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도 자신감도 부족했던 티빙, 프로야구 개막하면 달라질까?

정필재 2024. 3. 22.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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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프로야구가 마침내 시작되지만 이를 모바일로 지켜볼 팬들은 중계 품질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 중계에 뛰어든 티빙이 여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티빙은 4월까지 무료로 프로야구 중계를 풀어둘 계획이다.

티빙이 3년간 프로야구 모바일 중계를 위해 쏟아부은 금액만 135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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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프로야구가 마침내 시작되지만 이를 모바일로 지켜볼 팬들은 중계 품질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프로야구 중계에 뛰어든 티빙이 여전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어서다. 

티빙은 23일 개막하는 2024시즌부터 2026시즌까지 모든 경기의 모바일 중계를 담당한다. 티빙이 중계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그동안 네이버 등을 통해 볼 수 있었던 프로야구 무료 시청 서비스는 종료된다. 올 시즌부터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으로 프로야구를 보기 위해 티빙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뒤 월 최소 5500원을 지불하고 요금제에 가입해야 한다. 티빙은 4월까지 무료로 프로야구 중계를 풀어둘 계획이다.
지난 12일 최주희 티빙 대표가 서울 상암동 CJ ENM에서 열린 '티빙 K-볼 서비스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티빙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2024~2026년 KBO리그 유무선 중계권사업 계약을 체결했다. 티빙 제공
문제는 유료중계임에도 불구하고 중계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티빙은 시범경기를 통해 야구 룰 조차 이해하지 못한 듯 엉뚱한 자막을 표출시키는 등 수많은 실수로 논란을 일으켰다. 야구 팬들은 댓글을 통해 어떻게 편집하고 어떤 자막을 넣어야 한다는 식의 댓글을 달기 시작했고, 온라인에서는 ‘육성형 중계’라는 지적과 함께 ‘돈을 내고 가르치고 있다’는 밈이 탄생하기도 했다.

최주희 티빙 대표는 시범경기 품질 논란이 불거지자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최 대표는 티빙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고, 정확한 목표조차 갖지 못한 채 야구 중계에 뛰어들은 것처럼 느껴지는 이야기들을 풀어놨다. 최 대표는 당시 큰 투자가 이뤄진 상황에서 어떤 재무적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감히 얼마나 많은 야구팬들이 유입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며 “투자금을 단기간에 회수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팬들의 니즈가 있는 만큼 수익 다각화에서 고민할 부분이 있다”며 “우선 투자금 회수보다 고객들이 만족할만한 서비스를 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티빙이 3년간 프로야구 모바일 중계를 위해 쏟아부은 금액만 1350억원에 달한다. 1년 평균 450억원 규모로 한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최다다. CJ ENM이 지난 18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티빙은 자본금은 3747억8628만6000이다. 자본금의 36%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했지만 뚜렷한 방향과 목표도 정하지 못한 것이다. 티빙이 여유로운 상황도 아니다. 티빙은 2022년 2467억원의 매출에 1249억원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에는 32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적자는 1523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최 대표의 모습에서 불안함이 느껴졌다. 최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겸손한 자세를 비추기 위해 애썼지만 ‘일개’, 혹은 ‘감히’ 등의 단어로 자신을 지나치게 낮추면서 티빙과 스스로 자신 없어 보이는 모습을 내비쳤다. 
지난 2023년 11월 16일 최주희 티빙 대표가 서울 중구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국제 OTT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티빙의 이런 모습에 KBO에서도 당황하면서 불쾌한 분위기가 감지된다.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세계 최초로 일명 로봇심판이라고 불리는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이 도입되는 데다가 피치 클록 등 새로운 룰이 시범적으로 적용된다. KBO는 이런 변화가 리그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민한 상황에서 중계 품질까지 논란이 되면서 신경을 써야할 게 늘었다.

최 대표는 “검수 프로세스 등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정규시즌에서는 제대로 된 중계 서비스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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