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총격…93명 사망, 146명 부상

파리/정철환 특파원 2024. 3. 23.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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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북서부의 대형 공연장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22일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 특수 경찰 대원이 순찰하고 있다./타스 연합뉴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한 대형 공연장에서 22일 무차별 총격에 이은 화재가 발생, 93명이 사망하고 146명 이상이 다치는 참사가 벌어졌다. 러시아 당국은 이를 즉각 ‘테러 공격’으로 규정하고, 친(親)우크라이나 혹은 반(反) 푸틴 세력의 연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타스와 리아노보스티 등 러시아 관영 매체들은 이날 “모스크바 북서부의 ‘크로쿠스 시티홀’에 최소 3명의 무장 괴한이 침입, 총을 난사했다”며 “이후 폭발과 함께 화염이 일면서 건물이 삽시간에 불에 휩싸였다”고 보도했다. 현장 목격자들에 따르면 총격은 약 15~20분간 이어졌다.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괴한들이 공연장 건물 내에서 총을 쏘는 상황, 총에 맞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모습, 혼비백산한 사람들이 출구로 뛰쳐나가는 장면이 실린 동영상이 돌고 있다.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은 “이 공격으로 62명이 사망하고 146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후 당국은 사망자 수를 93명으로 정정했다. 또 러시아 비상사태부는 “공연장 지하를 통해 약 100명을 구조했다”며 “옥상을 통해 구조 작업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화염으로 공연장 지붕이 붕괴되기 시작하면서 구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북서부의 대형 공연장 ‘크로쿠스 시티홀’에서 괴한이 총기를 난사하고 있다. 동영상을 캡쳐한 이미지. /연합뉴스·ASTRA

이날 저녁 공연장에서는 러시아 록밴드 ‘피크닉’이 공연할 예정이었다. 이 밴드 멤버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스크바 시당국은 테러 경계 경보를 내리고, 이번 주말 예정된 모든 공개 행사에 취소 명령을 내렸다. 러시아 연방수사위원회는 “테러 행위에 대한 조사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대변인 성명을 통해 “러시아 수도에서 벌어진 피비린내 나는 테러 공격을 국제 사회가 규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모스크바에서 벌어진 끔찍한 총격의 희생자들을 애도한다”고 밝혔다. 다만 우크라이나의 연루 가능성에 대해선 “그런 징후는 없으며, 더 많은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 푸틴 세력의 테러 가능성에 대해선 “푸틴의 통치 방식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이번 공격이 정치적 동기의 것으로 보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이 공연장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무대에 서기도 했던 장소로 밝혀지기도 했다. 이 건물은 아제르바이잔 태생의 러시아 부동산 재벌 아라스 아갈라로프가 지어 2009년 개관했으며, 공연장 외에 쇼핑센터와 컨퍼런스 센터 등도 함께 갖춘 대형 건물이어서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AFP 통신은 이 건물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13년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열기도 했던 고급스런 공연장”이라면서 러시아와 세계 각국의 많은 스타들이 이곳에서 공연을 펼쳤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투어 당시 이 공연장을 이용한 스타로는 에릭 클랩튼, 두아 리파, 시아, 등이 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AFP 연합뉴스

총기 테러가 벌어진 이날 저녁에도 이 공연장에선 옛 소련 시절부터 활동해 온 러시아 유명 록그룹 피크닉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괴한들이 난입해 총기를 난사하면서 최소 62명이 숨졌고 뒤이은 화재로 공연장이 파괴됐지만 피크닉 멤버들은 다치지 않고 전원 대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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