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선도농협] 전북 부안농협, ‘칼갈이’부터 ‘이동세탁차’까지…마음까지 산뜻하게

박철현 기자 2024. 3. 2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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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찾은 전북 부안군 내요리 석제마을 경로당 앞이 칼을 들고 온 조합원들의 웃음소리와 기대감으로 북적였다.

부안농협(조합장 김원철)이 올해부터 무료로 칼 갈아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

다른 지역에서는 농협이 기계를 지원하고 실제 운영은 농민회 등이 하는 데 비해 부안농협은 직원들이 직접 칼갈이에 나선 것이다.

올 2월 서비스를 시작한 부안농협은 2인 1개조로 마을 경로당 등 230여곳을 돌아다니며 1만자루 이상 칼을 갈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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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가는 이색 복지사업 펼쳐…조합원 '대만족'
직원들 2인 1조로 직접 칼갈이에 나서
무거운 이불빨래는 이동세탁차로 뽀송하게
진정 조합원 곁에 남아 지켜주는 ‘산소’ 같은 농협
18일 김원철 전북 부안농협 조합장(가운데)과 직원들이 함께 경로당 등을 돌며 무료 칼갈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한 조합원이 자신의 칼을 갈아주는 모습을 흐믓하게 바라보고 있다.

“아들내미가 예전에 사다 준 칼을 농협이 새것처럼 갈아주니 너무 고맙지"

18일 찾은 전북 부안군 내요리 석제마을 경로당 앞이 칼을 들고 온 조합원들의 웃음소리와 기대감으로 북적였다. 부안농협(조합장 김원철)이 올해부터 무료로 칼 갈아주는 서비스를 시작한 것.

이 사업을 위해 직원들은 지난해부터 칼 가는 법을 별도로 교육 받았다. 다른 지역에서는 농협이 기계를 지원하고 실제 운영은 농민회 등이 하는 데 비해 부안농협은 직원들이 직접 칼갈이에 나선 것이다. 최신형 기계도 구입했다. 올 2월 서비스를 시작한 부안농협은 2인 1개조로 마을 경로당 등 230여곳을 돌아다니며 1만자루 이상 칼을 갈았다고 밝혔다. 이어 장마철과 김장철 전에도 마을을 돌며 칼갈이를 해 올해 안에 총 3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칼을 많이 갈다 보니 노하우도 생겼다. 바구니를 준비해 칼을 갈러 찾아온 손님들이 자신의 칼이 다른 사람과 겹치지 않도록 담아 순번대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한 것이 그 예다.

문주성 계장은 “조합원들이 고마운 마음에 계란 한판을 삶아 오시기도 하는 등 칼갈이 사업을 하면서 조합원과 직원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며 “평생 남편이 칼을 갈아줬는데 그보다 농협이 갈아준 것이 더 낫다는 말씀을 하셔서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현자씨(67)는 “아들이 예전에 사다줘 이 칼이 어떤 명품보다 좋다”며 “칼은 손에 맞는 게 있다. 안 맞으면 길들이는데 시간이 걸리고 불편하기 때문에 익숙한 칼을 갈아서 쓰는 것이 새칼을 사는 것 보다 훨씬 낫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김원철 조합장은 “예전에는 장날 장에 가면 칼을 갈 수 있었지만 요즘엔 칼 갈아주는 데가 없어서 다들 불편해 했다. 이를 알고 타지역에 다니며 칼을 가는 방법부터 운영 노하우 등을 유심히 보아 왔다”고 말했다. 또한 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없었다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직원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부안농협이 사소해 보일 수 있는 이런 불편함을 외면하지 않고 ‘찾아가는 복지’에 진심인 이유는 ‘농촌에선 농협이 산소같은 존재’라고 여겨서다. 이동세탁차량을 주기적으로 운행해 마을별로 순회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이동세탁차량에는 세탁기와 건조기가 2대씩 탑재돼 있어 한번에 세탁·건조가 가능하다. 집에서 하기 힘든 무거운 이불 빨래 등을 해주니 특히 홀몸 어르신들의 만족도가 최고다.

김 조합장은 “조합원들의 일상에서 사소하지만 꼭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찾아가는 복지사업으로 농촌, 그리고 조합원 곁에서 사회적 책무를 다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원철 전북 부안농협 조합장(맨 위쪽)과 내요리 석제마을 경로당에서 조합원들과 함께 모여 칼갈이 서비스 후 부안농협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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