갯벌을 배경으로 색색의 저지와 재킷을 차려입은 라이더들이 힘찬 페달링으로 봄 공기를 갈랐다.

천수만 자전거길은 홍성군 서부면 남당항을 출발해 어사리선착장~속동해안공원~궁리포구~서산에이(A)지구 방조제~철새탐조대~간월도(서해랑길 64코스)~창리~서산비(B)지구 방조제~당암포구~태안군 남면 원청리(별주부마을, 서해랑길 65코스)로 이어지는 23㎞ 구간에 조성돼 있다. 오르막·내리막이 많지 않고 노면이 잘 정비돼 자전거 동호인이 아닌 일반인도 열심히 페달을 밟으면 1시간40분 정도에 완주할 수 있다.

해안을 따라 시원하게 뚫린 천수만 자전거길. 서산시 제공

이날 오후 천수만 자전거길에는 많은 동호인이 봄기운을 즐기기 위해 각자의 ‘애마’를 끌고 나와 있었다. 30분 남짓한 짧은 시간에 조우한 동호회만 두 팀. 서산의 ‘싱글로 가는 자전거여행’ 회원들과 전국 모임인 ‘초음각’(초죽음(초주검)을 각오한 라이더) 회원들이다. 이들은 초음각 회원 민선옥(51·서산)씨의 제안으로 23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천수만 일대를 자전거로 여행하는 중이라고 했다. 초음각 회원들은 “동해, 남해와 서해는 분위기가 다 다르다. 특히 서해는 높낮이가 고른데다 백사장과 어우러진 소나무 숲을 달릴 수 있어 환상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남 여수에서 온 조성미(54)씨는 “현대산업개발에서 직장 생활을 했는데 서산에이·비지구 간척지 물막이 공사는 회사의 전설이었다. 오늘 그 현장을 달리는데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경북 경산에서 왔다는 성영주(57)씨는 “어제는 안면도에서 해무를 뚫고 라이딩을 했는데 꿈을 꾸는 것 같았다”고 감탄했고, 경남 사천에서 온 김오수(55)씨는 “먹거리가 다양하고 맛있어 즐거운 자전거 여행을 하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곳곳에 철새도래지를 품고 있는 천수만 자전거길은 무학대사가 창건했다는 간월암 같은 볼거리와 어리굴젓·굴밥·굴칼국수 등 지역 특산음식점이 곳곳에 박혀 있어 단순한 자전거 여행 이상의 재미가 있다.

천수만 자전거길을 찾은 전국의 자전거 동호인들이 24일 오전 충남 서산시 부석면 간월항에서 간월암을 배경으로 기념사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서산 ‘싱글로 가는 자전거여행’ 회원들은 “벚꽃이 피면 천수만 자전거길에서 북쪽에 있는 개심사, 서산한우목장 구간(7.0㎞)을 찾는 이들도 많다. 왕벚나무 꽃잎을 맞으며 30분 정도 달리다 보면 자전거 타기의 진짜 매력을 온몸으로 느끼게 된다”고 자랑했다. 이들이 꼽는 천수만 자전거길의 장점은 바다를 끼고 달리는 해안길에서 중간중간 산길과 옛길을 배치하는 방법으로 코스와 시간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서산 동호회의 길준용 회장은 “하루 동안 서산에서 보령으로 달려가 배를 타고 원산도를 거쳐 안면도 영목항에서 내린 뒤 서산으로 돌아오는 140㎞짜리 천수만 환종주 코스도 동호회원들이 자주 찾는 자전거길”이라고 소개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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