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역성장"… 이케아, 추가 가격 인하로 '승부수'

박재이 기자 2024. 3. 22.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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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살 이케아 코리아… 2년 연속 '역성장'
지난해 300개 제품 할인, 올해 800개까지
일본판 이케아 '니토리'와 함께 가성비 공세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 중인 이케아가 올해 800여개 제품의 가격을 인하한다. 이케아 고양점의 입구. /사진=박재이 기자
"당연히 저렴해야죠"

경기 침체와 경쟁 업체 등장으로 실적이 악화하고 있는 이케아가 제품가 인하로 반등을 꾀하고 있다. 인기 제품 가격을 낮춰 고객을 끌어들여 매출을 늘리겠다는 포석이다. 이케아의 가격 인하 승부수가 통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는 2022 회계연도(2021년 9월~ 2022년 8월), 2023 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 모두 역성장을 기록했다. 이케아의 2023 회계연도 매출액은 60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6억원으로 88%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52억원 손실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133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2년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이케아는 지난해 말 300여개 제품의 가격을 내렸다. 이에 더해 올해 가격 인하 품목을 800여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에서 가격 인하율은 10∼20% 사이다.

가격 인하 기조에 대해 이케아를 운영하는 톨가 온쿠 잉카그룹 소매영업총괄은 한 미국 방송에서 "팬데믹을 거치며 인플레이션이 치솟던 2022년의 가격 인상분을 철회하는 것을 목표로 조치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케아의 가격 인하 움직임이 가구 업계 전반으로 확산해 고물가 속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을지 또 매출에 반등을 가할 수 있을지 이케아의 성적표가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다.


10살 이케아 코리아, 할인↑매출↑


이케아의 제품 가격 인하 후 매출 변화가 주목된다. 지난 21일 이케아 고양점에 "더 낮은 새로운 가격"이라는 문구가 적힌 빨간 안내판이 걸려있다. /사진=박재이 기자
21일 오후 방문한 이케아 고양점은 평일인 관계로 다소 한산한 모습이었다. 가격이 인하된 제품들에는 "더 낮은 새로운 가격"이라는 문구가 적힌 눈에 띄는 빨간 안내판이 걸려있었다. 해당 제품들을 가리키며 직원에게 매출 상황을 물어보니 "확실히 영향이 있다"며 "예전에 비해 (가격 인하 제품들을) 더 많이 사가시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친구와 함께 테이블을 구경하던 30대 여성 A씨는 본인의 집을 "이케아 집"이라고 소개하며 웃었다. 그만큼 이케아 제품을 애용한다는 것. A씨는 "자잘한 도구들은 저렴한 것 같다. 근데 가구는 하나도 안 싸다"며 "그래도 가격을 내린다는 건 좋은 소식 같다"고 화색을 드러냈다.

함께 있던 친구는 "배송도 조립도 다 내가 하는데 당연히 저렴해야 하지 않냐"며 "전에 배송시키려다가 2주 후에나 받을 수 있대서 직접 들고 갔었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다른 나라보다 비싸게 팔더라"며 "전에 일본 (이케아) 놀러 갔을 때 같은 제품이 5만원 이상 싼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현재 대표적인 가격 인하 제품은 ▲니사포르스 카트 3만9900원→3만7900원(-5%) ▲에케트 수납장 3만5000원→3만원(-14.3%) ▲칼락스 선반유닛 6만9900원→5만9900원(-14.3%) ▲스트란드몬 윙체어 29만9000원→24만9000원(-16.7%) ▲말름 높은 침대 프레임 30만4000원→27만4000원(-9.9%) 등이다.
지난 21일 이케아 고양점에서 소비자들이 가구를 구경하고 있다. /사진=박재이 기자


소비 양극화… 프리미엄 vs 가성비


니토리와 이케아는 프리미엄 마케팅을 펼치는 국내 대기업들과 경쟁한다. 니토리 이마트 하월곡점의 입구./사진=박재이 기자
지난해 11월16일 '일본판 이케아'라고 불리는 일본 최대 홈퍼니싱 소매 기업 '니토리'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가구 업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2호점을 오픈했고 동시에 국내 3~5호점의 홈플러스 입점을 공식화했다. 10년 내 국내 200개 점포를 오픈하는 것이 목표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가구 업계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토종 업체들은 '프리미엄 마케팅' 경쟁이 한창이다. 고가 제품 위주로 판매를 확대해 수익성을 늘리고 경기 불황을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니토리는 이케아와 마찬가지로 가성비 전략을 취했다. 국내 가구·인테리어 업계들은 점점 더 고가와 프리미엄으로 향해가는 가운데 고물가 상황을 역으로 활용한 가성비 경쟁은 더욱 눈에 띈다.

이케아는 1인 가구시장의 틈새를 노려 국내 대기업들을 긴장시킨 가구 업계 공룡이다. 하지만 지금은 가성비 동지 니토리에 시장 점유율을 뺏길까 긴장해야 하는 상황이다. 주춤했던 가구 시장을 다시 일으킬 승자는 '고고익선'이 될지 '박리다매'가 될지 그 귀추도 주목된다.

박재이 기자 wja0601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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