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구석 게임 시대 끝난다는데...‘포켓몬고’ 아버지의 미래 전망 [더테크웨이브]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4. 3. 2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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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한 나이언틱 존 행키 CEO
“AR과 AI 융합, 게임혁신 이끈다”
지난 13일 ‘포켓몬고 아버지’로 불리는 나이언틱의 존 행키 최고경영자(CEO)가 13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습니다. 나이언틱
이달 중순 ‘포켓몬 고(Go)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나이언틱을 이끌고 있는 존 행키 최고경영자(CEO)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나이언틱은 ‘포켓몬 고’를 개발해 전 세계적으로 흥행시킨 미국의 위치기술 기반 증강현실(AR) 기업입니다.

행키 CEO는 구글에서 지도(Map)와 어스(Earth) 개발을 지휘하던 중 사내 스타트업 프로젝트로 나이언틱을 설립했습니다. 나이언틱은 2015년 구글로부터 분사해 독립 법인이 됐죠. 전 세계적으로 ‘포켓몬 고’ 열풍을 일으키며 게임업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회사가 됐습니다. 특히 게임업계 판도를 바꿀 기술로 주목되는 확장현실(XR)과 증강현실(AR)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죠.

이달 13일 한국을 찾은 행키 CEO는 선글라스 브랜드 레이밴과 메타가 협업해 만든 AR 글라스를 착용한 채 한국 기자들과의 인터뷰 현장에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앞으로 기존 게임 IP들이 XR이나 AR기기로 확장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XR·AR 기기가 게임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새로운 폼팩터가 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PC에서 콘솔, 모바일로 전환이 이뤄진 게임 산업의 사이클이 XR·AR로 새로운 변혁기를 맞을 수 있다는 전망이죠.

이번주 <더테크웨이브>에서는 한국 기자들이 행키 CEO와 나눈 대화 전문을 통해 XR·AR 기술이 바꿔나갈 게임 시장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올해 주목해야 할 기술 ‘AR글라스’
행키 CEO는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기술로 ‘AR글라스’를 꼽았습니다. 그는 게임 산업 혁신과 관련해 “하드웨어 플랫폼과의 연계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했어요. 가령 애플 비전프로나 메타 퀘스트와 같은 플랫폼이 새로운 경험을 형성하고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죠.

실제로 XR·AR기기를 통해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주변 환경을 즐기면서 ‘게임성’을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애플 비전 프로용 ‘포켓몬고’ 출시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나이언틱은 애플 비전 프로 전용 스케이트보드 게임 스캐트릭스(SKATRIX)를 선보인 바 있거든요.

AR은 게임 산업을 어떻게 바꿀까요. 행키 CEO는 ‘아웃도어 게이밍’이라는 단어로 이를 설명합니다. AR과 같은 기술이 아이들이 집 안에만 머무르면서 스크린에 빠져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아이디어입니다. 나이언틱은 2022년 퀄컴과 AR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개발 협업 계약을 맺기도 했죠.

행키 CEO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나이언틱이 기술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요.

=게임을 통해 여행을 가고 바깥을 탐험하게 하는 것이 우리의 미션입니다. 1970년대만 하더라도 고등학생들 절반 이상이 친구들과 밖에서 어울리는 시간이 많았지만, 지금 데이터를 살펴보면 절반도 안된다고 합니다.

인터넷, 소셜미디어 등 사회적 변화의 영향 탓이죠. 나이언틱은 기술로 이같은 트렌드를 바꾸고자 합니다. 가족과 친구, 지인이 전 세계를 아우르며 여러 세대가 혼합하는 서비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AR글라스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퀄컴과의 합작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외부에서 게임을 경험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나이언틱 게임의 한계는 게임 플레이를 위해 스마트폰을 계속 보고 있어야 된다는 것에 있었죠.

이를 해소하기 위해 AR 글라스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예컨대 AR 글라스를 착용하게 되면 포켓몬고(GO), 몬스터 헌터 나우, 인그레스 등 상호작용을 활용하는 게임의 경험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다 다른이들과 상호작용을 하고 주변의 환경을 즐길 수 있는 셈이죠. 2024년은 ‘AR 글라스의 해’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올해 생산량도 굉장히 많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AR 글라스가 모바일 기기에 이어, 또 한 번의 진화를 이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AR과 XR게임 개발을 준비하는 회사들에게 조언을 준다면요.

