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택의 진화: 임대주택도 친환경 시대 [이지민기자의 하우징]

이지민 기자 2024. 3. 23.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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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따라 바뀌는 ‘트렌드’처럼, 부동산 시장에도 패러다임 타이밍이 도래했다. 특히 발전을 거듭하며 진화하고 있는 경기도내 주거지의 새로운 모습과 더 나아가 구·신도심까지…‘이지민기자의 하우징’ 시리즈를 통해 경기도 부동산 시장 변화를 속속들이 들여다본다. 편집자주

③임대주택의 진화: 임대주택도 친환경 시대

친환경 원료를 사용해 키운 식자재,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원재료로 만들어진 옷, 친환경 자동차 등 우리 일상에는 환경친화적인 요소가 어느새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런 사회적 움직임을 주택에 적용, 친환경 ‘의식주(衣食住)’를 완성하고 있다. 경기도 곳곳에 있는 LH 친환경 임대주택에 방문해 다양한 친환경 전략을 살펴봤다.

■ 노후 영구임대주택에 ‘친환경’…에너지 효율이 ‘쑥’

LH가 시행하고 있는 ‘그린리모델링 사업’은 준공된 지 15년 이상이 지나 에너지 소비 효율이 떨어지는 노후화된 영구임대주택을 대상으로,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주거지를 탈바꿈 해주는 노후화 주택 주거환경 개선 사업이다.

친환경, 고효율 자재를 사용한 단열 설비, LED 전등 및 절수형 설비 등을 설치, 에너지 소비 효율을 향상시켜 주거비 부담을 경감시키고 신발장, 받침장 등을 추가 설치해 수납공간을 확보하는 등 입주자가 체감할 수 있는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성남 분당구 야탑동 목련마을주공1단지아파트의 LH그린리모델링 사업 전(좌) 후 모습. 이지민기자

준공 30년이 넘은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목련마을주공1단지아파트는 그린리모델링 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예전의 낡은 모습을 벗어내고 새롭게 변화하고 있다.

22일 방문한 야탑동 목련마을주공1단지. 1993년 5월 준공된 해당 아파트에는 32년간의 주거 흔적이 곳곳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곰팡이 등 곳곳에 남겨진 생활 흔적들은 그린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쾌적한 주거지로 변화했다.

주방을 구분하는 중간벽을 드러내고 벽지부터 창 마감, 방과 화장실 문, 개수대와 선반까지 전 입주자들의 흔적을 깨끗이 지워내고 친환경 소재를 활용, 리모델링을 완료한 세대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입주자를 반긴다.

지난 2020년부터 현재까지 내부를 새롭게 단장한 세대는 55세대이며, 올해 40세대가 리모델링 공사가 시행될 예정이다. 사업이 완료된 세대는 공사를 위해 임시 거처로 주거지를 옮긴 기존 세대가 재입주거나 임대 공고를 통해 새로운 입주자를 맞이하게 된다.

인근 수원 등지에서 선행된 그린리모델링 완료 세대에 지역 주민의 만족도가 높았던 만큼, 탈바꿈한 목련마을1 세대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임가능 주택관리공단 분당목련1 관리소장은 “준공된 지 30년이 넘는 주택을 전면 리모델링함으로써 취약했던 에너지 효율이 대폭 개선되어 관리비 부담이 경감되고 주택 품질이 높아져 쾌적한 주거환경에 대한 입주민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LH경기남부지역본부는 분당목련1 등 14개 단지를 대상으로 지난 2020년부터 3년간 약 1천200호의 공사를 완료했다. LH경기남부는 3~5월 업체선정부터 시작, 11~12월 중 준공 및 입주가 가능하도록 추진해 올해는 11개 단지, 660호가 쾌적한 주거환경으로 탈바꿈될 예정이다.

■ 임대아파트에 ‘태양광 설비’ …주거 비용 부담은 ‘뚝’

LH는 일찍이 태양광 등을 활용해 주택 에너지 절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0년 LH는 태양광을 이용해 각 가구에 온수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오산누읍지구 국민임대아파트 단지(1천179세대)에 적용했다. 아파트 각 동의 옥상에 태양광 집열기를 설치, 태양광으로 가열된 온수를 각 가구에 공급해 단지 기준 연간 8천500만원의 급탕비를 절감하고, 연 290톤의 이산화탄소 발생을 감소시켰다.

