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의 50배' 6G시장 잡아라…한·미 '꿈의 기술' 개발 동맹
한국 이동통신 40돌
‘5G(5세대 이동통신)보다 50배 빠른 6G(6세대 이동통신) 시장을 선점하라.’
이동통신 기술은 사용자 개인의 편의성뿐 아니라 국가 안보 및 미래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디지털 인프라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스페인에서 열린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선 한국과 미국·호주·캐나다·체코·핀란드·프랑스·일본·스웨덴·영국 등 10개국이 ‘6G 원칙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다. 한·미 등이 6G 분야 동맹을 맺은 데는 이런 배경이 작용한다.
물량 공세로 글로벌 5G 시장을 장악한 중국의 6G 시장 선점을 견제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된다. 중국은 최대 이동통신 기업인 차이나모바일이 지난달 세계 최초로 6G 서비스 테스트를 위한 인공위성 발사에 성공했고, 5G보다 최고 전송속도가 10배 빠른 ‘5.5G’ 기술을 연내 상용화하면서 자국 중심의 6G 시대 개막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맞선 한국은 2019년 5G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과시한 기술력을 이번에도 응집, 6G로 또 한 번 글로벌 이동통신 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다. 정부는 지난해 6G를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 빠르면 2028년 상용화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6G 기술의 국제 표준 특허 점유율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국의 5G 기술 국제 표준 특허 점유율은 2022년 기준 25.9%로 중국(26.8%)에 이은 2위다(시장 조사 업체 아이피리틱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6G 기술에 대한 선제적 투자로 글로벌 패권 경쟁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3사는 특히 6G와 함께 미래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인공지능(AI) 기술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달 MWC에서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창립총회를 열어 연내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하는 한편, AI 사업 협력 강화 방침을 재확인했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과 일본 소프트뱅크 등 세계 50개국 약 13억 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GTAA 회원사가 힘을 모아 거대언어모델(LLM) 등을 개발할 계획이다.
KT는 자체 개발한 AI 메타버스(3차원의 가상공간) 플랫폼 ‘지니버스’로 사용자의 감정 등을 분석하고 맥락에 맞는 콘텐트를 제공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이동통신 맞춤형 AI ‘익시젠(ixi-GEN)’을 올해 상반기 중 공개한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전기가 20세기 경제와 일상을 통째로 바꾼 것처럼 AI가 21세기 산업과 생활을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이동통신 산업의 미래도 AI 전환에 있다”고 말했다.
이창균 기자 smi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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