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집 우리에게 맡기세요”···명지대학교 M.U.V는 오늘도 ‘뚝딱뚝딱’ [함께 토닥토닥]

김한울 기자 2024. 3. 24. 11:56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달 1~2회 도내 취약계층 주거지 수리 활동
“빗질·솔질에 집 바뀌는 모습 보면 보람 가득”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 소속 명지대학교 집 수리 동아리 M.U.V가 취약계층 주거지를 찾아 수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처음 할 때는 고되죠. 여길 언제 다 고칠까 생각도 해보고. 하지만 끝나지 않을 것만 같은 집을 다 고치고 나서 둘러보면 그동안 힘들었던 기억은 눈 녹듯 사라지고 내 손으로 누군가를 도왔다는 생각에 뿌듯하더라구요.”

용인시 처인구 갈담리에 위치한 한 지하방. 햇빛이 잘 비추지 않는 울퉁불퉁한 벽에는 곰팡이가 슬었다.

천장에는 거미줄이, 구석에는 먼지가 가득한 이곳을 찾은 한 무리의 대학생들의 손에 낡은 벽지는 뜯겨져 나가고 떼어진 자리에는 벽지를 바르기 전 붙이는 초배지와 방습지가 붙여졌다. 정배솔과 칼받이를 들고 치수에 맞춰 벽지를 잘라내고 풀칠하고 먼지를 빗자루로 쓸어내는 등 일사분란하게 작업을 이어갔다.

경기도 내 취약계층 주거지를 대상으로 무상 집수리를 진행하는 이들, 바로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 소속 명지대학교 자연캠퍼스 동아리 M.U.V다.

‘Myongji University Volunteers’의 앞 글자를 딴 M.U.V는 항상 누런색이 가득한 방안에 희망을 주겠다는 목표로 2013년 3월 23일 비공식 동아리로 출발해 1년 만인 2014년 3월에 명지대 정식 중앙동아리에 이름을 올렸다. 이후 2017년 8월 희망브리지 봉사단 제2호 동아리에 선정되기도 하는 등 도내 집수리가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 마다하지 않고 있다.

M.U.V 단원이 낡은 벽지를 칼로 긁어 떼어내고 있다. 홍기웅기자

지금까지 월 1~2회의 집수리 활동을 꾸준히 이어온 M.U.V의 손길을 거친 집만 70가구 이상. 활동마다 필요한 수리에 필요한 도배지나 장판은 전국재해구호협회 희망브리지를 통해 제공받으며 정배솔, 칼받이 등 물품은 공모전이나 자체 회비를 통해 마련한다.

이번 ‘제76회 독립봉사 활동’에 모인 단원은 11명. 모인 단원들은 조장의 지시에 따라 재단, 풀칠, 기초작업 등 역할을 나눈 뒤 작업에 들어갔다.

올해 동아리에 입부해 봉사 활동이 처음이라는 양승훈씨는 “모르는 것이 많아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선배들이 도와주고 있는 중”이라며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M.U.V 단원들이 새로 붙일 벽지를 정리하고 있다. 홍기웅기자

하루 종일 서서 작업을 하기에 허리도 아프고 작업 중 나오는 먼지에 기침이 나오지만 누런 벽지가 깔끔한 흰 벽지로 교체되고 수리 중 먹을 것을 챙겨주거나 응원의 말을 건네는 수혜자를 생각하면 힘이 솟아난다는 게 단원들의 설명이다.

총 84명의 단원을 보유한 M.U.V는 단순한 수리 활동에서 그치지 않고 수혜자들에게 감동을 주겠다는 목표 아래 다른 대학 동아리와 연합해 집 수리 활동을 진행하거나 경기도 외 다른 지역에도 파견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길영 M.U.V 회장은 “M.U.V는 수혜자들이 수리된 집에서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두고 낡은 집을 새롭게 바꿔나가고 있다”며 “동아리 단원들의 손으로 집이 바뀌는 과정을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큼 뿌듯한 순간이 없다. 앞으로도 손길이 필요한 곳에 가 집을 수리하며 감동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한울 기자 dahan810@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