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영화 <여기는 아미코>

2024. 3. 22.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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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고 잔혹한 유년의 무전기영화 <여기는 아미코> 는 일본 독립영화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아무도 모른다> <비밀> 을 잇는 어린 시절의 슬픈 동화로, 이상하지만 우스꽝스럽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슬픈 이야기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아미코를 판단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아미코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반 친구에게 아이는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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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틋하고 잔혹한 유년의 무전기

영화 <여기는 아미코>는 일본 독립영화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아무도 모른다><비밀>을 잇는 어린 시절의 슬픈 동화로, 이상하지만 우스꽝스럽고 사랑스러운 아이의 슬픈 이야기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진 ㈜슈아픽쳐스)
“응답하라, 응답하라, 여기는 아미코. 응답하라!” 생일 선물로 받은 무전기로 혼잣말을 하고, 유령과 인사하며, 초콜릿 과자를 빨며 엄마를 그리워하는 주인공 ‘아미코’(오사와 카나). 자상한 아빠, 항상 함께 놀 수 있는 오빠, 서예 선생님인 어머니에게 얼핏 사랑받으며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어느 날 아미코의 순수한 마음에서 비롯된 행동이 가족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는다. 부모님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 못해 아미코를 홀로 두고, 아미코와 잘 놀아주던 오빠는 불량배가 됐으며, 짝사랑하던 친구는 아미코의 고백을 폭력으로 돌려준다.
20대에 원작 소설을 처음 읽고 영화화를 마음 먹었다는 1985년생 모리이 유스케 감독은 “세상의 윤곽은 고르지 않고, 반짝이며, 기이하고 생기가 넘친다는 믿음이 내 안 깊은 곳에 있다”며 “그런 세상에 대한 믿음, 사회의 테두리를 벗어난 곳에 그러한 곳이 존재한다는 믿음. 그 느낌을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사진 ㈜슈아픽쳐스)
또래에 비해 유별난 아미코는 끊이지 않는 활력과 호기심으로 학교와 집에서 문제를 일으키는데, 마치 ‘금쪽같은 내새끼’를 보는 듯한 행동들로, 어른들이 보지 못하는 아이의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오사와 카나는 ‘아미코가 바라보는 세계’를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구현해낸다. 본능적으로 그 캐릭터를 이해한 채 연기하는 듯한, 마치 다큐멘터리처럼 사실적이고 직관적인 연기다. 그녀는 때때로 치고 나오는 유쾌한 장난들과 통통 튀는 에너지로 아미코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관객들에게 이해시킨다.
배우 이우라 아라타가 자유를 주듯 방임하는 아빠 ‘데츠로’ 역을 맡았고,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등에 출연했던 오노 마치코가 새엄마 ‘사유리’를 연기했다. 가족의 해체 속 소외되는 아이, 문제아에 대한 사회의 시선을 담은 영화는 ‘성장담’이나 ‘동화’라고 하기에는 잔혹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조용한 방임 역시 학대와 다름없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영화 전체를 통틀어 아미코를 판단하거나 싫어하지 않고, 아미코 그 자체로 받아들이는 반 친구에게 아이는 묻는다. “엄마 뱃속에서 죽은 동생이 남자 아이가 아니라 여자 아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 나의 어떤 점이 싫어? 아무도 말을 안 해줘”라고.
어린 시절 한번쯤은 맞닥뜨렸을, 이상한 말과 행동으로 민폐를 끼치던 아이. 하지만 그 아이에게 곁에서 지켜보며 불안과 외로움을 달래주고, 그 아이가 바라보는 세상을 함께 들여다볼 만한 어른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아미코는 그럼에도 끝내 밝게 웃는다. 그 마지막 신이 관객의 마음을 흔들어놓는다.
일본 영화계에서 신인 감독인의 장편 데뷔작임에도 불구, ‘키네마준보 베스트 10’ 작품에 오르고, ‘제32회 일본영화 프로페셔널 대상’ 1위,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관객들이 베스트 영화로 꼽은 화제작이다. 러닝타임 104분.
(사진 ㈜슈아픽쳐스)
[ 최재민 사진 ㈜슈아픽쳐스]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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