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백화장품의 진실? 직접 물어봤습니다 [수민이가 궁금해요]

김기환 2024. 3. 23.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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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백 화장품을 두 달간 꾸준히 사용했는데 변화가 없다.”(수민씨)
 
“고객마다 피부 상태가 달라 (미백)효과가 달라질 수 있다.”(N화장품 관계자)
 
“개인차가 있다고 하는데 제일 늦게 효과를 보는 시기는 언제인가?”(수민씨)
 
“답하기 어렵다. 임상 시험은 거쳤고, 미백효과가 확인됐다.”(N화장품 관계자)
 
“일반적으로 다른 고객들은 어느정도 지나면 미백 효과를 봤다고 하는가?”(수민씨)
 
“그것도 답하기 어렵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이다.”(N화장품 관계자)
 
20대 직장인 수민씨는 요즘 거울을 볼때마다 화가 잔뜩 난다. 얼굴을 밝고 하얗게 해준다는 미백 화장품을 두 달간 사용했는데 달라진게 없다. 수민씨는 “미백과 기미 완화에 더해 주름개선 효과까지 있다는 N화장품의 광고를 보고 구매를 했는데 효과가 없다”며 “화장품 회사에 문의를 해도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 한다”고 토로했다.

하얀 피부는 여성들의 로망이다. 그러나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하얀 피부에 열광하고 있다. 보통 미백은 ‘화이트닝’의 개념으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얼굴 전체의 빛을 밝고 환하게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미백 화장품이 피부를 하얗게 해주는 ‘신이준 선물’인지 진실에 대해 알아보자.

◆기능성 화장품 전성시대...미백 화장품 효과 있나

기능성 화장품 전성시대다. 얼굴 주름을 펴준다는 화장품에서부터 얼굴을 하얗게 해준다는 미백 제품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효능이 입증되지 않은 기능성 화장품도 시중에 넘쳐나고 있다.

23일 산업통상부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등록(2022년 기준) 1만 119개 화장품사에서 생산된 품목은 12만 4004개에 이른다. 미백화장품은 2022년 기준으로 연 간 16조원 이상이 거래된다. 가히 ‘화장품 공화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문제는 ‘성형 화장품’으로 통칭되는 이들 제품의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 초 설을 앞두고 화장품과 의약외품 등에 대해 온라인 광고를 집중적으로 점검, 158건의 광고에 대해 위법 사항을 확인했다.

적발된 광고는 장 건강과 면역력 증진 관련 등 식품 60건, 미백 및 주름 개선 등 기능성 화장품 32건, 치약·치아미백제 등 의약외품 66건이었다.

화장품의 경우 ‘피부염증 감소’ 등의 표현으로 의약품으로 오인하게 하거나 심사 및 보고한 제품과 다른 원료의 기능성 효능·효과를 광고한 경우, 함유되지 않은 줄기세포가 함유된 것으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광고 등이 문제가 됐다.

특히 시중에 나와 있는 미백화장품은 마치 당장이라도 얼굴이 하얘질 수 있는 것처럼 소비자를 유혹한다. 과연 그럴까.

직장인 김모(33)씨는 “미백화장품을 3개월째 사용하고 있는데 피부톤에 변화가 없다”며 “계속 사용을 할지 의구심이 든다”고 토로했다.

남들에 비해 피부톤이 어두운 대학생 이모(22)씨는 기능성화장품 후유증을 앓고 있다.

그는 “미백화장품을 사용한지 3일 만에 얼굴이 가렵고 붉어져 피부과 치료를 받고 있다”며 “(피부과에서는) 화장품이 피부에 맞지 않는다고 사용 중단을 권유했다”고 했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만으로 성형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미백화장품의 효능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지난해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을 펴낸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 석사 과정(향장미용 전공)의 구희연 이은주씨는 이 책에서 ‘기능성 화장품은 화장품일 뿐이다. 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다’고 말한다. 화장품으로 ‘미백’ ‘주름 개선’ 같은 극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기능성 화장품은 어떻게 허가를 받는걸까.

식약처 관계자는 “‘인체시험평가법 가이드라인’에 따라 인체적용시험 기관에서 실시한 시험 자료를 심사하여 효력결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기능성을 인정해주고 있다”며 “기능성화장품은 의약품이 아니기 때문에 인체에 경미한 작용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했다.

화장품업체들이 정해져 있는 기능성 고시 원료를 함량 기준에 맞춰 사용하기만 하면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꾸준히 바르면 미백 효과 있다

최근 화장품 업체들의 노력의 결과로 효능, 효과가 좋아진 미백화장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미백기능성화장품은 미백에 관한 안전성 및 유효성에 관하여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는 제품을 말한다. 유효성분으로는 2% 닥나무추출물, 2~5% 알부틴, 에칠아스코빌에텔, 감초 추출물, 2% 아스코빌글루코사이드, 3% 마그네슘아스코빌포스페이트, 2~5 나이아신아마이드, 알파-비사보롤 등이 있다.

미백화장품에는 멜라닌 색소 생성을 억제시키는 물질과 각질을 벗겨내는 성분이 주로 들어 있다. 미백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의 톤이 개선되면서 얼굴이 밝아져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미백 기능성 화장품의 경우 효능 평가를 위한 임상 결과를 보면 사용 4주에서 8주 사이에 미백 효과가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30대 주부 송모씨는 “미백화장품을 구매해 두달 째 사용하고 있는데 (미백)효과를 보는 중이다”며 “최근에는 주름개선 화장품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만족해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피부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40대 주부 김모씨는 “기능성화장품이 내 피부에 잘맞는 것 같다”며 “하지만 주변에서는 효과를 못보고 있다는 불평도 들린다”고 했다.

화장품 업체들은 기능성화장품을 꾸준히 사용하면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A화장품 관계자는 “미백화장품에는 미백 성분이 존재해 꾸준히 바르면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그 효과는 개인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레이저 피부 시술도 각광을 받고 있다.

더삼점영(the3.0)피부과 황은주 원장은 “피부톤이 칙칙해 보일 때, 세포에 멜라노좀이라는 색소를 작게분해해 흡수하게 하면서 제거하는 치료가 있는데 (토닝 레이저) 5~10회 정도로 효과를 볼 수 있다”며 “기미는 레이저로 색소를 흐리게 하면서 적절한 미백 제품을 동시에 바르면서 (기미를) 악화시키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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