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는 꽃향기, 청소년은 쾨쾨한 냄새 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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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체취는 사춘기 이후 만들어지는 물질과 신체적 변화 때문에 영유아 때 체취와 구별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헬레네 루스 독일 프리드리히 알렉산더 에를랑겐-뉘른베르크대(FAU) 화학약학부 교수 등 연구진은 영유아와 청소년의 체취 샘플을 분석한 결과 두 집단의 체취 차이가 사춘기로 인한 땀샘과 피지 생성의 변화 때문에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히고 21일 국제학술지 '커뮤니케이션화학'에 발표했다.

연구는 3세 이하 영유아 18명과 청소년 18명에게서 얻은 체취 샘플을 기반으로 진행됐다. 연구진은 체취 샘플을 수집하기 위해 실험 참가자들이 밤새 입고 자는 옷의 겨드랑이 부분에 작은 면 패치를 꿰맸다. 이후 참가자들의 옷에 있던 패치를 수거해 화합물을 추출하고 분석했다. 

영유아들의 체취 샘플에서는 꽃향기가, 청소년의 체취 샘플에서는 퀴퀴한 향기가 풍겼다. 연구진이 분석해 보니 영유아와 청소년의 체취 샘플의 화학 성분은 거의 동일했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었다. 2가지 스테로이드 화합물이 청소년의 체취 샘플에서만 발견됐다. 스테로이드 물질들의 냄새를 분석한 결과 하나에서는 나무 향기의 일종인 백단향과 노루의 분비물인 사향 냄새가 났다. 또 다른 스테로이드 역시 사향과 비슷하게 땀과 소변 냄새가 났다.

연구팀은 2가지 스테로이드 물질은 청소년이 사춘기에 접어든 후 활성화되는 땀샘에서 분비된 물질이 피부 미생물과 만나 전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체취는 모낭을 통해 분비되는 기름진 물질인 땀과 피지가 피부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거나 공기 중 다른 화합물과 반응할 때 주로 발생한다. 

청소년의 체취에서는 카복실산이라는 화합물 수치가 영유아의 체취에서보다 더 높았다. 카복실산은 곰팡이, 치즈 등 쾨쾨한 냄새가 나는 물질에 포함돼있다. 피지에는 카복실산이 있으며 다른 미생물이나 여러 화학 과정을 거쳐 카복실산으로 전환될 수 있는 물질도 있다. 청소년이 사춘기를 겪으며 피지가 많이 생성되기 때문에 카복실산 수치가 높아지면서 체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사춘기 시기에 사향 냄새가 나는 2가지 스테로이드 물질이 분비돼고 카복실산이 많아지면서 청소년의 체취가 몇몇 사람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냄새로 인식될 수 있다. 연구의 수석 저자인 다이애나 오시엔코 스웨덴 RISE연구소 연구원은 "영유아와 청소년의 체취에 있는 화합물의 차이가 청소년의 체취를 기분 나쁘게 인식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하은 인턴기자,이채린 기자 harp@donga.com,rini11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