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의 50배' 6G시장 잡아라…한·미 '꿈의 기술' 개발 동맹

2024. 3. 23.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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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동통신 40돌
SK텔레콤·인텔 연구원들이 양사가 공동 검증한 6G 기술 백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20GB(기가바이트)짜리 동영상 파일을 다운받는 데 걸리는 시간 단 0.16초. 지금의 5G(5세대 이동통신)보다 50배 빠른 6G(6세대 이동통신)가 상용화하면 인간과 사물은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사회를 이루게 된다. 인간과 사물이 눈 깜짝할 사이면 정보를 주고 받으며 하나의 몸처럼 움직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6G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꿈의 기술을 향한 주요국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 물론 미국·유럽·일본·중국 등이 6G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한국 역시 정부와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대대적인 투자를 하며 6G 시대의 개막을 준비 중이다.

‘5G(5세대 이동통신)보다 50배 빠른 6G(6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라.’

이동통신
6G는 최고 전송속도가 1초당 1000 Gbps(기가비트)인 1Tbps(테라비트)에 달한다. 20Gbps인 5G의 50배, 1Gbps인 LTE(롱텀에볼루션)의 1000배다. 사용자가 인터넷 서버와 데이터를 주고받는 데 걸리는 시간이 1000마이크로초(1만분의 1초)로, 20GB(기가바이트)짜리 동영상 파일을 0.16초 만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사회는 물론 자율주행 자동차, 초고도 가상현실(VR) 등을 가능케 할 인프라 기술로 꼽힌다. 이 때문에 6G는 이동통신 산업의 ‘꿈의 기술’로 통한다.

이동통신 기술은 사용자 개인의 편의성뿐 아니라 국가 안보 및 미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디지털 인프라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선 한국과 미국·호주·캐나다·체코·핀란드·프랑스·일본·스웨덴·영국 등 10개국이 ‘6G 원칙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미 등이 6G 분야 동맹을 맺은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다.

물량 공세로 글로벌 5G 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6G 시장 선점을 견제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최대 이동통신 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이 지난달 세계 최초로 6G 서비스 테스트를 위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고, 5G보다 최고 전송속도가 10배 빠른 ‘5.5G’ 기술을 연내 상용화하면서 자국 중심의 6G 시대 개막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1986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차량에 카폰을 설치하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각국의 6G 상용화 준비는 이미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미국은 2021년 하원에서 6G 기술 발전을 지원하는 내용이 담긴 미래 네트워크법을 통과시켰고, 올해 정부 주도의 6G 구축 전략회의를 개최하면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도 정부가 2020년 ‘비욘드 5G 추진 전략’을 발표했고, 2022년엔 6G R&D 기금 조성을 위한 추가 예산을 배정했다. 유럽연합(EU) 역시 민간 중심의 6G R&D 연합체 결성과 확장으로 대응에 나섰다.

이에 맞선 한국은 2019년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과시한 기술력을 이번에도 응집, 6G로 또 한 번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지난해 6G를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 빠르면 2028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6G 기술의 국제 표준 특허 점유율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국의 5G 기술 국제 표준 특허 점유율은 2022년 기준 25.9%로 중국(26.8%)에 이은 2위다(시장 조사 업체 아이피리틱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G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패권 경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6년 4월 1일 이수성 당시 국무총리가 CDMA 서비스 시험통화를 하고있는 모습. [사진 SK텔레콤]
국내 이동통신 3사인 SK텔레콤· KT·LG유플러스도 대대적 투자로 한국 중심 6G 시대의 개막을 준비 중이다. SK텔레콤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5G 백본(데이터를 모아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대규모 회선)에 400Gbps급 유선망을 상용 도입, 향후 6G 상용화에 따른 통신망 증설에 대비했다. KT도 6G 장비 도입의 바탕이 되는, 5G와 LTE 안테나가 결합된 신규 원격장치(RU) 상용망 기술 검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LG유플러스 역시 6G 서비스 구현의 핵심인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주파수 커버리지를 확장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상용 환경에서 실증을 마쳤다.

이들 3사는 특히 6G와 함께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인공지능(AI) 기술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MWC에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창립총회를 열어 연내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한편, AI 사업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과 일본 소프트뱅크 등 세계 50개국 약 13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GTAA 회원사가 힘을 모아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KT는 자체 개발한 AI 메타버스(3차원의 가상공간) 플랫폼 ‘지니버스’로 사용자의 감정 등을 분석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트를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맞춤형 AI ‘익시젠(ixi-GEN)’을 올해 상반기 중 공개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전기가 20세기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가 21세기 산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이동통신 산업의 미래도 AI 전환에 있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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