=지금이야말로 XR·AR 게임 개발에 있어 적절한 타이밍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베이스(시장)는 아직 작게 형성돼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나이언틱은 물론 많은 업체들이 시도할 것으로 봅니다. 저희 역시 (최전선에 있고) 게임 개발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XR·AR 기술이 전체 게임 산업 성장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직은 XR·AR 게임의 비중 자체가 크지는 않기 때문에 투자 레벨을 적절하게 선택하는 것 또한 중요할 것입니다.

나이언틱의 경우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XR·AR 디바이스를 활용해 게임을 할 수 있는 방향을 그리고 있습니다. 즉, 동일한 게임을 여러 가지 하드웨어를 통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예컨대 페리도트(나이언틱의 IP)는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라 XR 글라스를 통해 펫(애완동물)과 상호작용을 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나이언틱, 알고보면 AR 회사
나이언틱은 시작부터 AR 기술로 주목받은 회사입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구글의 사내 스타트업에서 시작해 2015년 독립 법인으로 출범한 나이언틱이 이듬해 닌텐도의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활용해 선보인 ‘포켓몬 고’는 전 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했죠.

나이언틱(Niantic.inc)이 지난 2월 삼성 강남 4층 플레이그라운드에서 실시한 ‘포켓몬 고(Pokémon GO)’와 삼성전자 협업 이벤트로 방문객들로 북적이는 모습. 나이언틱
나이언틱 게임은 AR 기술과 위치정보시스템(GPS)을 접목해 직접 현실 세계를 돌아다니며 플레이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나이언틱의 가장 큰 경쟁력은 포켓몬 고를 통해 축적한 데이터와 이를 기반으로 한 AR 기술에 있습니다.

행키 CEO는 나이언틱의 핵심 기술로 AR ‘매핑(지도학습)’을 꼽았습니다. 그는 “올해 100만개 지역을 AR매핑으로 완성해 AR경험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다음은 행크 CEO의 관련 답변입니다.

-AR과 관련한 나이언틱의 2024년 어젠다는 무엇입니까.

=AR 기술은 (나이언틱에) 중요합니다. 올해 포켓몬 고(GO)를 비롯해 여러 가지 다른 게임에 AR 기술을 계속해서 적용할 계획입니다. 소프트웨어 앱을 비롯해 서드파티 개발도 같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가령 서드파티 개발자들이 나이언틱의 플래그십 AR툴을 활용해 다양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적인 기술은, AR매핑입니다. 스마트폰 또는 AR 글라스를 통해서 사용자들의 AR 경험을 극대화하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전년도 기준으로약 10만 개 로케이션을 대상으로 AR 매핑을 완성했는데, 올해는 목표치를 100만 개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스마트 글라스 보편화, AR데이터가 중요한 이유
나이언틱은 공간과 AR지도에 진심입니다.

앞서 행크 CEO는 2022년 개발자 행사에서 “AR이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어 일상생활에 계속 침투할 것이다. 미래에는 스마트 글라스를 통해 목적지까지 경로를 실제 거리에 겹쳐서 볼 수 있고, 건물 용지만 보고 그 역사와 과거 건축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나이언틱(Niantic)이 2022년 공개한 전 지구적 규모의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 ‘Lightship VPS(Visual Positioning System)’ 예시. 나이언틱
나이언틱은 자체 개발한 지도 시스템을 ‘라이트십 비주얼 포지셔닝 시스템(LVPS)’이라고 명명하고 있어요. AR 객체 이미지를 특정 위치에 고정하여 지속적으로 노출되도록 해주는 기능을 말합니다.

LVPS는 매우 정교합니다. 일반적인 AR 지도는 현실 세계의 높낮이나 깊이를 인식하지 못하죠. 하지만 나이언틱의 지도는 현실 세계에 있는 사물을 정확히 인식합니다. 가령 피카츄를 책상 위에 두면 책상과 겹쳐 보이지 않고 실제로 책상 위에 놓인 것처럼 보입니다. 또 피카츄가 달리다 장애물을 만나면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부딪히는 것처럼 인식이 됩니다.

LVPS가 원활하게 작동하기 위해서는 3D 맵이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 나이언틱은 수년간 포켓몬고 IP를 통해 3D 지도 데이터를 모아왔죠.

나이언틱은 실측팀을 중심으로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 도쿄 등 전 세계 주요 도시를 3D 데이터화 했습니다. 앞으로 그 대상을 점진적으로 넓혀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도 기반 소셜미디어인 캠프파이어(Campfire)를 개발하는 등 향후 사업화를 위한 여러 점(dot)을 찍고 있는 것이 주목됩니다.

