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28살' 트레이드 3번에 5번째 유니폼…'0.475' 박효준, 이번엔 진짜 일 낼까

김민경 기자 2024. 3. 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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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클랜드 애스레틱스 박효준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빅리그 로스터 진입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 연합뉴스/AP통신
▲ 박효준은 미국에서 5번째 팀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에서 빅리거의 꿈을 온전히 이룰 수 있을까. ⓒ 연합뉴스/AP통신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박효준(28,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이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빅리그 로스터 진입을 향한 무력시위를 이어 가고 있다.

박효준은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시범경기에 8번타자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으로 맹활약했다.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0.472에서 0.475로 약간 올랐고, OPS는 1.126을 찍었다. 오클랜드는 2-8로 졌으나 박효준의 활약은 단연 인상적이었다.

박효준은 0-5로 뒤진 2회초 팀의 선취점을 뽑는 장타를 날렸다. 2사 1루 기회에서 화이트삭스 우완 제이크 우드포드에게 좌월 적시 2루타를 뺏었다. 1-5로 쫓아가는 값진 선취점이었다.

1-8로 끌려가던 7회초 박효준은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선두타자 대럴 에르나이즈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박효준이 우전 안타를 때려 무사 1, 2루 기회로 연결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으나 박효준의 존재감을 뽐내긴 충분했던 이날 2번째 안타였다.

19살 어릴 때부터 박효준은 10년 가까이 낯선 땅 미국에서 생존 경쟁을 펼치고 있다. 박효준은 야탑고 시절 김하성(29,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키스톤 콤비로 호흡을 맞추며 대형 유격수로 평가받은 유망주였다. 그는 KBO리그 대신 메이저리그 직행을 꿈꾸며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다. 2015년부터 7년 동안 양키스 마이너리그팀에서 뛰면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고, 생존을 위해 외야 수비까지 배우면서 유틸리티 능력을 키웠다.

박효준은 2021년 처음 빅리그에 콜업돼 양키스 소속으로 단 한 경기를 뛰고 곧장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트레이드됐다. 저니맨의 출발선이었다. 박효준은 젊은 선수들 위주로 리빌딩을 하는 팀인 피츠버그를 기회의 땅으로 삼았다. 2021년 44경기에서 타율 0.197(127타수 25안타), 3홈런, 14타점, 2022년 23경기, 타율 0.216(51타수 11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했다. 경쟁력을 증명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성적이었고, 갈수록 기회도 줄었다.

▲ 연일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박효준은 19일 애리조나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최근 세 경기 연속 멀티히트, 5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 갔다 ⓒ오클랜드 구단 SNS
▲ 박효준이 시범경기 1호 홈런을 신고했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SNS

결국 박효준은 2022년 시즌을 마치자마자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됐다. 보스턴은 내야수 보강이 절실한 팀이었고, 박효준에게는 또 다른 기회의 땅이 될 줄 알았다. 그러나 보스턴이 마무리투수 켄리 잰슨을 FA로 영입하면서 로스터 정리를 위해 박효준을 DFA(양도선수지명) 처리했다. 박효준은 보스턴 유니폼을 입어보지도 못하고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됐고, 애틀랜타에서도 DFA 돼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박효준은 지난해 애틀랜타 산하 트리플A팀에서 온전히 한 시즌을 뛰었다. 101경기에 나서 타율 0.262(317타수 83안타), 6홈런, 42타점 16도루, OPS 0.763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로 올리기 위해 꾸준히 기회를 줬다고 볼 수 있는 경기 수인데, 애틀랜타 선수층이 워낙 탄탄해 박효준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애틀랜타는 월드시리즈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았고, 실제로 지난해 104승(58패)을 거두며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박효준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로 풀렸고, 오클랜드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지난해 11월 위 사실을 알리면서 "좌타자인 박효준은 마이너리그에서 견고한 성적을 냈다. 그는 트리플A에서 1000타석 조금 넘게 들어서 타율 0.258, 출루율 0.385, 장타율 0.402를 기록했다. 박효준은 빅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그런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저니맨이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박효준은 제한된 빅리그 출전 기회에서 주로 2루수 또는 3루수로 뛰었고, 유격수 경험도 있으며 그윈넷(애틀랜타 산하 트리플A팀)에서는 대부분 우익수로 나섰다. 박효준은 엄청난 파워를 지닌 타자는 아니지만, 타석에서 꾸준한 경험을 쌓았고 수비력도 다재다능해 스프링캠프 때 백업 경쟁할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덧붙이며 5번째 팀인 오클랜드에서는 빅리거의 꿈을 제대로 이룰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CBS스포츠는 '일단 2024년 시즌은 트리플A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더 크지만, 박효준은 오클랜드에서 재기할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는데, 박효준은 시범경기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빼어난 성적을 내고 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 곧 정규시즌 성적을 뜻하진 않는다. 경쟁력을 증명해야 하는 선수들이 힘을 쏟는 무대가 시범경기이기 때문. 주전급 선수들을 힘을 아끼고 컨디션 관리에 집중하는 시기라 막상 정규시즌을 시작하면 주축 선수들이 그대로 잘하고, 경쟁을 펼쳤던 백업 선수들은 제자리로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래도 지금 성적이면 박효준이 일주일 뒤 일을 낼지도 모른다. 2년 만에 빅리거 박효준을 다시 볼 수 있을까.

▲ 박효준은 적어도 타율 하나만큼은 현재 오클랜드의 시범경기 로스터에 있는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수준이다. 초청 선수의 반란이라고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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