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슬럼프’ 오동민 “‘경발씨민’ 별명 마음에 들어, 다국적 언어로 욕먹는중”[EN:인터뷰②]

박수인 2024. 3. 2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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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틱스토리 제공
JTBC ‘닥터슬럼프’
JTBC ‘닥터슬럼프’

[뉴스엔 박수인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배우 오동민이 '닥터슬럼프' 민경민으로 '경발씨민' 별명을 얻었다.

오동민은 3월 21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에서 진행된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극본 백선우 / 연출 오현종) 종영 인터뷰에서 작품의 인기를 통해 얻은 반응들을 전했다.

극 중 빌런으로 활약하며 '경발씨민' 별명을 얻은 오동민은 "그런 별명이 처음이어서 너무 좋았다. 시청자 분들이 장면 센스도 있더라. '악역의 보디'라는 별명도 있고 두 세 개 있었다고 하더라. 그 중 '씨민'이가 제일 마음에 들었는데 메인 별명이 돼서 기뻤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작품을 통해 특별하게 변화가 생기거나 하는 건 없지만 욕을 좀 더 먹고 있다. 역할에 대해 연기를 잘 했다는 분들도 많지만 역할과 크게 구분하지 않고 저를 욕하는 분들도 있다. '내가 이 정도로 몰입하게 했나?' 하고 좋게 받아들여야겠다 생각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여러 국적의 언어로 욕을 먹고 있다. 외국인 분들이 한국 욕을 배워서 쓰시더라. 연기가 좋았다는 외국 팬들도 있고 애정어린 말을 해주는 분들도 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기분이 좋다"며 별명, 반응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배우 박형식, 박신혜와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도 전했다. 오동민은 "형식이는 다 받쳐주니까 형식이가 깔아놓은 카펫 위에서 연기하는 느낌이었다. 형식이는 연기적으로 어떤 계산이 없다. 경민을 친형처럼 따르고 바라봐주고 편안하게 해주니까 저도 편했다. 도움 받았다고 생각한다. 신혜와도 너무 좋았다. 워낙 베테랑이지 않나. 제가 배려를 받는다고 느낀 배우들은 저를 끌어주거나 밀어주는 게 아니라 길을 깔아주고 '걸어와' 하는 느낌이다. 전체의 흐름을 만들어주는 거다. 감독님도 그런 편이다.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가고자 하는 방향성의 울타리가 커서 자율성도 보장해줬다. 배려와 리드가 몸에 밴 분들이었다. 박형식, 박신혜 같은 사람이 없다. 말 그대로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 '만찢녀'(만화를 찢고 나온 여자) 같다. 인간적으로도 많이 배웠다"고 애정을 표했다.

슬럼프를 다룬 작품인만큼 배우로서의 슬럼프가 있는지도 물었다. 오동민은 "슬럼프는 계속 극복 중인 것 같다. 신체적으로 방해가 되는 지점이 생긴다거나 컨디션 관리의 실패라든지 몸이 아파서 생기는 부작용들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야 하니까 예전 같지 않은 게 걸릴 때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해나가야 하는 것 같다. 옛날에는 밤새우고 와도 연기가 잘 됐는데 이제는 안 된다거나. 살아남는 방법을 연구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몇 년 전 어느 순간 '배우가 됐네'라는 걸 느꼈다는 오동민은 "멍 때리고 있다가 떠오른 거다. 보통 목표점을 구체적으로 설정하지 않나. 저는 과거에 물질적인 부분으로 설정했던 것 같다. 본질적인 이미지를 갖는다기 보다 명성이 있고 영화관 메인 주인공으로 걸려야만 배우가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막연하게 그런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면서 살아왔다. 계속 배가 고팠고 배우가 됐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연기를 하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생각해보니까 저는 연기를 하는 사람, 배우인 거다. 그때 '나는 이미 꿈을 이룬 거네. 'WHAT'이 아니라 'HOW'가 돼야 하는 구나. 어떤 배우가 돼야 하는지 고민해야겠다'고 깨달았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는 아직 답을 찾고 있다"고 털어놨다.

오동민은 과거 인터뷰에서 '좋은 사람이 좋은 연기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을 증명해내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좌절할 때가 많다. 좋은 연기하는 건 힘들고 좋은 사람이 되는 건 더 힘든 것 같다. 제 안에 있는 조각들을 가감없이 마주하게 되는데 그런 것들을 계속 보게 되니까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하는 기준을 확실하게 세우게 되는 것 같다. 안 보이면 모르겠는데 연기를 하면서 더 잘 보이는 것 같다고 믿는다. 그래서 명상하고 되돌아보고 겸손하게 지내는 연습을 해야겠다 느낀다. 선한 마음이 연기에도 도움된다는 걸 증명하고 싶은데 이미 그런 분들이 많다. 박형식, 박신혜가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영어에 능통한 실력자인만큼 해외진출에 욕심은 없을까. 오동민은 "욕심은 늘 있었지만 요즘은 배우로서의 욕심이 크게 사라진 것 같다. 무던하게 흘러가는 게 좋은 것 같다. 명성이나 돈이라든지 물질적인 욕심들이 기준점들이 되는 게 있지 않나. 스코어나 하고 싶은 역할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이 크게 없어졌다. 오히려 내가 맡은 배역에 어떻게 하면 잘 녹아들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재밌어졌다. 제가 아직 선택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보니까 그때 그때 제안이 오는 작품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게 현실적인 위치이다 보니까 이번 작품에서는 어떻게 하면 역할을 잘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이번 같은 반응을 얻었을 때 희열을 더 느끼는 것 같다. 더 몰입해서 만들어낸 지점들이 인정 받는 부분을 느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 불러주시면 좋을 거다. 차기작은 계속 열려있다. 언제 또 소중한 인연이 닿을 지 모르니까"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너튜브 채널 '오동민의 가공된 일상'으로는 일상과 여행을 담아내고 있다. 브이로그 촬영, 편집을 직접 한다는 오동민은 "건강상 이유로 치료도 하고 저만의 시간이 생겨서 시작하게 됐는데 '나를 찾는 여행'이 테마였다. 기왕 하는 거 카메라도 샀으니까 '너튜브로 기록해보자' 한 거다. 대만 여행 이후 다여섯군데 더 다녀왔는데 편집을 못하고 있다. 몇 달 째 못 올리고 있는데 내년에 나올지도 모른다. 강박적으로 올려야 한다면 피폐해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언젠가 올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뉴스엔 박수인 abc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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