AR 시장, 한국 기업들이 핵심 플레이어
나이언틱은 한국 전자기업들과의 협업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AR시장이 커질 수록 나이언틱과 한국 기업들의 협력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행키 CEO는 “삼성은 나이언틱의 투자자이고, 여전히 좋은 관계를 이어나가고 있다”면서 “이밖에 여러 기업과 협업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행키 CEO는 이날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해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는 “한국 시장의 중요도나 이용자 지표는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게임은 물론 AR 디바이스 플랫폼에서도 중요한 시장이고, 글로벌 차원의 문화를 형성하는 것에도 (한국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나이언틱 매출에서 한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느 정도 입니까.

=구체적인 수치를 여기서 말씀드리긴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 시장의 중요성은 계속해서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고, 특히 게임 산업에서 뿐만 아니라 AR과 관련된 디바이스, 플랫폼 분야에 그렇습니다. 특히 글로벌 차원에서 문화를 형성함에 있어서도 (한국이) 너무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삼성,LG 등 한국 제조사 혹은 콘텐츠 기업과 미팅 계획이 있나요.

=구체적인 회사명을 언급할 순 없지만, 삼성은 나이언틱의 투자자이고 수년간 좋은 관계를 지속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습니다.

AI와 AR 접목에 주목하라
게임 업계의 다음 혁신은 무엇일까요.

행키 CEO는 AI와 AR의 융합의 잠재력에 주목합니다. 그는 “게임속 가상의 애완동물을 대형언어모델(LLM)과 연계시키고 있다”면서 “AI와 AR의 융합으로 많은 시도를 반복하고 있고 이것이 나이언틱이 바라보는 미래”라고 강조했죠.

나이언틱이 지난해 출시한 게임 ‘페리도트’는 인공지능(AI)과 AR 등 나이언틱의 핵심 기술이 모두 집약된 IP로 손곱힙니다. 나이언틱은 이 게임을 출시하면서 ‘AR 우선 게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페리도트에서 이용자는 게임 속 생물 ‘도트’들과 탐험을 하는 컨셉입니다.

지난 13일 ‘포켓몬고 아버지’로 불리는 나이언틱의 존 행키 최고경영자(CEO)가 13일 서울 중구 정동1928 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국내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습니다. 나이언틱
-게임산업이 전반적으로 어렵습니다. 어떻게 전망하시나요.

게임 산업은 굉장히 많은 변화를 겪어왔죠. 예전에는 어린이들이 게임을 즐겼고 이후 게임 마니아들이 등장했죠. 현재는 TV나 영화, 음악처럼 메인스트림 엔터테인먼트로 자리잡았습니다. (게임이)과거에는 영향력이 작았으나, 영향력이 굉장히 커진 것이죠.

글로벌 연 매출은 1000억 달러에 육박합니다. 게임산업은 성장하고 있고, 성장은 결국 업다운 사이클을 보입니다. 다시 말해 기술 혁신들의 사이클에 따라서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는 것이죠. 슈퍼 닌텐도 유행→PC와 콘솔 게임→모바일 게임으로 전환이 대표적입니다.

-다음 혁신은 어디에서 올까요.

=포켓몬 고 게임이 큰 성공을 거둔 것은 스마트폰을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을 통해서 새로운 혁신, 그리고 경험을 창출한 것이죠.

최근에 하드웨어 플랫폼과의 연계를 관심있게 보고 있습니다. 가령 애플 비전프로나 메타 퀘스트와 같은 새로운 폼팩터를 통해 MR과 관련된 새로운 경험들이 생성되고 있죠. 이러한 것들이 성장을 이끌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AI와 AR의 융합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제가 지금 착용하고 있는 글라스 등 디바이스를 활용해 바깥 세상으로 나가서 새로운 경험들을 하는 것이죠. 야외 공간에서 게임 캐릭터를 만나고 친구들과 경쟁하는 식으로 게임을 즐길 수도 있고요.

이것은 나이언틱의 미션과도 관련이 깊습니다. 실제로 우리는 AI와 AR의 접목(융합)과 관련해 많은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령 가상의 크리처(혹은 캐릭터)를 거대언어모델(LLM)과 연계시키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를 통해 게임 속 크리처의 지능(인텔리전스)가 개선될 수 있습니다.

게임의 현실성과 복합성도 올라가는 효과로 나타납니다. AI로 인해 게임 산업이 변화되고 있는 한 가지 예시입니다.

-올해 나이언틱이 선보일 신작이 있나요. 사업 계획도 궁금합니다.

=신규 게임은 없습니다. 특히 올해는 기존의 게임을 새로운 XR과 AR 디바이스, 즉 새로운 하드웨어 플랫폼을 통해 지원하는 것에 집중할 생각입니다.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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