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X형사' 시즌2 이끌어낸 안보현, 멈추지 않는 채찍질 [인터뷰]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2024. 3. 2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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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사진=FN엔터테인먼트

배우 안보현의 라운드 인터뷰가 예정된 전날, '재벌X형사'의 시즌2 제작이 확정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만큼 작품이 잘 됐다는 뜻이고 예상대로 인터뷰 역시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안보현의 대답에서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수없이 자신을 채찍질했던 안보현의 고민이 묻어나왔다. 그리고 그 채찍질은 아직 멈추지 않았다. 

SBS 금토드라마 '재벌X형사'는 철부지 재벌3세 진이수가 강력팀 형사가 되어 보여주는 '돈에는 돈, 빽에는 빽' FLEX 수사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수그룹 막내아들이자 서울 강하경찰서 강력1팀 형사 진이수 역할은 배우 안보현이 맡았다. 마지막 방송을 앞둔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난 안보현은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안보현은 '재벌X형사'에 대해 "부담도 많고 걱정도 많았지만, 현장의 즐거운 분위기가 작품에 담긴 것 같아 행복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감인가 싶었지만 그보다는 SBS 금토드라마를 향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더욱 의식하고 있었다.

"'군검사 도베르만' 같은 경우에는 조보아 씨가 있었고 '재벌X형사'도 박지현 씨가 있어 굉장히 든든했어요. 타이틀롤보다는 SBS 금토드라마가 주는 명성에 부응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어요. 제가 TV를 많이 보던 시간인데 제가 나온다고 하니 설렘보다는 걱정이 컸어요. 지난해 까지만 하더라도 항상 두 자리수 시청률을 넘겼기 때문에 압박감도 느꼈어요. 잘 못하면 제 탓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셨고 SBS 쪽에서도 원하는 지점에 닿은 것 같아 한시름 놨어요. 지금도 감개무량해요."

/사진=SBS

안보현은 자신인 느낀 부담과 압박을 이겨내기 위해 캐릭터 연구에 매진했다. 그 결과 기존에는 보기 힘든 재벌 캐릭터가 완성됐다. 안보현은 "겉으로는 꼴사납지만 따뜻한 내면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자신이 맡은 진이수를 돌아봤다. 

"원작이 있다는 말을 들었는데 작가님은 원작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시나리오를 보니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는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제가 맡은 역할이라 그런지 저는 연민이 느껴지더라고요. 겉으로는 꼴 사나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내면에는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어요."

특히 스프레이 한 통을 다 쓰며 머리를 다 뒤로 넘긴 뒤, 두 가닥 정도를 살짝 내린 헤어스타일은 '탕후루 머리'라는 애칭과 함께 진이수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안보현은 "정말 많은 머리와 모낭을 잃었다"면서도 캐릭터를 설정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정말 많은 머리와 모낭을 잃었죠. 5회차쯤 찍었을 때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땜빵이 난 것처럼 머리가 비고 린스를 세 번 정도 해야지 찰랑찰랑 거리더라고요. 제가 고집을 부린 거지만 두 번 다시는 이런 머리를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하다 보니 적응도 되고 덜 뿌려도 되는데 오히려 더 뿌려서 머리를 고정했어요. 그런게 아니라면 캐릭터가 각인돼지 못했을 것 같아요. 적응을 하니가 괜히 촬영장에서 짝다리도 짚고 주머니에 손도 들어가더라고요. 이수가 텐션이 높다보니 터뜨려야한다는 사명감도 생기고요."

/사진=FN엔터테인먼트

안보현의 열연과 속을 시원하게 하는 전개가 맞물리며 5.7%의 시청률로 시작한 '재벌X형사'는 SBS 금토드라마 중 오랜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넘기며 큰성과를 냈다. 경쟁작에 밀려 시청률이 정체됐을 때에도 우직하게 '재벌X형사'만의 스토리를 밀고나간 것이 결국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안보현은 "1회 시청률부터 행복했다"며 감사를 전했다.

"다른 채널의 작품들도 정말 재미있게 봤어요. 다만 저희가 자신 있었던 건 SBS 금토드라마가 보여준 사이다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고 경쟁작들과 장르가 다르기 때문에 재미를 추구하는 방향성이 다르다고 생각했어요. 평일이 아닌 주말에 쉬면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드라마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다크한 부분이 없는 건 아니지만, 많은 분들이 통쾌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뒀어요. 사실 1회 시청률을 보고 정말감사했어요. 아침에 일어났는데 단체대화방이 난리가 났더라고요. 생각하지도 못했던 스코어였고 아주 높게 나와서 행복했어요."

