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verseas Trip] 태국 방콕 여행② 방콕에서의 시간과 공간 그리고 흔적

2024. 3. 2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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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의 옛 이름, 시안
에까마이를 나타내는 표지판
방콕은 넓고 덥다. 그리고 구경거리가 넘쳐난다. 에어컨 바람이 아니면 한시도 발을 뗄 수 없는 뜨거운 한낮에도 불구하고 목적지를 향한 걸음에는 콧바람이 인다. 방콕의 중심가에서부터 차이나타운과 가장 힙한 거리가 있는 동부,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이 자리한 북부까지 방콕의 어제와 오늘, 내일을 만나러 간다.
방콕의 중심가에서 다양성을 외치다
(좌로부터)방콕의 대중교통 시스템(BTS) 스카이트레인, 시암역 일대 전경
시암(Siam)은 약 600년 동안 왕국의 이름이었다. 아유타야(Ayutthaya) 시대부터 라타나코신(Rattanakosin) 시대까지, 즉 1350년부터 1932년까지 시암은 태국을 지칭했다. 오늘날의 타이 왕국은 1936년 국호를 시암에서 태국으로 바꾸면서다. 주말 오후에 찾은 시암 주변은 인파로 극심한 혼잡도를 보였다. 명절이나 축제 등의 특별한 행사가 있는 것도 아닌데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시암역 일대는 분주하다. 방문객들과 방콕대중교통시스템(BTS) 지상철 이용자들로 유동인구가 넘쳐나기 때문.
시암 주변 화려한 건물 뒤편 낡은 골목길 풍경
시암역은 방콕 중심가에 위치한 대표적인 철도역으로, 방콕 도시철도 일 평균 최다 이용객 1위인 곳이다. 방콕을 대표하는 백화점과 쇼핑센터 시암파라곤, 시암스퀘어, 시암센터, 시암 디스커버리 등이 철도역과 연결, 인근에 위치 유동인구를 높이는 배경이기도 하다. 시암 일대의 교통 정체는 ‘지옥’이라 표현할 정도로 워낙 유명하다 보니, 택시나 차량보다 지상철 이용객이 많다.
시암은 방콕 경제를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자 대표적인 트렌디한 지역이자, 화려하고 활기 넘치는 배경 이면에 도시 생활의 ‘혼돈’이 묻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멋들어진 쇼핑몰과 더불어 높다란 건물 뒤편 좁고 낡은 골목길을 마주하는 일, 시암의 다양성이 비로소 발걸음과 만나는 순간이다.
‘지옥’이라 표현되는 시암 일대 교통체증 모습
Info
시암 일대 쇼핑센터는 쇼핑 그 이상의 경험이 가능한 곳이다. 고급 레스토랑, 최첨단 영화관, 수족관, 미술관 등이 위치해 토탈 엔터테인먼트 옵션을 제공한다. 또한 시암 주변에는 방콕예술문화센터(BACC)를 비롯해 짐 톤슨 하우스(Jim Thompson House) 등과 같은 문화 명소의 본거지로도 유명하다.

방콕의 ‘가장 힙한 거리’를 걷다
통로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더 커먼스
시암이 방콕의 전통적인 트렌디한 중심가라면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트렌디한 거리는 통로(Thonglor)와 에까마이(Ekkamai)이다. 방콕 도심에서 동쪽으로 약 10km 떨어진 동부버스터미널 부근에 마주하듯 자리한 두 거리. 도심에서 차로 30여 분, 버스로 1시간여 소요되기 때문에 거리상 중심가와는 다소 떨어진 위치라는 점이 흥미를 돋운다.
우리나라로 치면 ‘힙지로’라 불리는 을지로와 성격이 비슷하다. 현지인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두 거리의 인기는 일단 낡고 거친 거리 위에 하나둘 현대적이면서도 독특한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통로 거리 풍경
“멋들어진 쇼핑몰과 더불어 높다란 건물 뒤편 좁고 낡은 골목길을 마주하는 일, 방콕의 중심가, ‘시암(Siam)’의 다양성이 비로소 발걸음과 만나는 순간이다. 시암이 방콕의 전통적인 트렌디한 중심가라면 최근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트렌디한 거리는 ‘통로(Thonglor)’와 ‘에까마이(Ekkamai)’이다.”
대다수의 트렌디한 거리가 그러하듯 옛것이 새것으로 갈아 입거나 둘이 한데 혼합되어 트렌드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통로와 에까마이에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그 과정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사실 ‘트렌디함’을 잔뜩 기대하고 이곳에 닿으면 첫인상에서 실망감을 지울 수 없다. 첫인상은 완벽하지 않다. 때문에 시간과 여유를 갖고 더 자세히 들여다봐야 하는 것이 두 거리를 즐기는 핵심 포인트다.