용인 기흥구 동백동 LH임대아파트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현황판. LH경기남부지역본부 제공

LH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은 최근에도 임대아파트에 적용되며 입주민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06년 준공된 용인동백 호수마을 주공 3단지 아파트에는 태양열 발전설비를 이용해 아파트 관리비가 저감되는 효과를 거주민이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관리사무소 입구에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현황판에는 시간별 발전량과 누적 발전량, CO2 저감량이 기재되며, 전월 및 그해 절감 전기료가 실시간 반영된다.

898세대가 거주 중인 해당 임대아파트는 태양열을 이용, 올해 1월부터 현재까지 약 266만원의 전기료를 아꼈다.

663세대가 거주하는 용인 서천의 한 임대아파트도 설치된 태양광 발전설비(설치 용량 75kW)를 통해 저소득층의 월간 전기요금 약 1백만원가량의 주거 비용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한 입주민은 “옥상에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되면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궁금했는데 단지 내 현황판에서 실시간으로 절감된 관리비를 확인할 수 있어 만족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 ‘제로에너지주택’ 건설 박차…친환경 행보에 ‘딱’

설계단계에서부터 외부 단열, 환기 등을 고려해 실내 환경을 유지하는 데 최소한의 에너지를 사용하고 태양열·지열과 같이 스스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설비를 설치해 온실가스 감축 등 효과를 낼 수 있는 제로에너지주택(ZEB)도 LH의 대표적인 친환경 주택 전략이다.

국토교통부는 2050년에는 모든 건축물 신축 시 ZEB 1등급(에너지 자립률 100% 이상) 수준을 확보하기 위한 로드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며, 공공부문은 민간 부문보다 빠르게 지난해부터 연면적 500㎡ 이상 공공건축물, 30세대 이상 공공 분양·임대 공동주택은 ZEB 5등급(에너지 자립률 20~40%) 인증 의무를 확대했다.

이에 LH는 제로에너지주택 건설을 추진, 지난 1월 초 기준 총 34개 블록 1만8천359호의 ZEB를 건설 중이다. 올해는 제로에너지주택 3천300호가 착공하고 약 10만호가 신규 설계에 들어간다.

남양뉴타운 B11, 과천지식정보타운 S-3BL 현장 전경. LH경기남부지역본부 제공

지난해부터 새롭게 인허가 받는 주택에는 제로에너지기술을 전면 적용하고 있으며, 향후 3기 신도시에 들어서는 LH공공주택도 제로에너지주택으로 건설될 예정으로 제로에너지 주택 건설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그중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기술을 도입한 LH경기남부지역본부의 대표 녹색건축물 제로에너지주택은 지난 2022년 10월 입주한 화성남양뉴타운 B-11BL과 올해 2월 입주를 시작한 과천지식정보타운 S-3BL이다.

화성남양뉴타운 B-11BL과 과천지식정보타운 S-3BL은 단열성능 강화 등 건물에 쓰이는 에너지 요구량을 줄였으며, S-3BL에는 주동 옥상은 물론 경사지 유휴공간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늘렸고, 남양뉴타운 B-11BL에는 측면 벽에 태양광 패널을 추가 설치했다. 또 S-3BL에는 건물의 에너지 사용 정보를 계측·분석해 보다 에너지 관리 효율을 높이는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도 도입했다.

B-11BL은 ZEB 5등급을, S-3BL은 주거 부문은 ZEB 5등급, 종합보육센터의 경우는 ZEB 3등급을 획득했다. 제로에너지 5등급의 전용면적 84㎡인 경우 전기 요금이 월 4만3천원, 연 52만원가량 절약되고, 건물 에너지 효율도 1++등급 이상으로 냉난방 효율도 높아져, 세대당 얻는 비용 절감이 커진다.

LH경기남부본부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친환경 주택 건설을 적극 추진해 입주민의 주거비 부담을 덜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밝혔다.

이지민 기자 eas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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