가장 큰 공은 스스로를 쉴 새 없이 채찍질한 안보현에게 돌아가야 한다. 항상 생각이 많은 편이라는 안보현은 "반응들이 피부로 돌아오니까 다행"이라며 그동안 가지고 있던 부담감에 대해 털어놨다.

"제가 걱정이 많은 편이라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어요. 저는 목표가 있으면 계속 채찍질을 하고 자화자찬보다는 엄격하게 하는 편이거든요. 좋게 말하면 쓸데없는 오지랖도 많은데 생각이 많아서 제 자신을 피곤하게 만들기도 해요. 저는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데 많은 수요층이 있는 금토드라마에서 잘할 수 있을까라는 압박을 받았던 것 같아요. 더군다나 제가 나이가 많은 편에 속해 더 컸던 것 같아요. 컨디션이 좋지 못하거나 아파도 티를 내면 안 되고 이수라는 캐릭터가 텐션이 높은 편이라 부담이 됐어요. 그래도 좋은 반응들이 피부로 돌아오니까 기대치에 조금이나마 부응할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사진=FN엔터테인먼트

이처럼 시청자들의 뜨거운 성원을 받은 '재벌X형사'는시즌2 제작을 확정했다. 아직은 김바다 작가가 새 시즌 대본 작업을 시작하는 단계로 시즌2를 보기 위해서는 시간이 좀 걸릴 예정이다. 안보현은 "뭔가 있으니까 기사가 나온 것 같다"며 시즌2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모두 마음이 맞는다면 시즌2로 정말 인사드리고 싶어요. 찍으면서 현장이 진짜 재미있었어요. 머리를 세팅하는 순간부터 즐거웠어요. 촬영이 끝날 때쯤에 작가님, 감독님께 스태프 교체 없이 갈 수 있으면 시즌2를 하고 싶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걸 귀담아들어 주신 것 같아요. 이 사람들과 제 인생의 6~8개월을 또 함게 하고 싶었어요. 새로운 인물이 추가되더라도 1보다 탄탄한 스토리가 나올 것 같아요.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아쉬운 부분도 개선하고 싶어요."

훌륭한 연기력으로 시즌2를 이끌어낸 안보현은 그 안에 담긴 아쉬움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호불호가 갈리는 캐릭터 탓에 고민이 많았다는 안보현은 시즌2를 하게 된다면 지금보다도 더 적극적인 모습을 예고했다.

"다른 인물들은 정적인 인물이 많은데 이수 혼자 방방 뛰어다니는 모습이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아서 걱정했어요. 처음에는 이게 맞나 싶어서 감독님게 계속 물어봤어요. 원작을 따라 하지 않으려고 했기 때문에 '맞을 거야'라는 각인을 스스로 한 것 같아요. 캐릭터가 구축된 후에는 촬영장에서 빵빵 터지더라고요. 감독님도 애드리브를 많이 요청하셨는데 그런 부분에서는 뿌듯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TV를 볼 때마다 '더 능청스럽게 했다면 재미있었을 텐데', '더 눈물을 글썽거렸다면 좋았을 텐데'라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시즌2가 언급되고 있는 만큼 만약에 하게 된다면 이런 부분을 잡고 가야 할 것 같아요."

/사진=FN엔터테인먼트

2014년 단역 활동을 시작으로 조연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라온 안보현이 지금의 위치에 올라올 수 있었던 건 이렇듯 자신을 향한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스로를 향한 안보현의 채찍질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어떤 게 초심이라고 정한 건 없는 것 같아요. 다만, 타고난 건 힘밖에 없으니 항상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채찍질을 했던 것 같아요. 운도 없으니 계속 노력을 해야 하고, 쉬는 게 아니라 꾸준히 일을 병행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게 결과물을 좋게 만들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인생의 그래프에서 크게 내려가는 지점 없이 조금씩 올라가는 것 같아 감사해요."

안보현의 차기작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재벌X형사' 시즌2로 빠르게 돌아올 수도 있지만 그사이 다른 작품을 찍고 돌아올 수도 있다. 안보현은 "아직 해본 것보다 안 해본 것이 많다"며 더욱 넓은 스펙트럼을 예고했다.

"다양한 직업군들이 많은데 연기로만 승화시킬 수 있는 것 같아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아직 해 본 것보다 안 해본 게 많거든요. 사실 제가 악역을 한 번밖에 안 했는데 많은 분들게 악역으로 각인이 되어 있더라고요. 정말 제대로 된 악역을 해보고 싶어요. 또 사극처럼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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