통로 거리의 좁다란 골목길 풍경
그렇게 언뜻 보기에 여느 거리와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골목 사이사이 숨겨져 있는 분위기 좋은 카페나 술집, 상점 등이 두 거리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그리고 어둠이 찾아오는 저녁 무렵이 되면 거리는 더욱 현란한 몸짓을 나타내며 현지인들의 발길을 하나둘 끌어 모은다. 이런 분위기는 최근 들어 관광객으로까지 뻗어가고 있다. 특히 통로가 방콕에서 ‘가장 힙한 지역’이라는 타이틀이 일부 여행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용될 정도다.
거리를 찾는 관광객도 많은 반면 이곳에서의 ‘머무름’을 택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통로와 에까마이 주변에 고급 콘도와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한 것이 ‘한달 살이 혹은 그 이상’ 머무르는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이유다. 태국 및 전 세계 보헤미안과 예술가들이 영감을 주고 받는 거리, 그곳에 트렌드를 넘어선 방콕의 내일이 있다.
통로(Thonglor)와 에까마이(Ekkamai)가 연결되는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카페50
Info
에까마이는 ‘소이 수쿰빗63(Soi Sukhumvit 63)’으로 불리기도 한다. 방콕대중교통시스템(BTS) 지상철인 에카마이역과 연결되기 때문에 도심에서 이동 시 버스보다 지상철을 타는 것이 빠르고 편리한 선택이다. 나란히 일직선으로 뻗어 있는 에까마이와 통로는 두 개의 골목이 연결되어 있어 두 거리가 자칫 하나의 동네처럼 느껴질 수 있다. 메인 거리보다 두 개의 거리를 잇는 사이사이 좁은 골목길을 걷는 것이 여행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차이나타운부터 탈랏 노이 골목까지
차이나 타운의 중심이 되는 야오와랏 로드
방콕의 차이나타운은 전 세계에 있는 차이나타운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방콕 여행에서 차이나타운은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미식의 중심지로서 값싸고 질 좋은 다양한 종류의 길거리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메카로도 유명하다. 또한 중국과 태국 문화가 혼합된 차이나타운의 풍경은 이국적인 냄새와 소리,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그 중심이 되는 장소가 야오와랏 로드(Yaowarat Road)다.
약 1.5km 길이의 이 도로는 차이나타운 게이트에서 시작하여 파누판 다리(Phanuphan Bridge)에서 끝난다. 화려한 네온사인의 생동감 넘치는 색상은 마치 홍콩의 그것과 같다. 이곳은 방콕에서 가장 많은 인파를 끌어들이는 해산물 가판대로도 유명하다. 신선한 해산물 요리는 물론 요리사가 펼치는 불 쇼 등의 퍼포먼스가 방문객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차이나 타운의 중심이 되는 야오와랏 로드
차이나타운을 방문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로 탈랏 노이(Talat Noi) 골목도 빼놓을 수 없다. 차이나타운에서 남쪽으로 약 1km 떨어진 곳에 자리한 이곳은 방콕 중심부에 위치한 유서 깊은 동네로서, 방콕 건국 직후인 15세기초부터 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이후 동네의 살림이 급격히 늘어난 때는 1767년 아유타야가 멸망한 후 포르투갈과 중국인 공동체가 이주하면서 인종과 종교가 다양해진 것이 현재의 정체성을 만든 배경이다.
탈랏 노이 일대에 형성된 방콕 예술가들의 벽면 그림작품
차오프라야(Chao Phraya) 강 유역에 자리한 이 동네는 오랜 역사가 묻어나는 집과 건물이 즐비한데, 여러 불교사원과 로마 카톨릭 교회, 중국 신사가 거리의 정체성을 입증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탈랏 노이를 알리기 위한 방콕 예술가들의 움직임에 따라 조성된 벽면 그림과 예술작품, 카페와 갤러리 등이 방문객을 불러모으며 상권을 살리는 중심축이 되고 있다.
Info
차이나타운을 방문하기 좋은 시간대는 단연 일몰 이후의 저녁부터 새벽까지다. 야시장이 차이나타운의 명물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 오후 무렵 탈랏 노이 골목을 먼저 방문해 정처 없이 골목 이곳 저곳 거닐고 난 뒤 차이나타운으로 이동해 밤을 즐기는 것이 주된 코스다. 탈랏 노이 골목과 차이나타운 중간에 자리한 황금 불상이 있는 ‘왓 트라이밋(Wat Traimit)’ 사원을 놓치지 말 것.

(좌로부터)탈랏 노이 골목의 야외 갤러리 , 탈랏 노이의 유명 아트 카페, 반 침 차, 중국인 공동체의 흔적이 남아 있는 탈랏 노이 풍경
세계 최대 규모의 짜투짝 주말시장
태국을 넘어 세계 최대 규모의 시장, 바로 짜뚜짝 주말시장(Chatuchak Weekend Market)이다. 1942년부터 문을 연 이 시장은 여러 차례 장소를 이전한 뒤 1983년 방콕 북부에 터를 잡아 오늘날에 이른다. 27개의 섹션으로 나눠 1만5,000개 이상의 노점상이 장을 이룬다. 종교적인 청동 조각상, 오래된 LP, 기타 종교적인 모티브가 있는 골동품부터 태국의 소수민족이 직접 만든 예술품과 공예품, 과일과 채소, 의류 및 액세서리, 식물과 원예, 신선식품, 반려동물 등에 이르기까지 일상에 필요한 모든 물품이 있다.
짜뚜짝 주말시장 풍경
거대한 시장의 규모만큼이나 짜투짝 마켓에서의 쇼핑은 사실 쉽지 않다. 우선 인파에 떠밀려 혼잡한 상황에 따른 어느 정도의 인내심이 필요한 데다, 상점도 물건도 너무 많아 둘러보는 중 쉬이 지치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슷비슷하게 생긴 좁다란 골목이 미로처럼 나 있는 시장 길은 한번 정신을 잃으면 왔던 길을 다시 되돌아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다. 식당 또한 너무 많아 음식의 유혹에 하나둘 빠지다 보면 금세 배가 찬다.
이곳 시장의 27개의 섹션은 판매 품목에 따라 나눠지는데, 이를 테면 섹션1은 골동품, 섹션7은 야외 갤러리, 섹션8~24는 의류와 액세서리 등이다. 시장 전체를 모두 구경하겠다는 생각은 위험한 발상이기 때문에 섹션별로 나눠 원하는 품목에 따라 계획을 세우는 것이 현명한 방법.
비슷하게 생긴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나 있는 짜뚜짝 주말시장
먹거리는 섹션6과 8 사이에 대다수의 인기 있는 음식 가판대가 모여 있으므로 이곳에서 메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인파에 떠밀리고, 길을 잃더라도 짜투짝 주말시장은 꼭 한번쯤 가볼 만한 곳이다. 그것 자체만으로 여행의 추억을 만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Info
짜뚜짝 주말시장은 매주 금·토·일요일에 열린다. 금요일은 야시장으로, 저녁 6시부터 자정까지, 토·일요일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하루 종일 문을 연다. 쇼핑하기 좋은 시간대는 오전시간이나 시장이 문을 연 직후. 인파도 적은 데다 상점 주인과 흥정을 하기에 비교적 여유로운 시간대이기도 하다.

방콕의 가장 힙한 거리에서 찾은‘핫플레이스 3’
더 커먼스
더 커먼스(The Commons)
통로의 랜드마크와도 같은 곳. 더 커먼스를 방문하기 위해 통로를 찾는 사람들이 대다수일 정도다. 예술적인 야외공간과 카페, 식당, 디자인 상점 등이 입점된 복합문화공간으로서 명칭이 뜻하는 의미 그대로 ‘공통’의 개념을 건축 구조에 불어넣은 독특한 설계가 눈에 띈다. 4개 구역으로 나뉜 내부시설은 건강한 생활과 일상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소비재를 판매하며, 카페와 식당은 프리랜서의 워크룸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www.thecommonsbkk.com/thonglor
더 커먼스
카페50(Kaffe 50)
카페라는 이름과는 달리 첫인상은 빈티지 상점에 더 친숙한 모습이다. 통로와 에까마이가 연결되는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이곳은 1950년대 오래된 가구를 판매하는 매장으로 한편에 카페공간이 함께 있다. 차와 커피는 물론 홈메이드 케이크가 대표 메뉴. 발 디딜 틈 없이 공간 전체를 빼곡히 차지하고 있는 가구와 소품, 장신구 등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한다면 구입도 가능하다. facebook@kaffebyY50
카페50
소호 커뮤니티 에까마이(Soho Community Ekkamai)
붉은 톤으로 장식된 중국식 레스토랑이다. 단 메뉴는 정통 태국요리부터 세계 각국의 요리까지 다양한 것이 특징. 홍콩의 어느 낡고 오래된 골목길에 와 있는 듯한 인상을 풍기는 건물 내·외부 인테리어에서 단연 흥미롭고 매력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음침한 분위기 속에서 매일 밤 라이브 밴드의 공연이 펼쳐지는데 칵테일과 더불어 소호 커뮤니티 에까마이의 자랑으로 꼽힌다.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밤 6시부터 새벽 2시까지 문을 연다.instagram@soho.bangkok
소호 커뮤니티 에까마이
[글과 사진 추효정(여행작가) ]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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